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기행 - 3. 스쳐지나간 이목구비

아마 내가 만났던 틴더남 중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애들이 꽤나

많았다고 생각이 든다.

고지식하게 남자들은 귀찮아서 사진가지고 장난질 치진 않겠지.

하고 얕잡아 본것이 나의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들은 섹스를 위해서라면 공을들여 포샵을하고

각도를 기가 막히게 사용할 줄 알았다.

우려도 맑은 물 밖에 안 나올거 같은 멸치를 탱탱한 간고등어 정도로

둔갑시킬 줄 아는 기술자들 이었다.

사진의 갯수가 너무 적거나 똑같은 각도로 찍은 사진만 가득하다면

사진속의 훈남은 사진안에만 존재하는 신기루 라는 사실을

기억하는것이 좋을것 같다.

 

 

1. 힙한 외할머니상

 

그녀석의 첫 사진은 넓은 어깨와 탄탄한 이두박근 위로 치아를 환하게 드러낸채 웃고 있는 쾌남같은 사진이었다.

쾌남과 나는 음악과 영화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는데 

나름 마이너한 음악취향이라 자부하던 나의 추천 곡들을 대부분 알고 있어서 그와의 대화는 꽤나 재미있었다.

한 2주정도 카톡과 전화통화를 하며 우리는 취향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쾌남은 틴더남 치고 신기하게 사진 요구를 하지 않아서 내가 먼저 사진을 던져주며 너의 왁꾸가 궁금하다고 했다.

나의 취향을 간파하고 있던건지 쾌남은 주저하다가 작년에 찍은 사진이라며 프로필 사진을 던져줬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벌크된 몸이었다.

옆모습이긴 했지만 얼굴도 단정해 보이니 괜찮았다. 구미가 당겼다.

나는 면대면으로 너와 음악 얘기를 좀더 해봐야 겠으니 빠른시간 내로 만나자고 했고 쾌남은 수줍게 알았다고 하며 지금은 머리를 기르는 중이라 너보다 머리 기장이 길수도 있으니 놀라지 마라며 킥킥 웃었다.

 

 

몇일 뒤 강남의 이자까야에서 쾌남을 만났다.

 

나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먼저 들어가 있었는데

5대5 가르마로 곱게 빗은 포니테일을 하고 목도리를 칭칭 두른

쪼마난 사람이 내 앞에 앉더니 안녕하고 인사를 했다 

 

키가 163조차 안될거같은 난쟁이 똥자루 같은 남자는

자기가 그 쾌남이라며 반가워하며 목도리를 풀었다.

덩치는 컸는데 커다란 상체 위에 가지런히 빗어 넘겨 묶은 머리가

늘그막에 웨이트에 재미 붙이신 벌크업한 외할머니를

연상시켰다.

 

쾌남은 배고프다고 밥부터 먹자며 크림우동과 타코와사비를 시키고

음식이 나오자 까르르르 소녀 처럼 기뻐하며

조심스럽게 호호 불며 크림우동을 맛있게 먹었다.

 

예전에  쇼핑몰에서 예쁜 옷을 발견해서 주문했는데

무늬는 분명 그 옷이 맞는데 핏은 화면에서 본 것과 너무 달라서

굉장히 화가 난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감정이 명치에서 부터 야금야금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음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재밌었는데

재밌게 얘기 하다가 얼굴을 보면 현타가오며 

너무 화가나서 연거푸 술을 들이 부었는데 

쾌남은 신났는지 이건 직접 들어 봐야 한다며 내 옆으로 옮겨 앉아서

바짝 붙어서 은근슬쩍 웃으면서 내 허벅지에 손을 살짝살짝 얹었는데 

이새끼가? 하며 나는 쾌남의 가슴을 덥썩 움켜 잡았다.

