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하는 방법 정리(11)
이디야홍시주스꿀맛임 2018-07-08
문법 나치는 있어도 띄어쓰기 나치는 없다.
맞춤법은 죽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치고
띄어쓰기 신경 안 쓰는 것 보면 참 우스꽝스럽다.

그런데 이전 맞춤법 글에서
'띄어쓰기는 필요 없다. 국립국어원도 맨날 말이 다르고 박사과정생도 틀리고 교과서마다 다르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칙들은 있고
최소한 읽기에 불편하지 않을 수준의 띄어쓰기 규칙은
분명히 있다.

기본 원칙일 뿐이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쓴다.

꽤 어려울 수 있고 복잡할 수 있지만 쉽고 강압적인 주입식 설명을 할 것이므로 그냥 따라와.
쉽고 일상적인 것들만 넣는다.



1. 안/못
안과 못은 부정의 의미다. 뭔 말이냐고. 그냥 아니라고 하는 것.

기본적으로 안과 못은 띄어쓴다.
예) 나 그거 안 할래.
예) 좆 같아서 안 먹었어.
예) 그래서 오늘도 밥을 못 먹었다.
예) 위로도 못 해주니?

기본적으로 띄어쓰면 되는데
붙여쓰는 경우가 있다.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는 동사다.

예) 게임 잘 못하겠어.
예) 그 놈은 안될 놈이야.

못하다 라는 말 자체가 실력이 낮다는 것을 뜻하지.
실력을 못 올렸다 라는 말과 같은데 여기서는 올리다를 부정해주니까 띄어쓴 것.
안될 놈도 마찬가지 의미지.

그러니까 안과 못을 붙여준다는 건
동사에 not 또는 can't를 붙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띄어써야지.
단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는 건 안과 못이 붙은 게 아니라 안과 못이 들어간 하나의 단어일 뿐.

그니까 걍 띄어쓰고
'못하다(실력이 없다, 능력이 없다)' '안될 새끼'
이것만 외워라.
안은 다 띄어 써주고 못하다 빼고는 못도 다 띄어쓰기.



2. 것
이거 정말 많이 틀리는 띄어쓰기다.
것은 기본적으로 명사다.
그래서 꼭 띄어써주면 되는데 잘 그러지를 않는다.

예) 이것은 당신을 황홀하게 해줄 것입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저것 그것은 그대로 쓰면 된다.
그리고 뒤에 나오는 ~~ㄹ 것은 띄어쓰기 해준다.

영어로는 what that which 같은 관계대명사이고 the thing으로도 쓸 수 있다.
그러니까 띄어써줘야 한다.

예) 내일부터는 반드시 자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이란 다짐으로 것이 들어갔는데
모든 것은 띄어쓰는 것이 맞다.

또 한 가지. 게와 건이 있다.

예) 아직도 할 게 남았어? 왜 그런 건데.
게=것+이
건=것+인
이렇게 줄여준 것이라 띄어써줘야 한다.

건은 것은 이란 의미도 있다.
예) 그렇게 하는 건 잘못된 것이야.

또는
예)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거도 띄어쓰기 해준다. 다 것이랑 같은 말이다.



3. 터 바 뿐 만큼 대로 등등등
터는 테로 많이 쓴다
예) 그러면 참 좋을 텐데.
터인데를 줄인 말이 텐데다.
터는 것과 같은 명사다.
명사는 다 띄어주면 된다.

바도 마찬가지.
예) 내 그대와 사랑에 빠진 바.

뿐도 명사다.
예) 난 여기 있었을 뿐인데.

만큼도 명사다.
예) 날 사랑해준 만큼 널 사랑할래.

대로도 마찬가지.
예) 니가 하던 대로 해라

그런데 붙여 쓰는 경우도 있다.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텐데와 바는 항상 띄어써주면 된다.)

예) 오늘 할 일이 그것뿐이야?
여기서 뿐은 밖에 없다로 고쳐 쓸 수 있다.
밖에라는 의미를 지니면서 명사로 의미를 한정 시킨다.
이때는 붙여준다.

예) 네 사랑만큼 날 우울하게 하는 건 없어.
여기서 만큼도 사랑이라는 명사의 의미를 특별히 만들어준다.

예) 오늘은 오늘대로, 내일은 내일대로 행복해.


그러니까 명사 뒤에 오면 뿐과 만큼, 대로는 붙여줘라.
그러면 웬만큼은 다 맞는 띄어쓰기다.
의미를 일일이 생각해서 글을 쓸 수 있다면 참 좋고.



