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노 다음 목적지는 대설산이었다.
그래서 대설산 바로 밑에 있는 라비스타 다이세츠산을 갔는데
우리 인생 최악의 호텔이었음. 라비스타 브랜드만 믿고 간 거였는데 ㅋ 세상에 3성급 호텔이 무슨 시골 산장만도 못한 수준. 특히 여기 아침 저녁 식사는 ㅋ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오물 쓰레기 ㅋ 라비스타가 괜춘한 호텔식으로 유명세를 얻었다는 건 굉장히 웃기는 아이러니 ㅋ
그 옆에 있는 베어필드 호텔이랑 많이 고민하다 라비스타로 정한 건데 늬들이 굳이 대설산에서 하루 묵어야겠다면 베어필드를 시도해 보도록 해라. 물론 그냥 잠만 자는 것이면 라비스타도 괜찮을 수 있다. 여기 가족탕도 있고 공중탕도 있으니까.
아무튼 우리는 라비스타 다이세쯔에 너무 크게 데여서 앞으로 평생 다시는 대설산 근처에도 가지 않기로 했다. 라비스타만 그런 게 아니라 대설산 관광지 전체가 유명세에 비해 정말 관리가 전혀 안 되는 개같은 장소임.
그나마 입구에서 파는 고로케와 출구에서 파는 식당이 맛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꼭 굳이 똥찍먹 해보고 싶은 애들은 여기 고로케와 출구 식당에서 카레덮밥을 처먹도록 해라 이게 여기 오는 유일한 목적일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대설산의 악몽을 뒤로 하고 삿포로로 간다. 이번엔 프리미어 호텔이다. 지난번 나카지마 공원 파크 호텔도 좋았지만 맨날 같은 호텔 가는 거 우리 취향 아니라서 이번엔 다른 호텔로 했다.
이 호텔에서 제일 좋은 방으로 했는데, 26층인가? 제일 높은 층에 방 크기가 ㅋ 이거 좀 너무하네 싶을 정도로 넓다. 지금껏 묵은 호텔 중 제일 넓었던 거 같은데 대부분 쓸데없는 공간인데다 저런 괴랄한 조폭 싸장님 디자인이라 졸라 웃김. 근데 여기 무료 제공하는 술들도 다 괜찮고 퇴실도 12시라서 나름 만족했음. 뭣보다 나카지마 공원이랑 붙어 있으니 산책하기는 좋다.
지난 게시물에서도 말했지만 삿포로는 이제 여름에 서울보다 특별히 더 시원하지도 않고 ㅋ 서울보다 한국인 수가 더 적지도 않다 ㅋ 여기 진짜 ㅋ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다. 심지어 이 프리미어 호텔도 투숙객들 대부분이 한국인이었음 ㅋ 여기 절대로 저렴한 호텔도 아닌데 한국인들 돈 많음.
무엇보다 삿포로에는 먹을만한데가 없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하루 종일 줄을 서는데 ㅋ 그래서 야 슈발 뭐 처먹을게 있다고 이딴데서 줄을 서!!! 우리는 이치란 라멘 먹으면 돼!!! 이랬는데 이치란 라멘집 줄이 제일 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삿포로는 그런 곳임. 이치란 라멘을 먹으려고 해도 1-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멘붕의 관광지. 그래서 결국 편의점 김밥을 사갖고 와서 호텔방에서 눈물의 식사를 해야 하는 관광지.
그래서 항상 말한다. 이치란 라멘을 먹고 싶으면 요코하마로 가라고 ㅋ 거긴 기다리는 일 없으니까.
오랜만에 나카지마 공원에 갔더니 너무 더워 죽을 거 같은데 오리 새끼들이 있는 거야. 아니 오리 새끼는 4월에 부화하는데??? 자세히 보니 오리가 아니라 원앙 새끼들이었음. 원앙은 겨울 철새라 7월에 새끼를 부화하는 거다. 옆에 앉아서 사진 찍고 있는데 애미랑 새끼들이 우리한테로 아무 쫑쫑쫑 걸어 오더라고. 한국에 새 고양이 야생 동물들은 전부 사람들을 기피하는데 일본에선 아무도 사람을 기피하지 않는다. 되려 저렇게 사람한테 적극적으로 다가와 호기심을 보인다.
삿포로를 떠나 부처의 언덕으로 갔다. 원래는 삿포로 예술의 숲을 먼저 갔는데 여기는 ㅋ 애새끼들 데려와서 놀게 할 거 아니면 절대 출입 금지 지역임. 정말 볼 거 하나도 없고 놀 것도 하나도 없는데 위치도 줜나게 외진 데 있어서 여행 동선 개박살남.
