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보러 떠난 여행1

척박한 러시아 땅에서 교환학생으로 생존해오던 어느 날, 친구가 문득 무르만스크에 가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거기가 어딘지 뭐하는 곳인지.. 뭐 1도 몰랐지만 오로라와 북극해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가 바로 예스를 외쳤음. 

심지어 툰드라 지대를 갈 수 있대. 툰드라라니 넘 멋있지 않아? 중고딩 적 지리수업 시간에나 들었던 곳을 실제로 갈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해 생각없이 비행기 티켓을 끊어버렸다.







무르만스크가 어딘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러시아 북서쪽 끄트머리 대충 핀란드 옆에 위치한 곳으로, 북극권에서 제일 큰 도시라고 합니다. 모스크바에서는 비행기로 2시간 반이면 갈 수 있음.

당연한 말이지만 미친듯이 춥고, 눈이 어마무시하게 쌓이며, 해가 뜨지 않는다. 12월에 갔더니 한 열두시쯤 밝아져서 세시쯤 어두워졌음. 아무것도 없는 오지일 줄 알았는데 꽤나 번듯한 호텔과 쇼핑몰 등 의외로 있을 건 다 있더라. 세계에서 제일 고위도에 위치한 맥도날드ㅋㅋ와 쇄빙선 같은 볼거리들이 있는데 이런 시내 관광은 반나절이면 충분해보였음. 난 흥미 없어서 안봤다.

여긴 보통 싼 맛에 오로라를 보러 가고, 그 외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당일치기 근교 투어&액티비티 상품들이 있음. 사미 빌리지 투어, 허스키 썰매 투어, 북극해 투어 등등. 보통은 업체를 통해 다니지만, 우리 일행은 러시아어를 쪼끔 할 줄 알기에 왠만하면 알아서 다닐 생각이었다.. 








저녁 같지만 아침 10시 쯤이다. 주택가에는 이런 소련스럽고 낡은 빌라들이 줄지어 있음. 패트와 매트네 아파트 같기도 하고 나름 음울한 맛에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참고로 패트와 매트는 체코꺼)









폰카가 좋지않아 화질이 구린점 이해해주세요. 이건 평소 도로 상황. 이런 눈길에서 대체 어떻게 운전하는 건지 너무 신기했음. 어차피 눈에 뒤덮힐거라 그런지 횡단보도에는 아예 보행자 도로 표시도 그려져있지 않았다.

손시려워서 사진을 잘 안찍었더니 번화가 사진이 하나도 없네. 광장에는 커다란 트리도 있고 뭐 그럼.






각설하고 오로라 사진 투척. 오로라 헌팅은 업체나 가이드를 끼고 가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우린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미하일이라는 개인 업자에게 신청했는데 만족스러웠음. 밤 10시쯤 출발해 오로라가 자주 나오는 스팟을 찾아다니는데, 가이드의 짬밥이 중요해 보였다.

다행히 흐린날임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오로라를 볼 수 있었음. 머리 바로 위에서 선명하게 요동치는 그런 건 아니었고, 육안으로는 저 멀리 희미하게 뭐가 보이는 정도. 가이드가 비싼 카메라로 알아서 멋있게 찍어준다. 별이 진짜진짜 많았고 별똥별이 마구 내리는게 장관이었음! 너무 추워서 손발이 잘릴 것 같았지만 행복했다.


*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크고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한 목적이라면, 굳이 여기 말고 아이슬란드나 뭐 그런데 가는 게 더 나을 듯함.

허나 피치못할 사정으로 여길 오게 된다면- 우린 운 좋게 첫날에 바로 봤지만, 보통은 적어도 2~3일 정도 잡고 여러번 헌팅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야외에서 한두시간 정도 계속 있어야 되기 때문에, 모자, 목도리, 장갑, 그리고 1)발목까지 올라오고 2)방수가 되며 3)미끄럼방지가 되는 겨울 부츠가 꼭 필요하다. 발이 굉장히 시려우니 핫팩 준비해서 신발에 넣으셈







다음 날은 일어나자마자 사미빌리지 투어를 갔다. 사미부족은 북유럽~러시아 최북단에서 활동하는 부족인데, 토속신앙과 전통 의식주를 보존하고 있음. 이들의 생활 양식을 재현해 놓은 곳이 사미 빌리지이다. 