4. 밖에
밖에도 흔히 틀리는 띄어쓰기다.
outside를 의미하는 밖이라면 밖 자체가 명사가 되므로
띄어써줘야 한다.

예) 오늘 밖에 비가 온다.
=It is raining outside.

단, 한정 시킬 때는 붙여준다.
예) 오늘밖에 비가 오지 않는다.
=It rains only today.

진짜 바깥을 의미할 때만 띄어주고 나머지는 다 붙여주면 된다.



5. 수
수는 항상 띄어준다.
수는 뜻이 있다. 바둑에서 신의 한 수 할 때 그 수다.
전략적 한 걸음이라고 생각해줘라.
수를 쓰네 이때 수다.

방법을 뜻한다.

그래서 수는 명사다.
이제 감이 오냐. 명사는 다 띄어쓰기 한다.
명사도 그냥 명사라고 하지 말고 '자체로 의미가 있는 단어라면' 다 띄어쓰기 한다.

예) 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어.
예) 넌 나비가 될 수 있다.



6. 때
때도 한 시점이라고 의미가 있지?
띄어쓰기 하면 된다.

예) 네가 어릴 때.
적도 마찬가지
예) 너 기어다닐 적에.

근데 적보다는 때를 써라. 그게 더 좋은 문장이다.

이때 그때 저때 는 붙여써준다.
이것들은 그 자체로 한 단어로 굳어진 말이다



7. 한 둘 셋, 번째
숫자를 셀 때는 다 띄어써준다.

예) 한 호랑이. 두 어린이. 세 고깃덩어리.
예) 한 단계, 두 단계, 세 단계

번째도 다 띄어쓰기 한다.

예)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거 신기하게 볼 텐데
첫과 번째 둘 다 의미를 각기 지니고 있는 말이고
그 두 말을 합친 거라서 붙여준다.

그러니까 위에는 의미를 가진 명사라고 했지만
의미를 가진 낱말이면 다 띄어쓰기 해주면 된다.
꼭 붙어서만 의미가 생기는 말이 아니면 띄어쓰기.



8. 단위
단위를 알려주는 말은 다 띄어쓰기 한다.

예) 천만 원. 오백 달러.
예) 일 리터. 백 밀리리터.
예) 연필 한 자루.
예) 파일 오백 개.

엥 개도 띄어쓴다고? 응 띄어쓴다.
앞의 숫자도 자기 의미가 있고 개도 자기 의미가 있다.
한 개 두 개 몇 개 네 개.

단위 다 띄어쓰기 해주라.
한 가지.
숫자 쓰고 개는 붙여준다. 1개 2개 3개 5개.



9. 않다
않다는 다 띄어쓰기 해라.



10. 중 시 내 속
다 띄어쓰기 해라.
다만 예외가 좀 명확하다.

예) 비상중
이건 한 단어로 취급한다.
비상 중이라는 게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건데 굳어진 것이지.

예) 머릿속
속과 속은 이전 글에 썼다.
진짜 해골바가지 안을 의미하면 머리 속이고
생각을 말하려면 머릿속이 맞다.



11. 동안
동안은 다 띄어쓰기 해주면 된다.
이 자체로 의미가 있다. 어떤 기간을 명확히 말해준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궁금한 거 있으면 돈 주고 물어봐.



12. 좀
좀은 앞뒤로 다 띄어쓰기 한다.


요약하면
단어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면 반드시 띄어쓰기 해준다.
예) 글쓴이는 돈을 받고 싶어 한다.
글쓴이는 이라고 의미가 있지. 는은 따로 쓰면 의미가 안 생기니 글쓴이에 붙음.
돈을도 마찬가지.
받고 싶어 한다.
wants to get paid.
싶다 한다 받기를
각기 의미가 있어서 띄어쓰기다.



요약의 요약.
한 단어나 낱말이 자체로 의미가 있다면 띄어쓰기.





위에 써놓은 것들은 아주 확실하게 써놓은 것들이다.
그러니까 믿고 그대로 써라.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그냥 다 띄어쓰기 해.
어중간하게 붙여쓰지 말고.



아 뽀나스.
개잘해 개빻았어 이런 개는 다 붙여쓰기 해야 한다.



다음 문법나치 글은 띄어쓰기 질문 좀 받아주고 ($없으면 안 함)
사투리 쓰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해대는 문법실수를 지적해 보겠다.


+ sk댓글
데는 이전 글에 썼어 ㅆㅂ 내 글에서는 나만 아는 척 할 거야. 니가 따로 글 써.

