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은 일들에 대한 것들을 쓰고, 그리며 기록하고 싶지만 몸이 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무력증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지금은 울산 집에서 마음과 몸이 아주 편해져서 글을 쓸 기력이 생겨 기억들을 두서없이 조금 남기려 한다. 내일 새벽에 서울로 돌아가지만 또 기록 할 힘이 생길 때가 오길 바란다.
4년 전 우울증 앓고 있지만 우울증이란 것을 모를 때, 스스로를 엄청 자책했다.
늘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심한 날이면 누군가 내 머리를 내리치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진통제를 먹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두통이 찾아왔다. 긴장감이 심해지면 헛구역질을 했다.
사는 것은 누구나 다 힘드니까 이런 증세들은 현대인의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다들 그럼에도 다 해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나약하고 무능한 스스로가 너무 싫었다.
많은 20대들이 그렇겠지만 공부도 하고 싶은 것도 참 많았다. 다시 영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운동을 해서 아름답고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도 가득했다. 하지만 그때 세운 많은 계획들을 하나도 제대로 해낼 수가 없었다.(해낼 수 없는 계획들을 매일 만들었었다.)
잘 시간이 되면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마구 뒤섞여 불안, 우울감이 깊어졌다.
이불 속에서 눈물을 흘리곤 했는데, 얼른 잠들어버리고 싶었지만 아침 6시쯤이 되어야 잠이 왔고 적어도 아침 9시에 기상을 했어야 했다. 몽롱한 채로 출근을 했다.
그 당시 대학교 4학년 2학기에 스타트업 디자인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는데 간단한 업무도 너무 버거웠다.
아무리 집중해도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나는 그 안에서는 할 일을 제대로 못하는 실없이 잘 웃기만 하는 사람이었다. 남에게 피해를 입기 싫은 만큼 내가 피해를 주는 것이 매우 싫었었는데, 나는 내가 제일 되기 싫어하는 타입이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