더블린 농림청 건물은 익숙한 곳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이곳으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이젠 이곳이 브로디 본인의 회사 건물 같았다. 하지만 오늘은 생소했다. 건물에 운집한 사람들이 대부분 처음 본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본 사람들이지만 누군지는 알았다. 왜냐하면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정부 고위 인사들, 기업인, 연예인도 있었다. 같이 온 아버지가 걱정이었지만 의외로 즐거운 표정이었다. 처음엔 잔뜩 긴장했지만 금세 분위기에 적응한 것 같았다. TV에서 보던 사람을 직접 만난 것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더블린 농림청 건물은 축제 중이었다. 라나-아이먼 농법이 EU와 공식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었다. 라나-아이먼 농법이 적용된 EU 관할 농지에서 초과 이익이 발생하면 그 중 20%를 아일랜드 정부가 갖는 조건이었다. 라나-아이먼 농법이 적용된 EU 농지 면적은 3천만 ha에 달하며, 전년도 기준 10억 유로가 넘는 초과 이익을 올렸다. 이 액수는 앞으로 10년간 매해 2배씩 증가할 전망이다.
아일랜드의 구세주. 자연 생태계의 수호자. 지구를 구한 영웅.
아버지는 샴페인에 취해 있었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양껏 먹고 사람들의 축하를 들으며 인생 최고의 날을 즐기고 있었다.
어디선가 매화꽃 향기가 났다. 누군가 매화꽃 향을 본뜬 코스메틱 제품을 바른 것이다. 냄새는 기억을 자극한다. 브로디에겐 매화꽃 향과 붙어 다니는 기억이 있었다. 키어런 헌트.
키어런은 양을 기르는 사람이었다. 브로디의 벨 페퍼 농장 옆에서 양 500마리를 길렀다. 그는 목가적인 사람이었다. 도시 삶에 지쳐 귀농했다고 했다. 이곳에서 “도시 선비”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목장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읽는 취미가 있었다. 그는 대도시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점잖은 사람이었지만 몰상식했다. 급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새끼 양들에게 성장 촉진제를 먹였고, 이것이 문제가 돼 다수가 폐사했다. 양들이 죽자 키어런은 사리분별력을 잃었다. 자신의 양이 죽은 건 자신의 농장 옆에 벨 페퍼 때문이라는, 벨 페퍼에 든 독 때문에 양들이 죽은 것이라는 음모론에 빠져 들었다. 그는 2년에 걸쳐 브로디의 농장에 갖가지 황당한 소송을 걸었고 모든 소송에서 패소하자 브로디의 집 앞에서 확성기를 동원한 피켓 시위를 했다.
브로디는 그때 자신이 무엇 때문에 벨 페퍼를 밀어 버리고 그 자리에 매실 나무를 심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 그때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그 자리에 매실 나무를 심어야겠다는 본능적 욕구에 끌렸던 것 같았다. 그 자리에 심은 140그루의 매실나무는 매해 3월마다 어마어마한 매화꽃향기를 뿜었고, 키어런과 그의 자식들은 혈액암으로 사망했다.
브로디는 지금 와서야 키어런이 죽은 것이 매화꽃가루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키어런의 혈액암은 유전적 결함이었다고 생각했다. 그의 유전 결함이 2명의 자식들에게 대물림 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키어런에게는 발암 유전자가 없었다. 브로디도 알고 있었다. 브로디는 키어런에게서 암 유전자가 아닌 매화꽃가루에 치명적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냄새를 맡은 거였다. 브로디는 키어런의 유전자와 매화꽃가루의 상관 관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단지, 어떤 이유에선지, 그러고 싶은 욕구를 느낀 거였다. 그리곤 그걸 기억에서 삭제버린 거였다 - 아니면 해당 정보를 뇌에 전달하지 않았거나.