데. 이거 은근 틀림
sk****** 2018-07-08 답글쓴이 돈주기   
띄어쓰기 해 놓으니 확실히 읽기 쉬워지네
da****** 2018-07-08 답글쓴이 돈주기   
개좋아
진미오징어 2018-07-08 답글쓴이 돈주기   
정리해 놓으니 좋네
in******** 2018-07-08 답글쓴이 돈주기   
도움 됐어ㅋㅋㅋ
다음글은 '비상중'같은 예외인 띄어쓰기나 문법 더 추가해주길 바라
ha***** 2018-07-08 답글쓴이 돈주기   
감사
we****** 2018-07-08 답글쓴이 돈주기   
옜다!
ic**** 2018-07-14 답글쓴이 돈주기   
국어 선생님, 감사합니다!
ha****** 2018-07-14 답글쓴이 돈주기   
감사감사 !! 돈준다
cldy1222 2018-07-15 답글쓴이 돈주기   
조타
dh****** 2019-09-09 답글쓴이 돈주기   
띄어쓰기가 이견이 갈리는 이유가 구한말까지 옛한글 보면 진짜로 한문처럼 좌르르르 붙여쓰던 걸 일제시대 거치면서 인위적으로 띄어쓰기로 바꿔놓아서 그랴.
여기 원글 언니가 써 놓은 부분 + 문장 성분 별로 한 칸씩 스페이스 넣어주는 건 찬찬히 습관 들이면 대략 되는데, 원래 한자인 어휘들 중 애매한 것들이 많음. 그리고 한국어는 조사를 빼면 한자+한자 형태의 명사가 순 우리말보다 훨씬 많지.
이런 경우 국립국어원의 대사전은 붙여 써도 되고 띄어쓰기해도 된다고 해놓은 경우가 있어. ^ 표시가 중간에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면 된다. 이 표시가 있으면 붙여도 되고 띄어 써도 됨. 예를 들면 '고려대학교병설보건대학'이든 '고려 대학교 병설 보건 대학'이든 둘 다 허용한다는 이야기. '반민족 행위 특별 조사 위원회' 같은 거도 그렇다. 귀찮으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적어도 상관없음.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1388944

그리고 마치 저런 기준으로 보면 붙여도 되고 띄어 써도 될 거 같이 보이는데 실제로 저 표시가 없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전문학교'라는 단어를 찾았는데 '전문대학' 비슷한 건가 싶어 뛰어 썼는데 사전에는 붙이기만 허용한다고 나옴. 붙이기만 허용된다고 보면 중간에 '-' 표시가 있다. 이런 식으로 존내 헷갈리기 좋지.
그래서 문서를 데이터베이스 제작하거나 출판 교정할 때는 해당 결과물에 대해 대략 미리 협의하고 가는 경우가 많아. "국어원 사전에 있을 경우 가급적 붙이는 쪽으로 할까요 아니면 일일이 다 띄어쓰기할까요?" 요렇게. 초중등 교과서는 출판사가 어디든 애들 위한 거잖아. 헷갈림 방지를 위해 전부 띄어쓰기하는 쪽으로 간다.
문제는 새로 말이 생겨나고 외래어 유입도 끊임없는데 저렇게 단어별로 일일이 사전 등재하고 지정해주는 건 비효율이라는 거야. 저렇게 시간 낭비 안하면서 디지탈 시대에도 일처리가 간편하도록 쉽고 일관성있게 규칙을 맹글어줘야 되는데 쉽지 않은 게 또 사람이 습관처럼 붙인 걸 띄어 쓰라 하거나, 그 반대로 하라 하면...이거 실생활에서 안 따르면 어차피 무용지물이거덩. 오로지 교과용 도서와 시험지만 지키는 규정이 되는 거지.
지금도 뭔가 조금씩 야금 야금 끊임없이 바뀌고 있는데 ㅋㅋㅋㅋㅋㅋ 예를 들면 대충 이런 식이야. 아래 링크는 지명 뒤에 따라오는 섬, 강, 산 등등 접미사의 띄어쓰기에 관한 2017년 개정 내용이야. 이렇게 야금 야금 바뀌는 걸 보고 있으면, 사람들 언어 습관까지 배려하면서 동시에 예외가 거의 없이 일관성을 갖도록 띄어쓰기 규칙을 만든다는 게 쉽지는 않아 보임.
https://m.blog.naver.com/parkisu007/221194311664
Tu***** 2019-09-09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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