 

근데 손아귀 안에 들어오는 쾌남의 가슴은 꽤나 탄탄하고 그립감이 좋았다. 취한채로 보니 쾌남의 입술이 도톰하니 맛이 궁금해져서 

와락 키스를 했는데 쾌남은 나를 밀치며 안돼 ! 여기선 안해줄거야

하고 앙칼지게 말했다.  약이오른 나는 다시한번 달겨 들었는데 또 나를 밀쳐내며 안돼~! 할거면 다른데서 해 하고 막아버렸다.

 

분명히 맘에 들지 않는 왁꾸임에도 불구하고

나새끼의 에어좆은 박애주의자 임이 분명했다.

거기다 쉽게 안주는 쾌남의 앙칼짐에

성욕이 끌어올라 이놈은 일단 벗겨봐야 직성이 풀릴거 같았다.

 

그럼 어디로 가면 되는데? 하는 내 질문에

가자! 하며 쾌남은 나를 데리고 조용히 나갔다.

 

쾌남이 끌고 간 곳은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는게 놀라운 룸카페였다.

 

룸카페안으로 들어가 우선 티비를 틀어놓고 

쾌남을 깔아 눕히고 키스를하며 상의를 벗겼다.

 

조신한 머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벌크업된 몸이 뙇하고 나오자

나는 정신없이 가슴을 빨며 몸을 더듬었다.

 

가슴에서 복부를 따라 핥다가 

바지를 내렸는데..

안타깝게도 쾌남의 남성성은 상체에 몰빵한게 분명했다

가느다랗고 얇은 쾌남의 고추는

할머니의 비녀를 떠올리게 했다.

 

바짝 섯던 에어좆이 급격하게 수그러 지는 것을 느끼며

차오르던 욕구가 뚝 떨어졌다.

이제 그만 가야겟다고 했다.

 

당황한 기색의 쾌남은 잠시만 하며

아까 거친 내 손길에 흩으러진 머리를 

한올한올 섬세하게 끌어모아 단정히 묶었다.

그 모습에 깊은 한숨이 나오며 현타가 밀려왔다.

 

쾌남은 눈치를 보며 나를 따라 나왔다.

 

역시 먹음직 하지 않은 것을 호기심에 맛을 보면

탈이나는 구나를 뼈저리게 느끼며

터덜터덜 가는데 눈차없는 쾌남은 담에는 만나서

뭐하자며 재잘거렸다.

 

다음날 나는 어제 너무 재밌었다고

긴 장문으로 우리 너무 잘맞는다 구구절절 얘기하며

또 언제 볼까하는

쾌남의 카톡을 조용히 차단했다.

 

 

2. 스페이스 바 남

 

이새끼의 사진도 온통 프로필 사진이었다.

몸이 트레이너 혹은 피트니스 모델인가 싶게 좋았고

얼굴도 꽤나 훈훈했다.

 

좋은 몸에 무진장 약한 나는 한번 보자는 그의 제안에 

건대로 나들이를 갔다.

 

만나기로 한 출구에서 기다리는데

그가 웃으며 걸어왔다.

 

분명 내가 사진에서 본 얼굴은 맞았는데

눈과 눈사이를 누군가 스페이스 바를 눌러 떨어뜨려 놓은

느낌이었다.

사진에서 봤던 훈훈한 이목구비는 얼굴에 잠시 바람처럼 스쳤다가 지나간 모양이었다.

 

고기를 사준다고 해서 따라가 마주 앉아 먹는데 

보면 사이가 나쁜 눈과 눈사이가 거슬려서 

얼굴을 보며 얘기 하기가 힘겨웠다.

 

이대로 갈까 하다가 고기를 먹으니 칵테일로 입가심을 해야겠다 싶어서 스페이스남과 칵테일 바에 갔다.

칵테일을 마시며 얘기를 하는데 칵테일 마시니 피곤하다며

방을 잡자는 개수작을 부렸다.

나 너랑 별로 안자고 싶은데? 하니까

왜냐고 혹시 자기가 못생겨서 그러냐며 울상을 지었다.

