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dy’s files #38
주은은 아버지 병원 시체 안치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시체 안치실은 주은이 아버지 병원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이었다. 비밀이 많은 곳이었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운, 절대로 아버지를 배신하지 않을 사람들만 들어 올 수 있었다. 시체의 냄새는 주은이 처음 기억하는 냄새였다. 시체의 냄새를 맡기 전까지 주은은 냄새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생명을 잃은 몸은 부패가 진행된다. 부패는 미생물의 연회다. 죽음이 개최한 잔치다. 탐식은 필연적으로 쓰레기와 배설물을 생산한다. 동물이 맡을 수 있는 가장 강렬한 냄새를 만든다. 병원은 미생물의 연회를 중단시킨다. 잔칫상에 독을 뿌려 더 이상의 탐식을 막는다. 시체 안치실은 시간이 멈춘 곳이다. 멈춘 시간의 냄새. 죽음과 재생의 흐름이 중단된, 불안한 정적의 냄새로 가득한 곳이다. 주은은 시체실 냄새가 싫었다. 하지만 티내지 않았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것, 가기 싫은 장소에 가지 않는 것, 그런 건 어린 주은의 인생에 허락되지 않은 호사였다. 

시체 안치실의 쓰레기통을 비우고 나오던 주은은 연구실 직원들의 대화를 들었다. 

진짜로 되살릴 수 있는 거냐. 

되살리는 게 아니라 움직이게 하는 거야. 살아 나는 게 아니라고. 

그걸 왜 움직이게 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야.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죽은 사람도 되살릴 수 있다”는 말은 아버지에 관한 수많은 뜬소문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말이, 어떤 면에선, 은유가 아니었다. 시체가 살아 움직였다는 소문은 연구실 밖으로까지 번져 나갔고, 그 바람에 죽은 자식의 시체를 들고 아버지를 찾아온 부모들도 있었다. 

정신 지배는 아버지의 오랜 연구 과제였다. 교육이나 세뇌가 아닌 생물학적 방식으로 정신을 지배하는 법. 뇌에 해를 끼치지 않고, 원래 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행동 패턴을 바꾸는 법이었다. 가시적 성과를 거둔 아버지는 또 다른 정신 지배에 관심을 보였다. 죽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거였다. 동물의 움직임은 신경 자극에 대한 근육의 반응이다. 뇌가 죽으면 신경 자극이 끊기고 움직임이 사라진다. 근육이 살아 있어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한다. 뇌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무언가가, 죽은 뇌에 침투할 경우, 뇌의 신경 신호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단발적이지 않은, 지속적인 움직임이 가능할 것인가. 가령, 서 있는다거나, 걸어 다닌다거나, 아니면 미소를 짓는다거나. 

주은은 해부학 강의를 듣고 있었다. 해부가 처음인 학생들은 단단히 각오를 하고 왔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뇌를 해부할 때 무너진다. 뇌를 분리하기 위해 얼굴을 절개하기 때문이다. 얼굴을 벗기고 거기 연결된 뇌 신경 조직을 잘라낼 때, 주은은 얼굴을 돌리고 구역질을 참는 학생들의 반응을 흥미롭게 바라 보았다. 나도 아버지 병원에 있을 때 처음엔 저랬을까. 주은은 기억이 없었다. 그때는 죽은 사람도, 산 사람도, 병든 사람도, 뭐가 어떠했는지 기억이 없었다. 주은의 관점에서 병원에 존재하는 모든 건 그저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할 유기물들이었다. 어디에도 감정을 이입할 여유가 없었다. 

주은은 산 것과 죽은 것의 차이가 궁금했다. 뇌의 신경 자극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까? 하지만 뇌를 들어낸 사람도 여전히 살아 숨 쉰다. 뇌는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장기가 아니다.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장기는 심장과 폐, 피부지 뇌는 아니다. 뇌는 왜 생겨난걸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일까? 아버지 연구실에서는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인간보다 효율적인 문제 해결력을 보였다. 동물은 무슨 이유로 뇌를 진화시킨 걸까? 

앰버는 해부학 시간 내내 주은의 팔을 잡고 있었다. 해부 시신의 껍데기가 벗겨지고 절개부가 드러날 때마다 앰버는 주은의 팔에 손톱 자국이 날 정도로 주은을 꽉 부여 잡았다. 양밍 아저씨와 유원지에 놀러 갔을 때가 생각났다. 유령의 집에 갔는데 옆에 있던 전혀 모르는 여학생 2명이 주은 겨드랑이 밑으로 고개를 처박고 주은의 팔을 부러져라 잡고 있었던 게 생각났다. 무섭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던 유령의 집. 겁 많은 여자애들 때문에 팔이 너무 아팠다. 

