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이 레즈비언의 연애담-11

4시간째 정양은 잠수이고 피씨방에서 자이체프 룰 공부하다가 광광빡춌다 시전하던 죠죠는 개가 똥을 마다한다고 역시나 이드를 켰다. 그리고 다음편을 써달라는 열화와 같은 수요를 인지하고 (한명인건 TMI)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이어서 서술하고자 한다.

 

5. 똥차 마그넷 박양.

 

나는 영어권 국가에서 오래 살다온 경험이 있다. 애정결핍과 교회 혐오 그리고 내게 무언가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을 혐오하는 기질을 이때의 경험으로 가지게 되었다. 내가 유학을 통해 얻은것은 필리핀 가정부 젬마와의 끈끈한 우정이 다였으리라. msn계정이 사라져서 연락이 끊겼지만 언젠가 성공하면 널 찾겠어 젬마. 참고로 이때 내가 굉장히 존경하고 쿨하다고 생각했던 홈스테이 여주인장 일라자는 세번의 이혼과 네번의 결혼을 끝으로 자살했다고 전해들었다. 진정한 매력녀였는데 비극적 엔딩으로 퇴장하셔서 한층 더 진하게 인상이 남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좋아한 그 여자 누구냐 불지르고 죽은여자 그런 인상이다. 역시 사람은 짧고 굵게 불태우고 가야 인상이 깊다. 매력녀란 그런것이다. 좃까잡숴 나도 구질구질 찌질한 순정녀 컨셉을 버리고 하얗게 불태우는 여우 쌍년의 스킬을 어서 익혀야 할터인데 쉽지가 않다.

 

각설하고. 나는 의전원 준비를 작년부터 시작했는데 이거원 작년 4월경 모의고사를 죽치고 슬럼프가 와서 폭풍 섹스 시기를 보내느라 눈이 돌아가버려서 작년 시험을 생각보다 잘봤다. 무언가 모순된 결과였지만 나름 만족하고 올해는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폭풍 섹스만 적당히 하면서 스트레스 조절을 하고 완주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스트레스 조절 방법을 찾는게 마땅치 않았다. 타고난 수다쟁이인 내가 요가를 등록했다가 공황장애를 얻은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요가나 필라테스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검도를 다시 하게 되면 벌크업 되는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수컷 가득한 곳에서 서열놀이 하고 꼰대짓 듣고 있게 될 것이 두려웠다. 그렇다면 생산적이고 수다쟁이 본능을 발휘할 방법은 하나였다. 과외를 틈틈히 하는 것이었다. 여학생만. 돈도 벌고 눈요기도 하고 입도 털고. 역시 응큼하고 배우신분 죠죠는 생각부터 남다르다. 배운 변태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대구 엄마들이 가득한 카페에 토익 스피킹(토익은 단기 완성 절대 불가) 과외를 싸게 할테니 밥이랑 커피를 사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오라는 예쁜 언냐들은 오지 않고 자꾸 고추달린 급식이들이 칭얼거리는 문의를 하길래 짜증나서 글을 지울까 고민하던 찰나에 한 여인의 절박한 요청이 들어왔다. 박양이었다.

 

박양은 병원의 행정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똥차 마그넷으로, 이드 쉬런의 노래에 따르면 her love was hand made for some body like shit!!! 으로 묘사할 수 있겠다. 그녀는 내 제자가 될 값어치를 엄청난 수다와 too much information으로 증명했는데. 첫 만남부터 그녀가 털어놓는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내 마음을 강타했다. 거의 위플래시 급으로 고막에 박히는 사연이였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대기업에 다닌다고 했다. 그녀 입장에서는 여지껏 만난 남자중에 스펙도 가장 괜찮고(도대체 대기업이 뭐가 대단한 걸까? 치킨을 좋아하나?), 섹스도 엄청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그래 그건 내가 인정해야 한다. 섹스 민즈 올.

 

그런데 그녀의 가련한 똥차 마그넷 운명은 역시나 시련을 안겨주었는데, 그 남자의 어머니가 어느날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귀한 아들내미 대기업 다니는 아들내미 너에게 장가 못보낸다. 공기업 취직하면 생각해 보겠다.'라는 통보를 했다고 한다. 대박사건 아닌가. 드라마에서는 적어도 재벌 2세 엄마가 할 대사를 대기업 회사원 엄마한테 듣다니. 여러모로 흥미진진 가련가련한 사연이었다.

 

그녀가 이쁘다거나 내 스타일은 전혀 절대 아니었다. 코도 낮았고 그냥 말랐다. 그리고 하얗지도 않았으며 나는 정양과 레귤러 관계를 이어가는 상황이었기에 딱히 연애가 급한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나 갬성, 이놈에 갬성이 문제였다. 노루같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는... '선생님 도와주세요...'라고 쩔쩔매는 박양을 나는 내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박양이 내게 요구한 것들이었다. 나는 내 잘난 맛에 사는 인간으로 무시나 의혹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녀는 내게 무려 '이력서'와 '토익 성적표'를 요구했고 이전에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의 성적표도 요구했다. 얼탱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니가 감히 나한테? 삐용삐용! 자극을 좋아하는 죠죠에게 까부는 자극녀가 나타났습니다. 이제부터 간 쓸개 내주기를 시전합니다.