지구를 구한 영웅. 브로디는 그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신과 맞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에드워드 리건이 부인 아일린과 함께 브로디에게 인사했다. 에드워드 리건은 외교부 차관이었다. 영국 출장을 같이 다녀왔으며, 그의 부인과도 식사한 적이 있었다. 아일린은 결혼 적령기 남성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에 마음이 쓰이는 유형이었다. 그래서, 잘 되지는 않았지만, 브로디에게 여자를 소개해 준 적도 있었다. 아일린은 브로디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올해는 결혼하시는 거냐고. 아일린은 브로디가 자신이 소개해준 여자와 맺어지지 않은 것이 다른 여자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다른 여자를 만난 것은 사실이나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닌 것 같았다. 브로디는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브로디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건실한 인생을 살았다. 브로디는 준법 정신 투철한 모범 시민이었으며, 지금껏 단 한번의 일탈 행위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결혼? 해야지 결혼.’ 이런 생각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정성주는 결혼해선 안 될 사람이었다. 하지만 2번이나 했다. 한번은 비공식이었지만 어쨌든 결혼을 2번해서 2명의 자식을 낳았다. 지금 샴페인에 취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아버지는 선량한 남편이자 좋은 아버지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피붙이를 낳지 못했다. 아내도 가정도 책임질 생각이 없었던 미친 과학자는 2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아내와 가정에 평생을 바치고도 남았을 남자는 제 자식을 낳지 못하고 미친 과학자의 자식을 입양해 길렀다.
정성주는 결혼을 왜 한 걸까. 결혼은 실수였다고 해도 대체 아이는 왜 낳은 걸까. 분명 이성적 판단은 아니었을 것이다. 비이성적 행동에 병적 거부 반응을 보이던 인간이 정작 제 자신이 가장 비이성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머리가 몸을 지배한다는 미신”은 정성주 일기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머리가 몸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몸이 머리를 지배한다고, 번식을 두고 한 말이겠지. 번식을 하는 것도, 번식을 하지 않는 것도, 대뇌의 판단이 아닌 몸뚱이의 결정이겠지. 그러고 보니 지금껏 브로디가 내린 대부분의 결정도 머리로 내린 게 아닌 것 같았다. 몸이, 본능이, 오장육부가 내린 결정을 머리가 내린 결정이라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오라일리 교수가 브로디에게 인사했다. 그의 옆엔 전엔 한번 본 남자가 있었다. 그렉 웰런. 아일랜드 정보부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무슨 일을 하는지, 계급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실 공무원인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 아일랜드 정보부는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부서다. 정부에서 특수 목적을 위해 임시적으로 구성했다는 말도 있었고, 오래 전 외주 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렉 웰런이 어떤 임무를 맡고 있는지, 어디서 무얼 하다 온 사람인지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버크 씨. 잠깐 전할 말이 있습니다.
브로디는 이들이 사교 목적으로 여기 온 게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이들은 중요한 용건이 있어서 온 것이다. 브로디는 아버지에게 잠깐 자리를 비우겠다고 알렸다. 아버지는 대런이 알아서 모실 것이다. 대런은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술 담배를 하지 않는 뒷골목 베테랑이라니. 그는 마약도 하지 않았다. 뒷골목 시절엔 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 대런은 마약에 손을 대는 즉시 해고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대런은 자신의 고용주가 극히 미세한 성분의 마약도 감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회의실로 장소를 옮겼다. 오라일리 교수가 인사치레를 했다.
에린은 같이 오지 않았습니까?
에린은 병가 중입니다.
많이 안 좋아졌나요?
…사표를 냈는데 반려했습니다.
회복 가능성은 없는지요?
…
오라일리 교수가 낮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에린과 친분이 있었다. 몇 년 전 일이지만 그의 대학에서 에린을 정기적으로 초대해 강연과 세미나를 열었다. 에린과 함께 하는 세미나는 대학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오늘 뵙자고 한 건 다름이 아니라… 그렉이 설명드리죠.
정성주가 죽었습니다.
브로디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최소한 노환은 아닐 것이다. 당연히 병환도 아닐 것이다. 정성주는 자기 몸 냄새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었죠?
