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중2병이 폭발하던 시절, 나는 자의식과잉 환자였다.
근거는 중학교 1학년, 학교에서 한 지능검사 결과였다.
결과가 무척 좋아 교장의 추천을 받고 반년 간 영재원에 다녔다.
모두 부러워했고 부모는 기뻐했지만 나는 아니었다.
그 무렵부터 같은 반 여자애에게 이상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걔는 작고 말랐고 하얗고 외꺼풀에 길게 눈이 찢어졌고 말수가 적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원더걸스의 소희를 닮았다.
나는 걔 가슴이 궁금했고 만지고 싶었고 가끔 빨아보고 싶었다.
머리가 좋으면 미친다던데. (절대 그 정도 아닌데 중2병이라 착각함)
내가 미쳐서 이러나. 매일매일 고민했다.
심지어 걘 초경이 늦어 생리도 하지 않은 애여서 가슴도 없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몽우리만 진, 남자애처럼 작은 가슴이었는데 그게 만지고 싶어서 볼 때마다 끙끙 앓았다.
아는 언니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땐 신촌공원이 유행이었고 그곳은 어린 레즈들의 성지였다.
전국의 어린 레즈들이 모여 벌건 대낮에 그곳에서 술을 마시고 스킨쉽을 하고 노숙을 했다.
하도 개지랄을 떠니 그것이 알고싶다, 에도 나왔다.
작년이었나. 친구와 그 근처를 걷는데 어떤 남자가 친구들이랑 그러더라.
야. 여기 레즈공원이다? 옛날에 여기 있는 여자애들 다 레즈였어.
나는 그곳에서 노는 애들이 싼티(?)나보여 절대 가지 않았지만 괜히 찔렸다.
싼티난다 여긴 근거는 우리반 칼머리였음.
너만 여자 만지고 싶은거 아닌데. 나도 그런데 걘 혼자만 세상 근심 다 떠안은 것처럼 티내며 신촌공원 출퇴근을 했다.
걔의 영향이 컸다.
인터넷의 퀴어 카페에 가입해 매일매일 눈팅하면서도, 나는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러는 동안 우리반 칼머리는 코가 하얗게 지워진 자기 하두리 캠사진으로 매일 게시판 도배함.)
체육시간마다 멋있는 척하면서 달리는 칼머리를 보며,
아 왜 쟤는 남자흉내를 내? 레즈는 남자인가. 여자를 잘 꼬시려면 남자 흉내를 내야하나.
마음 속으로 열심히 씹었다.
지금 생각하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혼자만의 견제를 한 것 같다,,,, ㅅㅂ
그리고 열심히 열심히 눈팅을 하던 어느 날,
카페에 내가 아는 얼굴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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