 

-이력서와 성적 증명서 모두 이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어디 니가 보고 판단해라 까불 상댄지 아닌지!

 

-헉! 지금 봤습니다. 쌤 제가 쌤을 의심하는게 아니고... 제 친구가 스터디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어서...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짜질게요 님아 죄송.

 

그렇게 우리는 과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나는 영어도 대구 사투리가 섞일 수 있다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무튼 생각보다 그녀는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날을 제외하곤 수업을 빼먹지도 않았다. 문제는 사투리와 자꾸 모법 답안에 단어만 섞으면 되는것을 문장을 창조하려 애쓴다는 거였는데 아무튼 4일 수업하고 파트 5랑 6을 대답 못하고 90점 받아왔다. 짜증났다. 내 학생들 대부분 5일 하고 150 받아왔는데. 본인 말로는 자신이 농아처럼 굴어서 그렇다며 죄송하다고 했다. 뭐 어쩌겠는가.

 

더 나쁜것은 나는 그녀의 딱한 사정을 듣고 거의 과외비를 안받다시피 했다는 점인데 그녀는 120이 목표인지라 시험을 한번 더 봐야했고 내 성격, 등신같은 성격덕분에 나는 무료로 연장 수업을 하게 되었다. 아아 정말 병신같은 나는 이 계집이 내 성격을 파악하고 나를 이용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끌려다니게 되었는데 이 모든것은 내 책임감과 부양의무를 자극하는 그녀의 눈망울 그리고 병신같은 그녀의 남친에대한 여자로서의 연대 분노 때문이다.

 

박양은 애교가 엄청나고, 나는 사투리에 대한 로망도 있다. 최악의 상황인 것이다. 매일 엄청 자주 그녀는 내게 사랑한다는 말과 하트를 보내고 나는 단답을 할지언정 씹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하도 속이타서 상담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 치면 헤테로 여인에게 놀아나지 말라는 충고만 달린다. 누가 그걸 모르나, 위로나 한사발 달라는 것이지. 어떻게 나는 연애를 하면 할수록 찌질해질까. 늙을수록 감성만 느는듯 싶다.

  

오늘도 박양은 내게 하트를 보내고 있다. 나는 박양에게 무료 과외를 해주는 상황이며. 나는 박양을 쳐낼 심산으로 여러번 장난 커밍아웃 드립을 쳤지만 이 약은 여자는 이마저도 능수능란하게 넘겨버린다.

 

-언니, 저 언니 좋아해서 과외 더 진행하기 힘들것 같아요. 불편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시험 잘 보시길!

 

이라고 보냈을 때에는,

 

-우리 정자은행 가면 되는거야? 나도 죠죠 엄청 좋은데 통했네?

 

라는 정석적인 모범 답변으로 내 공격을 피했다.

 

-저도 제 공부가 있어서요... 과외 일정도 다 채웠고! 이제 혼자 하실 수 있을거에요!

 

라고 보냈을 때에는,

 

-죠죠가 좋아서 만나자는거지~ 내 주변에 죠죠씨처럼 멋지고 잘난 사람이 없어서 내가 개인적으로 욕심이 나서 그렇지!

 

라고 대놓고 약은 답을 보냈다.

 

아킬레우스가 사람 죽이고 마차에 질질 끌고 다녔듯 나도 질질 끌려다니는 상황인데. 딱히 마음이 엄청 동하는건 아니고 두근거리지도 않는데 헤테로녀를 잘 꼬시는 내 특성상 어찌어찌 먹어볼 수도 있을것 같기는 한데 귀찮기도 하고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오늘은 연락 씹는중. ncs 책을 가져왔길래 엄청 쉽게 쓱 풀어 줬더니 눈 돌아가던데 이걸 이용해서 한번 해볼까... 헌데 정양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귀찮다. 그리고 나도 약았는데 내 배우자 감으로는 스펙이 조금 부족하기도 하다 싶고 말이다.

 

하긴, 그렇게 따지면 정양도 그렇게 완벽한 상대는 아니다. 허나 정양은 적어도 다음주에 만나서 키스라도 하겠지 박양에게 시간과 수고를 들일 열정이 안생긴다. 근데 먹고는 싶다. 아아 내적 갈등이 심화되는 밤이다.

 

작품 등록일 : 2019-02-02

▶ 찌질이 레즈비언의 연애담-마지막화

▶ 찌질이 레즈비언의 연애담-10

사무실에서 넘 터진다규 ㅋ 이쪽 커뮤 안 해서 언니 글이 단비와도 같음 ㅋㅋㅋㅋㅋㅋ개웃기넹시바
li   
ㅌㅋㅋㅋㅋㅋ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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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걍 호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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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엄청 오만하고 약은 척하지만 사실은 우유부단하고 순진한 구석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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