준, 넌 아무렇지 않아?

앰버가 물었다. 주은은 앰버가 키가 큰 여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앰버의 부리부리한 두눈이 주은 머리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사람을 냄새로 분간하다 보면 얼굴은커녕 키도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은은 어째서 냄새로 사람의 외모를 추정할 수 없는지 궁금했다. 냄새가 곧 사람의 유전자다. 그런데 왜 외모는 구분 되지 않을까? 성격과 행동과 암 발병 가능성은 알 수 있는데 왜 외모는 알 수 없을까?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 아버지는 알 수 있었겠지. 아버지는 내가 할 수 없는 모든 걸 할 수 있었으니까. 앰버는 눈이 들떠 있다. 뭔가 웃기는 생각이 난 것 같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은 눈. 앰버는 사람을 볼 때 항상 그런 눈이었다. 

나는 우리 아빠가 장의사라서 괜찮을 줄 알았어. 맨날 보고 자란 게 시체거든. 

주은은 앰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습관성 거짓말일까. 재미로 하는 거짓말일까. 다행인 것은 일일히 대답해 줄 필요 없다는 거였다. 앰버는 혼자 말을 지껄이는 편이라 굳이 맞장구 쳐주거나 대화를 이어줄 필요 없었다. 

너 카피바라 같다는 말 들어본 적 없어? 

주은은 앰버의 관심이 귀찮았다. 하지만 싫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싶진 않았다. 앰버에겐 악의가 없었다. 앰버는 사람에게 악의를 품는 사람이 아니었다. 주은은 자기가 카피바라와 어디가 닮았느냐고 물었다. 

너 맨날 뚱하잖아. 무표정이잖아. 그러면 너 좋아하는 사람들이 상처받아. 

엠버는 내가 좋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걸까 아니면 훈계를 하고 싶은걸까. 주은은 앰버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앰버는 주은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앰버는 통성명을 한 지 몇 분 안 돼 주은을 자기 집에 초대하려고 했다. 지인들과 파티를 하자고 했다. 휴대폰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휴대폰이 있었으면 하루종일 연락에 시달릴 뻔 했다. 하지만 앰버는 조만간 주은의 삐삐에 메시지 보내는 법을 알아낼 것이다. 앰버는 주은의 삐삐가 너무 신기하다며 관심을 보였다. 삐삐를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아무리 모른다고 해도, 집요하게 물었다. 주은은 또래 여자들의 문화가 낯설었다. 동경해 왔던, 같이 끼고 싶었던 또래 문화는 원래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주은은 앰버에게서 나는 익숙한 냄새의 정체를 알았다. 아버지 병원 단골 손님이었다. 크고 멋진 차를 타고 오는 아줌마였다. 아줌마는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었다. 원래 아버지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했지만 아줌마는 돈을 써서 금방 진료 받았다.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었지만 아버지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아줌마는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책임 진 몇 안 되는 환자 중 하나였다. 아줌마는 사람 마음을 사는 법을 알았다. 아줌마를 싫어했던 사람들도 결국 아줌마와 친구가 되었다. 아줌마가 부자가 된 것도 그런 재능의 결과였을 것이다. 아줌마는 누구도 적대하지 않았고 누구의 반감도 사지 않았다. 아줌마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같았다. 아줌마는 주은을 예뻐했다. 아줌마에게 받은 선물이 너무 많아 대부분은 잃어 버리거나 두고 왔는데 그 중 몇 가지는 아직도 갖고 있다. 아줌마는 주은이 병원에만 있는 게 안 됐다며 자기 차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나갔다. 주은은 아줌마 덕에 난생 처음 산도 보고, 들도 보고, 꽃밭도 보았다. 아줌마의 차에서 본 지평선 너머 끝없이 펼쳐진 노란 꽃밭을 주은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때 아줌마 차에서 나던 향수 냄새. 은은한 바닐라 향과 풀향과 과일향, 무슨 냄새일까? 향수에서 이런 자연스런 냄새가 날 수 있는 걸까? 아줌마에게 묻고 싶었지만 결국 묻지 못했다. 아줌마는 주은과 유채꽃밭에 놀러 갔다 온 뒤 오래지 않아 아버지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아줌마 차에서 맡았던 냄새였다. 앰버는 분명 그 아줌마와 같은 향수를 쓰고 있었다. 

앰버. 

응? 

무슨 향수 써? 