한스 혹은 행크라고 불리는 전문 암살자였습니다. 지금껏 딱 2번 흔적이 포착됐는데 1998년 런던, 2009년 프라하에서였죠. 2번 모두 중요 인물의 사망과 관련됐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문이나 DNA를 남기질 않아서 CCTV나 사진, 목격자의 증언으로만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궁금하실까봐 말씀드리면, 암살자는 죽었습니다. 장베이 공항 화장실에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식물성 물질에 의한 중독이었다고 하는데, 신원미상 안치소에 있다가 시체가 도난당했죠. 주민들이 정성주를 죽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시체를 가져다 훼손하고 길거리에 전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시체를 조각낸 뒤 돼지 배설물에 섞어 놓고 버리지도 않고 썩히고 있다고 합니다. 죽을 때도 편치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죽고 나서도 그렇게 됐습니다.
정성주는 자신의 죽음에 미련이나 공포 따윈 없었을 것이다. 정성주의 죽음이 아쉬운 건 주민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을 죽인 자를 곱게 둘 생각이 없을 것이다. 그들은 배후를 찾을 것이다. 그들은 배후를 찾을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배후를 추적 중인데… 저희 쪽엔 단서가 없습니다.
그래서 배후를 안다는 말인지 모른다는 말인지 알쏭달쏭한 말이었다. 브로디는 상관치 않기로 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오라일리 교수가 말을 꺼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정성주의 파일을 구했습니다.
궁금한 건 그거였다. 정성주가 죽었다면 그 혼란을 틈타 파일을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회를 노리는 자들이 적어도 수십은 될 텐데 무슨 수로 파일을 털어 온 걸까? 혹시 공평하게 순번대로 복사해온 걸까?
예상대로 암호화 돼 있고… 양이 많습니다.
가져오신 게 진짜라는 보장은 있나요?
파일 서버가 26개였는데 각각 34개의 파일이 존재하니까… 884분의 1 확률입니다. 신중할 수 밖에 없었죠. 파일 하나를 열람하거나 복사하면 서버 전체가 셧다운되니까. 그 중 하나만 진짜고, 나머지는 비슷해 보이는데 문자 배열이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랜덤으로 생성된 가짜 파일인 거죠.
암호를 푼 건지요?
암호에 대한 힌트는 지난번 버크씨가 말씀해주지 않았는지요? 후각 상형문자라고. 저희는 문자의 뜻은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이게 맞는 배열인지 아닌지만 아는 거죠.
생각보다 똑똑한 사람들이었다. 다른 놈들이었으면 다짜고짜 모든 파일을 복사할 생각부터 했을텐데 이들은 그게 처음부터 무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문자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최소한 한달은 연구해야 했을텐데 이 사람들 처음부터 이 일에 진심이었던 것 같았다.
연구실 컴퓨터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요. 말을 들어 보니 거기 사람들이 그렇게 온순하지도 않은 것 같고.
중국인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제국주의에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걸 이용했죠. 아일랜드도 제국주의의 피해자라고. 우리는 여길 찾아온 다른 서양인들과 다르다고. 중국인들이 의외로 정이 많더군요. 884개의 파일 개요를 캡처해서 저희한테 보내줬고, 저희는 그 중 어떤 걸 복사해야 하는지 그 사람들에게 알려줬습니다.
정성주의 딸도 있지 않았나요? 가만 두고 보지 않았을텐데요.
대런 목에 칼자국을 남긴 건 정성주의 딸이었다. 대런이었기에 살아 돌아왔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정성주가 죽었다고 해도 그의 딸이 있는 한, 아무리 직원이라고 해도, 연구실 컴퓨터에 쉽게 접속할 길은 없었다.
저희도 이해할 수 없는 게… 딸이 아버지 장례식이 끝나고 뜬금없이 캄보디아에 갔답니다. 그래서 그 틈을 노렸죠. 때마침 암살자 시체를 공개 훼손하는 행사가 있어서 경계가 느슨하기도 했고… 어쨌든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 틈을 노리고 연구실에 몰래 들어갔던 다른 외부인들은 붙잡혀서 팔다리가 부러지고 두개골이 골절됐거든요. 공안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그 암살자 신세가 됐을 겁니다.