그러니까 그냥 곧장 안도 타다오의 부처의 언덕으로 간다. 여기 오면 이런 부처 석상이 있는데
놀라울 정도로 포토제닉하다. 직접 봐도 훌륭하고 사진으로 봐도 훌륭하다. 제목은 부처의 언덕이지만 사실은 부처의 무덤이다. 직접 와서 보면 안다. 북해도에서 가장 넓은 "공원"인데 이 무시무시하게 넓은 공원 전체가 "무덤" 테마로 꾸며져 있고, 실제 납골당 공동묘지 사업을 겸하고 있다.
일단 여기 와 보면 우리 부모님도 여기 묻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처님도 저렇게 가까이 있고 그러니까 굳이 불교 신자 아니라도 여기 무덤 만들고 싶은게 당연지사인데
북해도 여행에서 내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정말 어마어마한 곳이었다. 안도 타다오가 뭐하는 사람인지 전혀 몰랐는데 이곳에서 정말 많은 걸 느꼈다. 현대 미술에 대해 정말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곳이다. 당신이 미술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곳이라면 오직 이곳만을 보기 위해 북해도에 와도 된다. 이곳에서 현대 미술 비즈니스에 대해 많은 걸 느낄 수 있다. 아무도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지만 그냥 여기 와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미술이란 이런 것인 셈이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해주지 않지만 그냥 저 혼자 울고 가는 것. 쟤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저 혼자 감동 받고 감화 받아서 몸서리 치는 것. 안도 타다오는 정말 대단한 작가다.
여기는 죠잔케이 샬레 아이비다. 2019년에 생긴 힙한 료칸이며 모두의 극찬을 받는 금세기 최고의 북해도 료칸인데
일단 예쁘다. 요즘엔 언제나 이렇게 포토제닉 인스타그래머블에 목숨 건다. 그래야 살아 남으니까.
우리가 묵은 방이 507호로 이 호텔에서 제일 전망이 좋은 방이다. 코너 스위트를 찾아 예약하면 된다.
재미있게도 이 호텔에서 가장 크고 가격이 비싼 방은 201호부터 501호 1호 라인인데, 전망이 구리다.
이상하지??? 당연히 이쪽 전망이 보장된 7호 라인이 제일 크고 비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개인 욕탕인데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이 료칸의 가장 치명적 단점이다. 개인 욕탕도 별로고 대중탕도 별로라는 거. (특히 대중탕 엄청 좁고 후짐.) 대부분 이거 이용하러 오는데 ㅋ 전혀 별로 이용하고 싶지 않게 만들어 놓았음. 물도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음. 후라노 오리카 물이 훨씬 더 좋았음. 거기 안 갔다 왔으면 여기가 와따라고 생각했겠지만.
양질의 온천욕을 원한다면 이곳 추천하지 않는다. 다들 샬레 아이비 극찬하는 글 밖에 없어서 하는 말이다. 일본은 여기보다 훌륭한 료칸들 많다. 다들 극찬하지 않아도 여기보다 좋은 곳 얼마든지 더 찾을 수 있다.
샬레 아이비의 최고 장점은 저녁 식사다. 지금껏 먹어본 모든 료칸 식사 중 단연 최고 중 하나였다. 직원 말로는 유명한 요리사는 아니라는데 해외에서 오래 근무를 한 사람이라고 한다. 샬레 아이비에서 긴가민가 하고 데려온 요리사인 거 같은데 진짜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셈이지 정말 모든 요리가 첨부터 끝까지 너무너무 아름다울 정도로 훌륭했음.
아침식은 별로였음. 이 요리사가 없을 떄는 음식이 구려짐. 그리고 지배인 아저씨가 추천하는 술도 완전 개판으로 맛없음. 2개 시켰는데 2개 다 개병맛이었음.
또 하나의 장점은 라운지 식음료. (이게 라운지 발코니임.) 여기서 공짜로 주는 과자랑 술 정말 훌륭함. 밥을 그렇게 많이 처먹고도 계속 처먹어서 배터져 죽을 뻔.
장점도 많은 료칸이지만 아마 다시 방문하진 않을 것 같다. 저녁 식사 말고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으며, 매우 좁아 터진, 밖에 나가 돌아다닐 데도 전혀 없는, 좁은 공간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답답한 호텔이다. (죠잔케이 료칸 전체가 다 이런 식.) 이 돈으로 훨씬 더 넉넉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호텔은 일본에 백곳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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