난 그냥 넌 내 스타일이 아냐 하고 웃었다.

스페이스 남은 심각한 표정으로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며

자기 친한 형들은 잘생겨서 여자랑 쉽게 잔다고 부러워 했다.

몸을 열심히 키워봤자 얼굴잘생긴거 못따라간다며 슬퍼하는 스페이스 남이 너무 병신같아서 지그시 바라보다 보니 확실히 몸이 좋긴해서 그립감이 궁금해졌다.

내가 너 사진 잘생겨 보이게 셀카 찍어 주겟다며 옆으로 앉아보라고 했다.

사진을 몇장 찍어주고 본격적으로 스페이스 남을 더듬어봤는데

운동이 업이라는 스페이스 남의 몸뚱이는 탐스러웠다.

가슴과 팔뚝을 김부선 빙의해서 어머 너무 좋다 하며 주물러 대다

향도 좋길래 목덜미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데

스페이스 남은 흥분했는지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자기가 피부결이 진짜 부드럽다며 크기도 자신있다고 했다.

어머 그래 하며 근데 난 오늘은 안땡기는데~? 하며 계속 주물러 대니 괴로워하며 다리를 꼬던 스페이스 남은 잠시만! 하며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한참을 화장실에서 있다가 나온 스페이스 남은 참기가 힘들어서

화장실에서 물을 빼고 왔다고 수줍게 말하는데

그 모습에 확 정신이 돌아온 나는 이제 피곤하니 집에 가자며 일어났다.

다음에 만날땐 자는거냐며 기대를 품는 스페이스 남에게 그냥 웃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자기 어제 찍은 셀카가 너무 못생겼다며

성형을 꼭 해야겟다고 징징거리는 스페이스 남의 카톡을 보며

조용히 차단버튼을 눌렀다.

 

 

 

 

 

작품 등록일 : 2020-03-08

▶ 틴더기행 - 4. 지독한 컨셉충

▶ 틴더기행 - 2. 아 그래 너도 연예인

잘 웃고 가요~♡
elkim85   
개웃기다
룰루랄러   
스페이스 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 눌러서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r**   
하 웃겨서 미칠것같아
수학귀신   
ㅋㅋㅋㅋㅋㅋㅋㅋ
하딛   
가녀린비녀같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ㅋㅋㅋㅋㅋㅋㅋ
Mountain Dew   
외할머니. ㅋㅋㅋㅋ
물불바람물마음   
글 잘쓴다!!!
fo******   
와…. 필력…
동백꽃   
ㅋㅋㅋㄱㅋㅋㅋ
삐카삐카츄   
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페이스바에서 빵터짐
비유 참신하다
Claire   
개웃기다진짴ㅋㅋㅋㅋㅋㅋㅋ
de*******   
재밌다.
보패   
ㅋㅋㅋ웃김
뭏낙   
개웃기네 진짜
pipp   
씨바 개웃겨 진심ㅋㅋㅋㅋㅋ ㅠㅠ
냠냠댄스   
비녀 존나 웃겨 ㅋㅋㅋㅋㅋ
아침에 침대에서 존나웃음
ㅈ같이굴지마세요   
으악 ㅋㅋㅋㅋㅋㅋㅋ
le*******   
이엉니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동안 어떠케참앗대
ar****   
ㅋㅋㅋㅋㅋㅋㅋㅋ할머니의비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   
외할머니는 무슨 죄야 ㅜㅜㅜ 너무 웃겨 ㅋㅋ
김씨   
아개웃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따봉   
익ㅋㄱㅋㅋㅋㅋ조용히 차단ㅋㅋㅋㅋㅋㅋ
어깨왕   

사업자번호: 783-81-00031

통신판매업신고번호: 2023-서울서초-0851

서울 서초구 청계산로 193 메트하임 512호

문의: idpaper.kr@gmail.com

도움말 페이지 |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이용약관

(주) 이드페이퍼 | 대표자: 이종운 | 070-8648-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