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주전부터 먹질 못하고 있어서
옆에 앉은 한국애한테 "야 나 요즘 먹기만 하면 토해" 하니까 "누나 그거 우울증이에요 제 친구도 그랬어요" 라며
뉴스를 안보니까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줄도 모르고
병원에 갔다. 학교 병원은 못 믿겠어서(왜냠 내가 다니니까!!) 소개장만 받고 다른 큰 병원으로 갔다. 나 위가 너무 아파요했더니 의사쌤이 초음파를 해보자고 한다. 뭐 그렇게까지 할 거 있나 나는 구토 억제제만 받으면 될거같은데 하고 초음파실에 들어갔다. 옛날에 무슨 미드였지 영화인가 여자가 남자한테 임신한척 속일려고 같이 산부인과 가서 초음파 하는데 배에 젤 바르는척 하면서 조금 차가워요 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라서 나 차가운거 싫은데... 하면서 배를 까고 큰병일까봐가 아니라 젤이 차가울까봐 긴장하고 있었다.
젤리 바를게요~ 하고 배에 짠 젤은 놀랄정도로 체온과 똑같은 온도로 뎁혀져 있어서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기에 더 놀랬다. 숨 들이마쉬고, 멈추고, 내쉬세요. 하면서 뒤쪽까지 보겠다며 배 여기저기를 꾹꾹 누르는데 초음파가 이렇게 아픈거였다니. 의사 표정이 굳어간다. 나 저 표정 안다. 뭔가 있긴 있는데 진단 나올 때 까지 티는 내면 안되고 이부분 좀 더 집중적으로 찍어야지 할 때 나오는 표정. 그 표정을 보니 오히려 안심이 됐다. 초음파 하길 잘했다는
내과로 다시 불려간 나는 담석 진단을 받았다. 위가 디따 크네요. 먹은 게 없다고 느끼지? 위가 전혀 움직이질 않아. 그래서 먹은 양만큼 다시 되돌리는거야. 일단 위 움직이는 약부터 넣자. 췌장염일수도 있으니 피검사도 해. 병원 문닫을 시간이니 처치실로 갑시다. 하고 처치실로 가니 다짜고짜 누우래서 누웠더니 팔에 링거를 꽂는다 다 맞는데 두시간정도 걸려요. 나 두시간동안 뭐하지 이제
처치실에 누워서 약이 떨어지는 걸 지켜보는데 처음엔 웃음이 나왔습니다. 타국에서 타국어로 설명듣고 담석을 알아들어서 다행이다. 내가 의대생이라 다행이다. 머리가 좋아서 다행이다. 여기서 뭐하는거지 나, 겁나웃기네 재밌네 인생 한치앞도 모르는 일이야 크크킄ㅇㅇㅋ 하고 한바탕 웃고나니 모국에 두고 온 자식 생각이 나더라구요. 우리집 야옹이도 개복수술 한 적 있는데 병원에서 혼자 3일간 입원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버려졌다고 생각했을까. 야옹이도 링거 꽂고 있었는데 바늘은 아프지 않게 꽂아줬을까. 말도 못 알아듣고 마취깨서 엄청 아팠을텐데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랐을텐데. 하고 야옹이가 보고싶어 펑펑 울었습니다. 상황을 보러 온 간호사가 날 보고 깜짝 놀라며 다이죠부?? 이따이?? 하는데 나는 네꼬...네꼬... 거리며 흐끅르끅 울었습니다. 다시 나타난 의사 왈. 주말에 오세요 내시경 해보고 그때 담석도 뗄거야. 이상 없으면 그 다음은 내과가 아니라 정신괍니다.
다음날 학교 무덤에 놀러갔습니다. 원래 엄청 크고 이쁜 무덤들도 많은데, 가난한 사람들 무덤은 이렇게 초라합니다. 우리학교 병원 지하엔 해부조차 당하지 못한 200구의 시체가 포르말린에 절여져 방치되고 있습니다. 병원 재단이 절이니까 우리 학교에 기부하면 장례식은 제대로 치러주겠지, 싶어서 기부한 집도 절도 가족도 야옹이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해부가 끝나고 입관할때, 20구의 카데바중 두 구 만이 가족이 골라준 관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초등학교 책상 같은 싸구려 합판에, 절 로고가 새겨진 관이었는데 내 작품은, 싸구려 합판에 들어갔습니다. 그러고보니
합동 화장이 1월이랬는데 쇼코상 잘 지내요?
쇼코상 귀 뼈는 아직 내가 갖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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