너무 가공된 관광 상품 냄새가 나서 별 기대 안했는데 의외로 만족한 곳임!! 아기자기 예쁘게 잘 꾸며놓았고, 겨울 왕국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순록들한테 먹이 주면서 같이 놀 수도 있고






이런 어마무시한 털옷(찌린내 오짐)이나 전통옷 입고 사진 찍는 재미도 쏠쏠 

근데 샤머니즘 퍼포먼스 같은건 좀 그랬음










동영상을 못 올려서 구글 이미지에서 대충 긁어옴. 마지막에는 이런 설원에서 스노우 모빌?을 타는데 진짜 기분 죽인다. 설산을 배경으로 끝도 없이 펼쳐진 눈밭을 질주하는데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음.

이거 한 번 타보고 허스키썰매 투어 신청 안 한 것을 땅을 치고 후회했다. 겨울나라를 여행하게 된다면 이런 비슷한 류의 액티비티는 꼭 체험해보길 권함.






사미 투어를 마친 후 테리베르카로 출발했다. 테리베르카는 무르만스크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가면 나오는 시골임. 북극해를 끼고 있어 과거에는 어업과 무역이 활성화 됐었다는데 지금은 거의 유령 마을이다.

이 곳에 가면 북극해 연안의 풍경을 볼 수 있기에 보통은 업체를 끼고 당일치기로 방문함. 하지만 우리는 해안가에 있는 바다뷰 방갈로에 묵고 싶었고, 마침 이틀에 한 번 운행하는 무르만스크-테리베르카 현지 버스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까짓꺼 바다보며 힐링이나 하자며 아무것도 없는 오지에 이틀 숙박을 예약하는 미친짓을 지름..





문제의 버스 시간표. 무르만스크 시내에 위치한 정류장에서 약 550루블(만 원 정도)에 표를 살 수 있다. 가기 전 열심히 서치해 봤는데 한국인들에게는 잘 안 알려져 있는 정보인듯.. 중국인 관광객들은 엄청 많았음. 

사진은 없지만 버스 역시 중국의 허접한 관광 버스 느낌을 떠올리면 된다. 놀라운 건 눈길을 달려야 하는데 좌석에 안전벨트가 없음^0^ 나 어떻게 살아있는거지

이 루트는 그냥도 추천하지 않지만, 러시아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더! 절대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일단 정류장을 찾아내 버스 시간표를 읽고 표를 사는 것부터가 난항이겠지만, 더 문제는 종착역이 여러 개라는 것.. 때문에 기사와 확실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며, 가는 내내 지도앱으로 계속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데 내 휴대폰은 이쯤 가니 터지지도 않았음. 일행 휴대폰이 터져서 망정이지 좃될뻔 했다.



사실 살짝 좃됐었는게 우리 일행은 역이 여러개라는거 생각안하고 버스에서 꿀잠 잠.. 그래서 눈과 어둠 밖에 없는 허허벌판에 잘못 내리게 되는데......









북극해는 다음 편에
커밍쑨






작품 등록일 : 2019-12-27
최종 수정일 : 2026-06-18

▶ 북극해 보러 떠난 여행2

보기만 해도 시원해
treasure   
얼마면돼
Onestep closer   
쩐다 멋져
아이렌   
헐 새롭다,!
과일뿌셔   
늠재밌다 글잘쓴다
키위**   
오로라 와...
ju****   
흥미진진~
히힛   
우왕 넘 재미있다!
다음 편을 주세요!!!
eg*******   
꿀잼
벌꿀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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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존잼!! 2탄 얼른 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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