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보고 와서 가슴이 웅장해진 글쓴이다.
교토여행기를 마저 쓰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한다.
저번 글에 돈 준 언니들 댓글 써 준 언니들 고마워요.
앞으로 재밌는 사진으로 은혜갚을게요.
https://idpaper.co.kr/book/view.html?workSeq=14559
2022/08
`생활하듯 여행하자`가 모토라 방문한 곳 자체는 별로 많지 않아서 대부분 주절거림이다.
아침 먹고 오후까지 늘어지게 자다가 앞머리에 침만 바르고 나감.
교토인은 배타성으로 유명하다.
일부긴 하지만 같은 교토인들끼리도 사는 동네따라 진정한 교토인이냐 아니냐 따진다.
이런 배타성이 잘 드러나는 교토명물(?) 이케즈이시(いけず石).
이케즈는 교토방언으로 짓궂다, 심술궂다는 뜻이고 이시는 돌이라는 뜻이다.
즉 심술궂은 돌.
게하 나서다가 발견했다.
좁은 길을 걷다보면 모퉁이집 앞에 하나씩 있다.
교토는 전통보전입네 뭐네해서 도로확장공사를 못하는 동네가 많은데 그런 동네에서 운전자가 커브 틀다가 담벼락을 부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운전 단디 안하면 돌이 차체 끍어삔다는 집주인의 으름장을 나타내며 다른 지역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어 교토의 배타성을 나타내는 상징 중 하나로 보는 사람이 많다(약 1명 = 나).
교토인의 배타성을 나타내는 교토명물2. 이누야라이(犬矢来).
이누는 개, 야라이는 음으로 보면 밤에 오다(夜来)로도 읽을 수 있다.
외벽 덮개같은 건데 개가 오줌 갈기면 목조건물이 상하기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 세운 것이 시초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시대에 들개는 없고 남의 집 담벼락에 소변보게 하는 견주도 잘 없을텐데 아직 남아있다.
프라스틱제를 쓰는 집도 있나보다.
하여튼 이것도 다른 지역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어 교토인들의 배타성을(이하생략)

이 약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교토는 삼메다에 하나씩 절간이 있다.
처음엔 눈이 돌아가지만 이틀째부터는 적응되어 동네 씨유 보듯 대할 수 있게 된다.

귀엽
동복사(東福寺) 가는중. 목적지는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길.
조용하고 깨끗한 동네라서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 너무 좋았다.

가다 보면 계곡과 와운교(臥雲橋)가 나온다.
와운은 구름에 눕다 라는 뜻으로 은거하거나 칩거한다는 뜻이다.
유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어쩌고저쩌고...대충 옛날에 그런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한다.

넘실대는 나무들이 구름같아 보이기도 함. 단풍시기가 절경일 듯.
드라마 오오쿠 촬영지였대(옆에 할아버지 설명 엿들음).
본당. 그래도 유명한 절이니까 한 번 보고나 가자.
일본 절간은 의외로 크기다 크다. 그리고 대부분 2층짜리로 짓는다.
한국절과 마찬가지로 못을 쓰지않고 나무조각을 조립해서 짓는 건 똑같다(확대해서 처마밑 기하학적인 모양 좀 보라며). 근데 한국이 단청으로 화려한 반면 일본은 색을 안 칠한다.
이건 이거대로 정취가 있다.
쨌든 전부 수백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게 대단할 따름.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도중에 발견한 죽정장(竹情荘)이라는 갤러리 겸 카페.
돌아가는 길에 예쁜 정원 보며 코오피나 한 잔 때릴까 했는데 까먹음.
갈 사람은 참고해라.
오늘의 목적지. 메인. 크라이막스. 광명원(光明院) 도착.

입구에서 돈 내고 신발 벗고 안으로 들어가면…

와---
내 첫마디는 와-였고 한동안 진심에서 우러난 와-밖에 안 나왔다.
이건 직접 봐야하는데 사진밖에 못 보여주는 게 너무 아쉽다.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네 집이 통째로 신비의 세계에 떨어졌듯 이 건물도 3면에서 신비의 뷰가 압도해 온다.
정원 이름은 파심정(波心庭).
파심은 파도의 중심이란 뜻으로 파도의 중심정원이라는 이름.

굵은 모래에 갈퀴로 파도모양 내고 바위를 세운 정원양식을 카레산스이(枯山水)라고 하는데 카레산스이 정원은 다른 데도 많다.
그런데 여기를 고른 이유는

집 기둥이 프레임 역할을 해서 정원을 그림처럼 돋보이게 해 주기 때문이다.
기둥이 감상에 방해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풍경을 돋보이게 해 줌.
막연한 풍경에 좌표를 찍어준다 해야하나.
걸을 때마다 프레임 안으로 보이는 정원각도도 달라지는데 그냥 그림을 넘어 3D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이거 뭔 말인지 유남생?
그림이 움직인다고!

이거 봐 정원만 보면 노잼이잖아. 이런 정원 자체는 교토에 널렸음.