앰버의 눈이 밝아졌다. 주은에게서 처음 받은 사적인 질문이었다. 앰버는 그런 질문 받기를 기대했던 것 같았다. 앰버는 이후 거의 30분 동안 향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굉장히 복잡한 이름의 향수였고 역시나 주은은 기억할 수 없었다. 주은이 기억하는 건 아무나 쉽게 살 수 없는 향수라는 사실이었다. 돈이 굉장히 많아야, 향수에 아주 관심이 많아야 살 수 있는 제품이었다. 

향수 이야기로 시작한 엠버는, 마치 봇물 터진 듯, 자신의 취미, 일상, 가족 이야기, 미래 계획까지, 거의 반나절 동안 자기 이야기를 이어갔다. 주은은 앰버의 이야기를 정신없이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앰버의 집까지 끌려갔다. 앰버의 집에서 나머지 이야기를 마저 들어야 했다. 

앰버의 집은 부자였다. 그냥 부자가 아니라 수백년 된 부자였다. 그의 가문은 18세기 채석장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집안 어른들에 따르면 어느 불온한 무리로부터 결투를 통해 채석장의 소유권을 가져왔다고. 하지만 앰버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우리 집안 사람이 결투 같은 걸 했을 리도 없고 결투를 해서 이겼을 리도 없어. 우리 집 사람들 운동도 못하고 싸움도 못하고 밖에 나가면 항상 얻어 터지고 들어오는 키만 멀대같이 큰 약골들이야. 오죽하면 “허수아비 힐빌리” 불렸겠어. 

앰버의 “허수아비 힐빌리” 가문은 채석장을 시작으로 건설업, 부동산, 관광, 호텔, 카지노, 양조 사업에까지 발을 넓혔다. 앰버의 힐빌리 가문은 부동산 재벌이었다. 대도시마다 가장 크고 비싼 건물 하나 이상씩 소유한, 매년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리뉴얼 하는, 정말 돈이 많은 집안이었다. 

…20세기 중반인가, 어떤 바보가, 우리 할아버지의 삼촌이래나 아무튼 그랬던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서, 천국에 가겠다고, 그동안 우리가 부자 되는 동안 너무 많은 죄를 지었다고, 베풀고 가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회사 돈을 전부 빼돌려서 종교 시설에 투자한 거야. 노숙자 쉼터, 배급소, 교육시설, 자선단체, 해외기부 이런 데 돈이 하수구처럼 빨려 들어갔어. 거의 모든 사업이 부도 났어. 돈이 들어가야 할 데 들어가지 않으니까. 현금 흐름이 끊겼으니까. 그래서 그때 다들 우리 집이 망하는구나, 산업혁명, 노조파업, 대공황, 세계대전, 석유파동, 금융위기도 버텼는데, 200년 넘게 끄떡 없었던 가문이 정신 나간 광신도 한명 때문에 훅 가는구나 그랬거든. 근데, 그랬다가, 한 십년 지나니까, 다시 또 부자가 된 거야. 그 전이랑 똑같이. 아니 그 전보다 오히려 더. 그 광신도가 돈은 다 털었어도 끝까지 하지 못했던 게 땅을 파는 거였거든. 땅은 함부로 팔지 못하도록 지주 회사 소유로 묶어 놓았거든. 우리집 사람들이 싸움을 잘해서, 사업을 잘해서, 공부를 잘해서 부자가 된 게 아니야. 땅을 붙들고 있어서 부자가 된 거야. 전쟁이 나도, 폭격을 받아도, 세상이 열두번 천지개벽해도, 땅은 계속 거기 있잖아. 땅이 있으면 안 망하는 거야. 계속 부자인 거야. 돈은 있다가도 없고, 플러스였다 마이너스도 되지만, 땅은 그게 아닌거야. 계속 플러스인 거야. 

앰버는 자기 소유 건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증여받은 건물이라고 했다. 런던 중심가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한 빌딩이라고 하는데 주은은 물론 알 턱이 없었다. 앰버는 자신의 건물에서 무얼 할 계획인지 이야기했다. 지금은 세입자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지만, 계약이 끝나는대로, 학교를 졸업하는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했다. 

…지금 1층은 패션 매장이고 2층은 가구 매장이거든? 둘 다 장사가 잘 돼. 그러니까 거긴 그냥 두고, 3층이 무슨 약 파는 회사인데 거기는 계약 기간 끝나는대로 병원으로 바꿀 거야. 3층부터 6층까지 병원으로 바꾸려고. 준 너 졸업하고 개업하려면 꼭 우리 건물에 와서 해. 내가 월세 진짜 싸게 해줄 거니까. 7층 8층은 여행사를 할 거야. 일본 전문 여행사. 물론 중국이랑 한국도 꼽사리로 넣을 건데 어쨌거나 일본 전문 여행사야. 일본에 갔다가 시간 남으면 다른 데도 들르는 거지. 제일 꼭대기 층은 파티 전문 공간으로 쓰려고. 하루 대여료 1만 파운드. 지금은 어떤 이상한 인터넷 회사가 들어와 있는데 빨리 좀 나갔으면 좋겠어. 거기 나가면 너랑 나랑 같이 가서 파티하자. 

