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란 주제를 시작하면서, 의외로 나랑 잘 맞아서 깜짝 놀란다.
음악인은 사랑노래를 불러라, 깨비는 꽃그림을 그리겠다.
석봉씌 빙의되서 한창 그림그리다가 끊어졌다.
할미상사의 10년 숙원사업인 경제캠프로 학교 뚫어서 예산 받아내기를 한 1년쯤 징징거리는 거 듣다가 비슷한 진로직업탐색으로 2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남자중학교 대상으로 하는 중인데, 1~3학년 전체에다가, 31반을 각자 진행한다는게 이렇게 힘든 진행과정을 거치는 줄 몰랐다.
박람회보다는 쉽다 싶었는데 당일 날까지 이리저리 수정하고 알아보고, 관리하는 건 똑같네.
변명은 하지 않겠다(눈물), 이미 수많은 약속을 하며 하루아침에 깨버린 사람들을 보면서
창작자인 나또한 비겁한 인물인것이다(눈물)
그래도 어떻게 저렇게든, 꽃을 가져옴.
근데 거의 한달반 정도의 기간을 거쳐 그린거라, 당최 무엇을 그렸는지는 모르겠고 약간의 흐름은 기억난다.
이거는 초창기에 무슨 솔방울 모양이에 루피너스인가 하는 그림을 그리다가 망쳐가지고 어떻게 저렇게 살리면서 마무리한 그림이다.
이것도 초창기 작품인데, 꽃이란 2에서 못생겨서 탈락했다.
어부지리로 공개되었다. 꽃이 여러분들께 절을 할 것이다. 봐줘서 고맙다고
하도 서류 업무에 스스로 사축임을 자축하다 보니, 핀터레스트에 꽃그림을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꽃에도 테크닉이 들어가있지만, 꽃병이 날이 갈 수록 화려해진다. 그래서 아, 나도 꽃병에다가 힘을 줘야겠다고 생각하다가
할머니 상사가 눈칫껏 몸보신 시켜준다고(그럼 또 좋다고 처먹으면서 넘어감, 시불) 우렁쌈밥집을 갔는데, 풀때기가 너무 이쁜 거 있지. 그래서 아니다, 꽃이란3은 풀때기란 주제로 가자!
하면서 막 삽질했다.
뭐.
항상 그럤잖아.(우김)
심지어 아직 삽질이 끝나지도 않았음.
그러다가 센터일로 친해진 바리스타 선생님을 통해서, 이것저것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전수받으면서
좋아하는 일을 실질적으로 해내기 위해서 박람회를 가보라고, 자기는 잘 가본다고. 거기 가면 그 주제에 맞는 새로운 트렌드, 많은 업체들을 통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6월 초에 sectec에서 진행한 창업박람회를 갔다.
가기 전날에 그린 그림이 분꽃이였다.
그림이란게 그림 자체로만도 빛날 수 있지만 글이나 다른 디자인이랑도 어울릴 수 있다는 걸 나한테 보여줬다.
그래서 이제 보정기술을 배워야겠다. 4년 내내 대학생활때도 드럽게 못해서 때려쳤던 포토샵 보정기술책을 주섬주섬 끼어놓고, 직장 때려치고 프리랜서로 할 수 있는 거 찾고 싶어서 홈페이지 제작 코딩도 주섬주섬한 채로 sectec 창업박람회를 갔는데 글쎼,
사진 뽑기 기계 홍보부스에서 그림을 뽑았다.
어설프지만, 얼추 나오는 거 보고, 내가 기술적으로 뭔갈 배울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기술이야 점점 진보하고 전 날 서울교육청에서 했던 진로관련 연수에서도 디지털세대 어쩌고 AI어쩌고 하는 판에,
내가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냐고 차라리 무식하게 그림 그려서 손도끼 장인, 호미 장인, 냉면 장인, 그런쪽으로 가는게 나을 거 같음.
왜냐하면 그날 청소업체 부스를 만나서 일 그만두면 청소서비스업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겠다고 온갖 계획을 세워놨는데 바리스타샘이나, 놈팡스나 존나 아니라는 표정을 지음.
유일하게 사장님을 해보고 싶은 도전 분야가 생긴지 3일만에 끝난 삼일천하 살림청소업까지 가고 나니까 처음으로 돌아왔다.
꽃이란 주제 함은, 꽃이고 꽃이란 함은, 꽃을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작년보다 올해 부쩍 친해진 바리스타 선생님이랑 퇴근 후에 이야기 하다가 카페에서 12시까지 떠들다가 다음 날 출근할 때 졸려서 혼미할 정도로 서로 말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원래도 시크하고 담담하게 말하긴 했지만, 15살 아들을 키우면서 가족이랑 같이 음식점과 카페를 병행하면서 결혼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있으면. 충격적일 정도로 후회가 없다.
아, 이혼했는데 이렇게 까지 후회가 없을 수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나를 위해서 이혼했고, 나 행복하자고 끝냈고 그 뒤로 삶이 더 만족스럽다' 라고 말하면서 가끔씩 곰곰히 생각하다가도 웃으면서 자기는 결혼도 안맞고 자식도 안맞았던 것같다고 한다.
