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네에서 요코하마로 오는데 우리 앞에 이런 트럭이 있었다. 방송국 트럭이었다. 지금 줜나 잘 안 보이는데 저기 다쓰베이더 대가리처럼 생긴 초대형 원격 전자동 카메라가 3대가 돌아가고 있다. 3개가 다 제각각 움직인다. 꼭 그거 같다. 스타워즈 우주 전투기에서 광선총 터렛 돌아가는 거. 

마누라가 그거 보고 너무 신기하다고 꺅꺅 대면서 카메라에 막 V하고 손 흔들고 그러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카메라가 마누라한테 끄덕끄덕 올라갔다내려갔다 인사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누라가 우리 TV에 나올 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어떤 미친 외국인들을 취재했슴니다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코하마에 오면 언제나 같은 호텔을 묵는다. 로열파크 호텔이다. 여기만한 곳이 없다. 노을 지는 시간에 맞춰 올라오면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 반드시 시내 전망 룸으로 잡아야 한다. 뭣도 모르는 병슨들이 무조건 바다 전망이 좋다고 돈 10만원 더 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똑같은 방인데 바다 전망이라고 10만원 더 처먹음 ㅋ 암튼 바다 전망은 존나 볼거 없고 이렇게 노을도 안 진다. 

중요한 건 반드시, 반드시!!!! "코너 룸"으로 잡으라는 거. 코너 룸이 가격은 같은데 창문이 훨씬 더 넓다. 뷰가 좌우로 2배 더 넓음. 그리고 화장실 공간도 2배 더 넓음. 일반방 가격으로 (화장실만) 스위트룸처럼 넓게 이용할 수 있다. 

미술관이 따로 없다. 이 호텔은 창문이 미술관 상설 전시장이다. 




 

미술관 앞에서 하코네 로컬 맥주를 마시면 기분이 괜춘하다. 왜냐하면 맥주가 맛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풍경이 좋아도 맥주가 오줌맛이면 기준 X구리지만 맥주가 맛있기 때문에 모든 게 다 괜춘한 것이다. 풍경은 오래 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풍경은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먹는 건 오래 간다. 왜냐하면 처먹으면 내 거거든. 

2종류인데, 저 2종류 전부 다 훌륭하다. 맛도 확연히 다른데 둘다 확연히 다르게 맛있다. 

술안주로는 이게 최고다. 일본에 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마트에 들러 이게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안주이기 때문이다. 이거 먹으면 다른 견과류는 먹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견과류이기 때문이다. 문논 그런만큼 비싸다. 하지만 그 가격이 아깝지 않다 왜냐하면 이건 세계에서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연말에 오면 이렇게 베이에서 8시에 불꽃 놀이도 해준다. 작년에도 봤는데 올해는 더 가까이서 봤다. 



올해는 연말이라 그런지 서점에도 들렀다. 우리는 문화시민이기에 서점을 좋아한다. 특히 일본에 오면 반드시 서점에 간다. 왜냐하면 일본 서점에 가면 재미있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령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이거 책이다. 무슨 책이냐면 뜨개질 책이다. 



인형 옷이다. 인형 옷을 이렇게 뜨개질 하라고 만들어 놓은 가이드북이다. 

우리는 처음에 아 책 뒷면에 이거 어디서 파는지 나와 있겠구나!! 예쁘니까 사고 싶은걸?? 이랬다. 


 

근데 진짜 뜨개질 하는 법이 나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도 니가 직접 알아서 깔 맞춰 사야 하고 뜨개질도 1부터 2만번째까지 고대로 따라 해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인 아니면 절대로 불가능한 미션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실화냐??? 책에서만 이런 게 아니라요 ㅋㅋㅋㅋㅋㅋ 아침 공중파 TV에서도 이런 걸 방송해줍니다. 뜨개질 하는 법 매듭 짜는 법을 한시간 동안 교습해주는데 ㅋㅋㅋㅋㅋㅋ 1분만 봐도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으로 무자비하게 복잡함. 1번에서 2번으로 넘어가는 것도 ㅂㄷㅂㄷ 못 따라할 정도로 무섭게 어려움. 

우리는 이걸 보고 확신했다. 일본인들은 전세계에서 치매발병률이 가장 낮을 거라고. 이런 걸 하는 닝겐에게 치매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