딸은 지금 어디 있는 거죠?
영국으로 갔고요. 어머니의 고향 집으로 간 것으로 보입니다.
다 갖고 갔을 것 아닙니까. 정성주가 남긴 모든 걸.
그 전에 우리가 파일을 입수한 것이 다행이죠. 이제 중국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희는 아직도 중국인 친구들과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파일 일부가 남아 있는지, 누구에게 넘어가지 않는지, 계속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성주의 파일은, 온전한 버전은, 버크 씨와 정성주의 딸에게만 있습니다.
영국 측도 이 모든 걸 알고 있겠죠?
당연히 알고 있겠죠. 이후의 문제는 그 여자의 문제입니다. 버크 씨는 저희와 협력하기로 했지만, 그 여자는 꼭 그렇다고 볼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 브로디가 정부 측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이 까다로운 임무를 근면성실히 수행한 것이다. 아일랜드 정보부는 급조된 임시 조직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 치밀하게 계획된 조직이었다. 단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브로디는 난생 처음 소속감을 느꼈다. 한팀이라는 느낌. 서로 신뢰할 수 있다는 느낌.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렇다면… 정부 측에서 우선적으로 얻고 싶은 결과는 뭐죠? 정성주의 파일에서.
오라일리 교수와 그렉은 서로 마주 보았다. 아직 어떤 걸 요구하기로 했는지는 합의되지 않은 것 같았다. 오라일리 교수가 입을 열었다.
정부에서 가장 관심 있는 건… 무기력증에 관한 연구입니다. 한 도시 혹은 국가 인구 전체를 무기력증에 빠뜨릴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대의 효과도 함께 개발돼 있다고 하니까… 쓰임새가 다양하겠죠.
브로디에게 가장 급한 건 동물과 곰팡이가 공생하는 법이었다. 정성주가 에린의 샘플에서 뭘 발견했는지 아는 것이다. 정성주의 언어를 해독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정성주의 일기에서 본 중국 속담이다. 이들이 가져온 파일을 보면 분명 해독의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동일한 사고 방식은 동일한 행적을 낳는다. 정성주의 사고 방식은 분명 브로디에게 유전됐을 것이다. 암호를 해독하는 건 시간 문제일 것이다.
그렉이 말했다.
쿡스타운 볼펜 테러범도 잡았습니다.
그렉은 가방에서 밀봉된 비닐 봉투를 열었다. 봉투 안에는 남자의 옷가지가 있었다.
여기 냄새를 맡아 보시면 그때 그 사람인지 아닌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저희가 잡은 남자가 입었던 옷입니다.
브로디는 그때 일은 거의 잊고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했다. 하지만 냄새는 틀림이 없었다. 그때 쿡스타운에서 접근했던 그 사람이었다.
필립 거먼이라고 24살 대학생입니다. 학교에서 육상을 전공했죠. 지난 3년 동안 실종 상태였습니다. 3년만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사람이 영 달라져 있더랍니다. 저희가 심문을 할 때도 의사 소통이 거의 되지 않았죠. 자신이 누군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빵이 썩었어, 빵이 썩었어” 이 말만 되풀이 하던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죠.
비슷한 일이 정성주의 병원에서도 있었습니다. 어떤 택시 기사가 정성주를 죽이기 위해 병원에 들어갔다 중상을 입고 도망 치는 일도 있었고, 어떤 부랑자가 연구소에 숨어 들어 연구 기록을 빼내려다 직원들에게 잡혀 정신병원에 수감된 일도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2년 이상 실종됐다 돌아왔다는 공통점이 있고요. 그래서… 누군가 사람을 납치해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성주의 실험에서 파생된, 그러니까 그의 연구소 관련자의 소행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건들과 필립 거먼 사건이 불길하게 유사한데, 필요하시면 필립 거먼의 혈액 샘플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이번 건이 정말 정성주의 연구와 관련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