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이야기




사람은 죽으면 10시간동안은 1시간에 1도,
그 후론 1시간에 0.5도씩 체온이 줄어듭니다.
바깥 온도와 같아질 때 까지요

사람이 죽은 시간은 어떻게 아냐 하면, 그렇게 알아냅니다
실내온도 23도, 34도의 시체를 해부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죽은 지 세시간 채 안된 사람입니다. 신선 유체라 부릅니다.

포르말린에 절인 시체는 딱딱합니다. 이에 반해 신선 유체는 관절이 움직입니다. 그렇기에 신선하지 않은 유체를 해부할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신체의 움직임이 잘 보이도록 잘라냅니다. 포르말린 시체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따뜻한 비린내가 납니다. 초여름 고기는 금방 상해버리기 때문에 해부실도 신선유체에 맞춘 온도로 설정합니다.

신선 유체를 해부 할 기회는 얼마 없기 때문에, 돼지고기마냥 알뜰하게 사용합니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여러 장비로 촬영하고 여러 각도로 조각냅니다.

나는 나치가 유태인의 시체로 만든 해부책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촬영 장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해부책은 그림입니다. 그런데도 사진으로 만든 해부책보다 많은 걸 느끼게 해줍니다. 도대체 사람이 뭘 먹고 살면 왜 이런 각도에서 잘라서 볼 생각이 드는거지? 이 책은 윤리적 문제로 판매가 중지되었습니다. 내가 가진 건 원본인데, 이거 제본하면 나름 용돈벌이가 됩니다.

나는 이 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자주 불려 다닙니다. 교수님, 나도 이 각도에서 해부하고(잘라보고) 싶어요. "좋아요." 나는 해부책을 깨끗한 곳에 두고, 냉동팩으로 채운 스티로폼 박스 안에 신선유체의 머리를 집어 넣습니다. 이제부터 차로 이 대가리를 옮길 것 입니다. 우리 학교엔 장비가 없거든요. 옆 학교로 빌리러 갑니다.

신선 유체의 대가리를 트렁크에 실어, 차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이거 혹시 불시검문이라도 당하면, 나는 살인죄로 잡히는걸까, 아니면 시체 훼손죄일까, 같이 탄 사람들이 의사니까, 상관없겠지? 세단이 아니라 구급차를 타야 하는 거 아닌가. 옆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머리를 여기서 고정하고, 저기서 움직이고, 여기서 찍었다가 저기서 찍었다가, 야마모토씨는 죽어 머리가 잘려서야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스태프 전원이 이정도로 애정을 가지고 찍어 주는 스타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 그 애정이 과했던 걸까요, 장비를 빌려준 학교에서 신선유체의 대가리를 갖고 싶다고 합니다. "좋지요" 나에게 머리를 잘라 주겠다는 교수가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나는 눈을 땡그랗게 뜨고 교수를 쳐다봅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최대한 많은 감정을 담아 전해야 합니다. 나 잘라주겠다 했잖아요.

나는 이렇게 또 장난감을 빼앗겼습니다. 
작품 등록일 : 2021-06-29

▶ 해부 이야기-2

제목부터 좋아ㅏ
푸마시   
벌써 거의 4년전이네 언니 어떻게 살고 있어
글 다 너무 좋다
wi******   
술술 읽히는데도 두근두근 거려서 아끼면서 읽음
INSIDEOF   
재밌다
푸푸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혜향이   
글 너무 잘쓴다
su*****   
나도 제본 갖고 싶당 ㅜㅜ
참새   
si*******   
언니 글 존잼쓰 나도 제본 좀 팔아줘 ㅜㅜㅜ 아니면 제목이라도 알려줘
Oo123   
교수님 좋아요무새
마녀   
우왕 재밋어
엘쳬쳬   
머리자를때 그렇게 힘들대 국과수 준비하다 만 친구가 야기해줌
bi**********   
재밌게 잘쓴다
커피   
재밌어!!!
  
해부도 해부지만 ㅆㄴ 표현력이 묘하게 매력있다
Claire   
해부학책 보고싶다
roswita   
ha*******   
와 나 해부학 책 제본 갖고싶어 가능할까?
Release   
교수가 나빴네
bu*****   
의사
아무나 못하겠ㄷㅡ
  
신선하지 않은 유체를 해부할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신체의 움직임이 잘 보이도록 잘라냅니다.

<- 신선 유체를 해부할 때 신체 움직임이 잘 보이도록 한다는 거지?

글 재밌다
ri**********   
나치가 만든 해부학책 보고싶다
zula   
헉헉 너무 재밌고...제본 좀 팔아주세요...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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