주은은 앰버 말은 듣지 않고 치즈만 주워 먹고 있었다. 원래 앰버가 자기 집에서 만든 술을 마셔 보라고 안주로 준 건데 주은은 술은 안 먹고 치즈만 주워 먹고 있다. 치즈가 고급인 걸 아는 거였다. 프랑스에 여행 갔다 가격도 안 보고 산 특제 치즈인데 먹고 너무 맛있어서 잘 되지도 않는 프랑스 어로 전화를 걸어 또 주문한 것이다. 앰버는 주은이 자신의 미래 계획에 관심 없는 것이 서운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치즈 더 줘? 

응 고마워. 

그래서, 개업할 거야? 

응? 무슨 개업? 

졸업하고 어떻게 할 거냐고. 개업할 수도 있잖아. 

아, 나는 개업은 안 할 거야. 집에서 놀 거야. 

하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잖아. 

집에서 말 길러. 말 기르려고. 

말이라고?

응, 말들 엄청 예쁘게 생겼어. 

주은은 덧붙이고 싶지 않았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주저하다 집에 놀러 오면 말 구경시켜주겠다고 했다. 너네 건물은 언제 놀러 갈 수 있느냐고 별로 묻고 싶지 않은 말도 덧붙였다. 관심도 없는 말을 들어주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치즈가 너무 맛있었다. 중국에서 먹은 치즈는 치즈가 아니라 치즈 유사품이었다. 그건 공장에서 만든 공산품이었고 이건 요리다. 오래 심사숙고해서 만든 창작물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맛을 낼 수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앰버의 향수도 발효된 물질을 사용한 것이다. 서양인들은 미생물을 이용한 상품 개발에 재주가 있는 것 같았다. 서양인들 몸에 그런 미생물이 서식하는 건 발효된 물질을 먹기 때문일까? 냄새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지만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세상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앰버는 주은이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자기 집 이야기에 이렇게 무관심인 사람은 처음 봤다. 남자든 여자든 어른이든 애들이든 자기 집 얘기, 건물 얘기를 하면 다들 눈빛이 달라졌다. 어떻게든 자신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안달이 나거나 그런 걸 애써 감추려고 했다. 근데 주은은 달랐다. 안 그런 척 관심 없는 척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아무 관심이 없었다. 자존심 상했지만 어쩔 수 없다. 쟤는 저런 게 매력인가보지, 저런 게 매력이라 내가 지금 이렇게 집에 데려와서 아양을 떨고 있는 거겠지. 

주은은 치즈를 다 먹을 때쯤 앰버가 한 이야기 거의 대부분을 잊었다. 채석장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그 이야기가 왜 나온 것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부모님 건물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왜 그런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중국에서도 “우리집에 금송아지가 있어요” 그런 유치한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호응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주은은 앰버 같은 여자들의 인플루언서 감성이 낯설었다. 지금이라도 앰버의 인스타그램에 한번 들어가 볼까 싶었지만 몹시 귀찮았다. 요즘엔 휴대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남의 인스타그램을 구경하기 위해 휴대폰을 개통하고 어플리케이션들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니. 그냥 안 보고 마는 것이 주은에겐 합리적 선택이었다. 

치즈를 다 먹은 주은은 이제 집에 가야겠다고 일어났다. 문득 종교에 미쳤다는 앰버의 광신도 친척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게 앰버가 한 말 중 유일하게 주은의 기억에 남은 이야기였다. 주은은 앰버에게 물었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 회사 돈으로 천국 가겠다고 한 사람. 

아… 할아버지 삼촌. 자살했어. 횡령죄로 감옥에서 3년 살다 나와서 자연인의 삶을 살겠다고 남은 거 다 처분하고 스코틀랜드로 가서 절벽에서 뛰어 내렸어. 

작품 등록일 : 2026-03-25
최종 수정일 :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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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ody’s files #37

주은이랑 친구하고 싶다

그럼 저런 질문 받을 수 있을꺼 아니야

너무 재미있다 쨕
복숭아   
흥미진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음
진미오징어   
ㅎㅎ 소장이 늘상 말하던걸 소설로 보니 재미있구만?
슬리피캣   
얘네 둘 앞으로 어케 될까...?나도 앰버가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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