아까 입구에서 본 동그란 창문.
한번에 다 안보여쥬지 쪼끔만 보여쥬지 요만큼만~ 하는 변태스러움을 느낄 수 있으나 그게 정원을 더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다 보여주면 재미없어 멋없어.
또 하나 느낀 거.
서양인은 정원 나무를 동그라미 세모네모 오만모양으로 예쁘게 깎고 옮기고 자연을 인위적으로 바꿔서 감상하는데, 일본인은 정원은 최소한의 손질만 하고 인간이 그림 틀속으로 들어가듯이 그림틀(창틀)만 바꿔 요 각도 조 각도로 감상하는, 자연에 손 안 대고 냅두는 동양적 갬성이 있다. 자연을 가마니 냅두는 미, 가마미라고나 할까.
일본의 미는 가마미다.
근데 생각해보면 가마미는 한국이 한 수 위인 거 같기도 함.
모든 방에 들어가 볼 수 있다.
문을 다 열어제끼지 않고 반만 열어놓은 대목에서 역시 변태적(칭찬임)인 미감을 느꼈다.
1편에서 소개한 쿄마치야 숙소와는 달리 대부분 지역의 저택은 쪽마루가 연결돼 있어서 마루따라 맨발로 전부 돌 수 있다.
본채 행랑채 사랑채 옮겨가며 죄~ 다른 프레임으로 감상하시라. 화이팅! (원지풍)
날이 저물면 스님이 이 방 저 방 돌며 무드등도 켜 준다.
좀 늦게 간 것도 있었지만 한시간쯤 있는동안 다른 손님 거의 안 왔다.
의외로 잘 안 알려진 곳인 듯?
이 절간,
해우소는 어떨까?

예상과 다름없이 청결깔끔정갈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편안함이다.
일본 화장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한다.

변기에 앉으면 눈 앞에 이런 것이 보인다.

비록 육신은 똥간에 있지만 정신만큼은 아름다운 것으로 극락놀음하겠다는 강인한 미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바세계로 돌아왔다.
모기 108방 정도 물렸는데 좋은 풍경 보게 해 준 육보시라 여기기로 했다.

저녁약속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그냥 걸어가기로.
카모가와 강변 따라 기온시죠까지.

카모가와 강 근처에는 이런 으리으리한 요정이 많던데 이 정도 규모 전통가옥은 도쿄에서는 이제 손꼽을 정도로 적다.
여기 혹시 옛날에 유곽이었던거 아니냐?

기모노 입은 점원이 문 밖까지 배웅해 준다. 인당 이삼만엔은 할 듯.
이런 비싼 요정 가는 사람들 하나도 안 부러워. 안 부럽다니깐. 나는 정말이지 눈곱만치도 하-나도 1나도 안 부러워(강한 부정은).

여기 길 전부 이런 전통 요정들이 늘어서있고 가로등도 전통등 모양으로 예쁘게 꾸며놨다.

손떨림 ㅈㅅ
갑자기 개울이 나오고 그 주변으로 분위기 좋은 가게들이 끝없이 나옴.

갑분 스코틀랜드느낌 나는 건물도 나오고(스코틀랜드 안 가봄)

언년언니가 좋아할 것 같은 모택동 굿즈가 있는 베이징느낌 나는 가게도 나오고(베이징 안 가봄)

암스테르담느낌 나는 가게들도 나옴(암스테르담 안 가봄)
도대체 가 본 데는 어디냐.
앉아서 쉴 수도 있다. 핫스팟인가봐.
사진 찍는데 애기엄마랑 애기랑 눈 마주침 졸귀
지인이 저녁 사 줬는데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이드에 소개하고싶다.
오징어 튀김! 보통은 생오징어를 튀기는데 이건 건조오징어(고추장, 마요네즈 찍어먹는 그거)를 얇게 찢어서 튀긴 거다.
어 그렇구나 하고 별 생각 없이 하나 먹었는데 따끈따끈 쫄깃쫄깃 달콤짭짤 개존맛탱!!!
나 이거만 두 번 시켰잖아 너무 감동적으로 맛있어서.
교토토박이 지인 왈 이거는 교토나 그 주변지역에서만 파는 거래.
한국에는 있나? 몰라 누가 만들어 팔아봐봐.
(2023년 정보) 겨울에 한 번 더 갔더니 저 메뉴는 기간한정이란다. 여름 되면 다시 팔수도?

정종도 종류별로 마셨다.
참고로 그 뒤에 있는 물은 정종 만드는 과정인지 결과인지에서 생긴 물(시미즈 어쩌고)이라는데 일반 물이랑 맛이 다름. 아주 약간 걸쭉하고 달다(고로쇠물만큼은 안 달지만).
꼭 마셔봐.
귀갓길 아니 귀게하길.
도쿄랑 달리 길 널찍하고 사람 적고 바람도 시원해서 걷고싶었다.
알딸딸~ 할 땐 걸어야제?

도중에 세이메이 신사가 있었다.
음양사 영화 본 사람?
거기 나오는 귀신잡이 주인공 아베노 세이메이가 실존인물인데 그 사람 모신 신사다.

밤이라 문 닫았지만 저번에 교토 왔을 때 낮에 가 본 적 있다.
귀신 쫓는 별표!
도-만 세-만 도-만 세-만...

다시 쿄마치야가 늘어선 주택가로 돌아왔다.
마지막편인 3편은 남은 거 조금이라 양이 반토막 될 듯.
끝.
아 그리고 탑건 안 본 사람은 꼭 봐라.
+ 돈 준 언니들 고맙습니다.
++ 배경화면 해도 돼~
+++원지풍은 유튜버 `원지의 하루` 풍이란 뜻ㅋㅋㅋ
++++ 오징어튀김 이자카야는 京おばんざい じろく亭(쿄오 오반자이 지로쿠테이)라는 데야.
산죠역에서 걸어서 1분인데 내려서 가게이름 じろく亭만 구글맵에 복붙해도 나올거야.
주소 604-8017 京都府京都市中京区材木町174
黄桜ビル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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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 ㅋㅋ담주 교토가는데 마니 배웠당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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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절 존나 많고 정갈한 모래정원 많았던거 기억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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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엌 세이메이 신사 교토에 있는거 첨 알았네 사진 넘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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