그런 것 치곤 아들이랑 친구처럼 잘 지내긴 하는데 친척들이랑 한데 같이 어울어져서 사니 봐리스타샘도 덜 힘들지 않았나 싶음.
미혼인 내 입장에서는, 좋은 결혼으로 행복한 생활 편한 생활을 꿈꾸기 마련인데 처절할 정도로 매일매일 비즈니스와 가까운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듣고 있으면 남이 보았을 때 괜찮은 결혼생활이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힘든 선택이였지만, 힘들지 않은 선택이 '이혼'일수도 있으며, 행복한 선택이지만, 행복하지 않은 '결혼'일수도 있다는 건 넘나 무서운 현실인데, 미혼일때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게 공포괴담 1위 수준이다.
이혼을 하고 약국에서 일하면서 친가에서 아이를 키웠고 작년부터 성남에서 했던 카페를 여기서 다시 시작하면서 바리스타 1세대 답게 교육쪽으로 잘 가르쳐주셔서 여러모로 바리스타 찾는 학교들이 많아 야무지게 보내드렸더니 올해는 꽤나 학교나 센터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그리고 여름에는 할미상사가 염원하는 늙은 쥐(제 값은 안하면서 바라는 것만 많은 주제에, 요령없고 진따같은 할미상사를 언성으로 밀어붙이는-이하 할미상사 관점-)들을 없애버리는 계략으로 캠프의 주제(전:경제) 를 현 주제(현:창업) 에 맞게 바꿔보겠다는 아이디어를 나한테 냅다 던졌는데,
강가에 던진 돌 처맞는 개구리가 누구겠음. 나임. ㅋ
그래서 바리스타 샘한테 달려가서, 8년동안 카페 하셨으니 실질적으로 경영에 필요한 이유도 잘 알지 않냐, (여동생도 빵해서 제빵도 일가견 있음)
다른 선생님들은 애새끼 돌봐야한다고 하는데 선생님은 그런 유형이 아니라서 흔쾌히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올해 46살인데, 삶이 안 끝났음. 무려 이제 시작인 늑힘.
할미 상사 내년이 60살인데, 삶이 안 끝났음.
이제 결혼한 자식들을 훌훌 털어내고 인생2모작해야하는데 자꾸 밥만 맥임.
PC세계에서는 늙은 나이일지 모르겠는데 현생에서는 미친듯이 일하면서 살아가야할 생존나이임.
좋은 남편은 아니였던 남자를 만나 첫째 아이를 사산하고, 둘째 아이를 낳아 이혼하고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삶은 끝나지 않는것이다!! 나는 좋은 남자 만나고 살면 삶이 끝난 줄 알았지 !! 나쁜 남자 만나도, 좋은 남자 만나도 내 삶을 계속 되는 것이다!!!
니미, 엄청 길어!!!
(접시꽃)
어느 날, 센터에서 허연증 있는 사람 덕분에 온갖 똥쓰레기 뒷치닥거리를 하느라 스트레스 받아서 바리스타 샘 카페로 도망쳐온 날(항상 그랬음, 그래도 항상 친절하게 받아줘서 고마웃)
바리스타 쪽은 교육프로그램으로 경쟁자들이 많고, 시골 시장 근처라서 성남에서 하던 방식은 안 먹히는 것 같아 여러가지 고민을 하다가 어머니가 건강하셨는데 80세가 넘으시면서 당뇨? 아무튼 혈압이 오르면서 약선차를 찾아보고 있다고 하셨다.
선약차요? 아니 약선차요.
약재를 가지고 차를 만드는거요.
예전부터 꽃차에 관심은 있었고, 꽃차 시장도 넓어서 나한테 그런 디자인도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꽃그림을 시작한거였다.
근데 거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서 단순히 꽃차가 아니라 약재공부를 통해서 한약말고 약이 되는 차를 천천히 해보고 싶다고. 앞으로 10년을 알아보고 노년에 할 거라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할 수 있는 것들이 명확해지고 여유로워진다고 하시는데 뭐든 조낸 열심히 함.
자기네 건물 2층(아버지때부터 갈비집을 했음)에서 프로그램도 돌리고, 자격증 발급도 하고 그런 프로그램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을때, 그거에 영감받아서 청소서비스업 한다고 깝쳤나봄.
이 사람한테는 미래가 있구나. 남이 보았을 때는 어떤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그동안 시행착오를 다지고 또 다져서 지금도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있구나, 앞으로도 그러겠지.
중요한 건, 꺽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건, 꺽이지 않는, 꽃
언제나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다시 봄이 되면 피어날 꺽이지 않는 꽃.
강한 뿌리도, 강한 줄기도 없지만 어김없이 피우는, 꽃
1. 바리스타 선생님 이야기
https://idpaper.co.kr/book/view.html?workSeq=20983&_dm=1
2. 조팝꽃에 소울담은, 깨비 그림 마지막꺼 봐주기.
https://idpaper.co.kr/book/view.html?workSeq=2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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