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90년도에 서울에서 태어나 2024년도인 현재까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선량한 한국인입니다. (부모님 두 분 다 한국인이며 그 흔한 이북 친척 하나 없음) 

유년 시절 반공 교육을 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장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궁금증을 갖고 덕질을 시작했어요. 북한에 대한 자료들은 전부 찾아보고 있고, 해외에 나갔을 때 북한 외화벌이 식당이 있다면 꼭 방문했습니다. 괜히 북한 종업원들한테 헛소리했다가 혼나고선 그걸 또 자랑이라고 인터넷에 올렸더니 댓글 달아주시고 돈까지 주신 분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댓글과 “달러 옛다!”는 제가 글을 올리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서울 찐따 언년이의 2019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외화벌이 식당.Ssul - 이드페이퍼 ID... (idpaper.co.kr)

북한에 대해 알면 알수록 ‘북한처럼 겉과 속이 다르고,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고, 힘이 없을수록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많이 겪어야 하는 개 지옥인 곳도 이 지구상에 거의 없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저렇게 착취 당하고 살면서 반란 한 번 안 일으키는 북한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한 탈북민은 ‘북한 사람들은 세뇌당해서 살다가 굶어 죽는 바보들이냐?’라는 소리를 듣고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저처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자라 열심히 일한 만큼 번 돈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사 먹고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여행도 제한 없이 다니는 삶을 살았던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북한을 이해하기가 몹시 힘들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화가 나는 것은 북한 체제를 대놓고 옹호하는 사람들과 인권팔이 하는 운동가들이 (이런 사람들은 막상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는 관심이 없더라고요?) 적화통일을 주장하거나 혹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사회주의를 대충 배운 외국인들이 북한 이탈주민들에게 ‘사회주의는 나쁜 것이 아니다, 북한에게 편견을 갖지 말아라’라는 훈계를 해대는 현실입니다.

2 더하기 2가 4가 되듯이 이해와 이해가 만나면 사랑이 된다고 하지만 그것까진 모르겠고요.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과 그동안 겪었던 경험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면서 수용하는 자세로 살다 보면 인간과 사물,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시야도 넓어집니다. 부디 이 짧은 글이 북한과 북한 주민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목차>

1. 북한은 어떤 곳?

2. 배급체제라면서 왜 장사를 하나요?

3. 직업의 자유도 없다고?

4. 이동의 자유도 없다고?

5. 뇌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북한?

6. 북한의 신분제도, 출신 성분이란 무엇인가?

7. 동요 계층에 재일 한국인도 분류되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정체가 뭐죠?

8. 현실이 저런데도 북한에선 어째서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9.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거나 무인 정찰기를 날리는 등 각종 패악질을 부릴 때마다 '전쟁 일어나면 어떡하지'같은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이유

10. 미래를 향한 우리들의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