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생각만 더럽게 많고 행동하지 못하는 똥멍청이 나에게 유일한 자유로운 행위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알았다. 그림을 그리는 내가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
그림을 보고 바라보는 자유로운 사람들 덕분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역사에 남은 그림들, 다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기억해주어서 그렇다.
지혼자 쳐그려놓고 지혼자 쌩쇼한건데 사람들이 좋아해준거다.
그XX가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 그 그림을 보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당신들이 자유로운 사람들이다.
이드페이퍼에 들락날락한지 8년쯤 됐는데, 나는 스스로 이드에 속할 수 있는 사람일까 고민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찾아오지 않는 날들이 더 많고나서야 이드페이퍼가 좋아졌다.
이젠 왜 이드페이퍼를 사랑의 커뮤니티라고 부르는 지 알겠다.
직장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했다. 그림 그리지 않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궁금했다.
하나 확실한 건 그림 그리는 사람들보다 훨씬 자유롭고 아는 것도 많다.
그리고 알았다. 나보다, 그림보다, 예술 보다 더 자유로운 것은 그것들을 즐기고 바라보는 사람들 몫이라고.
내가 하는 직장일은 청소년 교육과 더불어 문화예술사업공고를 따는 일이다. 기관도 보고 단체도 보고
안목 높은 거지예술가들도 많이 봤지만, 내가 돌아올 곳은 문학관이라고 생각했다.
학벌을 높이고, 유학을 가고 전시를 하고, 나 혼자 고고하게 높아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그럴 능력도 없음)
사람들이 숨쉬고, 즐기고, 느끼고, 가끔 개소리를 하면서 치고박고 하는 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예술도, 그림도, 족같은 뭣도 아닌 철학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숨쉴 수 없고 자유로울 수 없다.
오로지 그것들을 즐기는 사람들 몫이다. 나도 그 한편의 일부가 되어 살다 가고싶다.
길거리에서 개나소나 음악을 즐기는데 왜 그림작품은 허연벽면에서 처박힌 상태로 즐겨야하는지 모르겠다.
새해복많이
올해부터는 2평짜리 개인사무실을 퇴근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적당한 완성도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이드페이퍼 언제나 한결같이 있어줘서 괌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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