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사는 사진은 잘 못찍는 이드녀입니다.
3월에 다녀와서 좀 오래되긴 했는데 이드녀들하고 언젠간 나누고싶었음
내인스타에도 올린 사진들 있어서 혹시 지인분들, 나 알아보면 모른척 해줘요 ㅋㅋㅋㅋㅋ
세계 1위식당이라는 Noma의 교토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가 이 식당 셰프라서 친구얼굴도 볼겸식사예약을 했는데
신칸센 비용, 숙박 비용 식사비용 다 합쳐서 20만엔 정도 들었다. 식사가 13만?14만이었던듯. 가격이 아무리그래도 후덜덜하다고 생각은 함 ㅋㅋㅋ
그릇부터 재료 하나까지 헛투루 고른것 없고 누군가의 정성과 철학, 스토리가 있는 각각의 아름다운 것들이 모여 한끼 코스 메뉴라는 대서사시가 완성되었다고 느껴졌다. 노마셰프놈들 변태(?)인거 생각하면 뭐 너무 좋은게 당연한데,(내친구 맨날 재료 똑같은거 하나를 찌고볶고지지고 온도바꾸고 햇빛이 없을때 수확하고 있을때 수확해보고 ㅋㅋㅋㅋㅋ 차이를 느껴보는 미친놈임 ㅋㅋㅋㅋ) 생각보다 더 감동이었음. 벚꽃이 만개한 교토의 분위기가 어울러져 아름다운것들을 보고 느끼고 일부가 되는게 삶이라고 느껴졌던 멋진 순간이었어. (그리고 그러려면 돈 더 열심히 벌어야겠구나…)
맛은 진짜 특이한 재료도 많이 쓰고 한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지...? 실험적이라는 식당들 가면 맛을 100프로 못잡는 경우가 있었는데 노마가 1위인 이유가 이거구나 했어 ㅎㅎ
그리고 가이세키요리테마/가벼운 해산물 채소 위주라 미친듯이 먹고 소화가 잘되서 신기했음
구럼 갑니다!
팝업이 열린 에이스호텔 입구. 교토에서 요즘 가장 핫하다는호텔인데 유명한 건축가 아저씨가 지었다구 한다. 호텔 내부 인테리어도 좋았고 내 교토에 대한 이미지는 올드한데 이번 교토 방문을 통해 편견이 바뀌었음


식당입구와 레스토랑 데코레이션. 이번에 테마가 일본 가이세키 요리의 노마식 재해석이어서 친환경적이고 일본에서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해초류 (다시마 등)에 많이 포커스해서 미역같은 장식이 많았음 ㅋㅋㅋㅋ


시간, 텍스쳐, 자연을 고려해서 요런 나뭇잎, 조개, 해조류를 활용한 데코

나 이런 질감 느껴지고 이런 그릇 너무좋아하는데 우리 테이블로 안내받자마자 요렇게 그릇들이 놓여있었다

17가지 코스 시작. 코스의 시작은 가이세키 요리의 八寸 (핫선 스타일). 제철재료로 5가지 메뉴를 아름답게 담아냈다.
Yuba and ramson
Koji cake with ginger
Tomato Flower (토마토를 어케 말렸길래.. 어케 만졌길래 저렇게 예쁘게 꽃모양으로 담아내냐!!)
Cherry Leaf (흑마늘과 어울러진 오묘한 맛)
Pollen Gel



우리 일행중 애보다가 와이프랑 같이 와서 머리만 보여도 꼬질한 내친구는 이해해달라.
쥬스페어링과 와인페어링중 선택 가능했는데 나는 알중이라서 와인페어링했어요.
이거는 내가 평소에도 좋아했던 교토의 니치니치 양조장에서 노마를 위해서 만든 스파클링 사케라고 한다.
내추럴 와인처럼 요즘 '내추럴 니혼슈(사케)"를 시도하는 양조장이 늘고 있는데 그중 하나임. 도쿄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니 여행와서 니치니치(日日라고 써있는 사케) 보면 한번 드셔보아요 여러분
아니 근데.. 이때부터 다마시면 그냥 무제한으로 술을 더 줘서.... 예감이 불안했다 ... 취하고말거란걸 알았다
다음은 Seawead Shabu-Shabu (해초 샤브샤브)와 카나가와현에서 온 맥주
요 예쁜 뚝배기에 (안에 엄청 뜨거운 돌들을 넣어서 온도를 유지했다 싱기싱기)
다시마, 해초, 시금치를 코나츠를 육수랑 폰즈소스랑 먹음. 육수에는 베르가못이랑 산쇼랑 들어갔다고 한것같음. 생소한데 어디서먹어본맛이기도하고 상큼한 맥주랑 너무좋았다.

다음은 Bamboo Shoots in squid broth - 옥수수, 차, 오징어로 맛을 낸 국물에 죽순. 교토의 어린죽순이라는데, 얇게 자른 죽순 식감이 너무좋았다..
나 있짜나 누가 이렇게 밥해주면 평생 채식주의자로 살수있을거같아요... 여기에 야마나시현에서 온 샤르도네 와인이 페어링 되었는데
누가 야마나시현이라고 얘기안해줬으면 프랑스에 어디 핫한 내추럴와인생산자가 잘 만든 샤르도네라고 생각했을듯.
일본에서 와인 마실때마다 그냥 그랬는데 너무충격적이었음.

요건 swordfish belly. 이거 한국어로 뭐더라?? 다시마로 맛을 낸 버터소스랑 같이 서브되었는데 코스중에 가장 평범했지만 버터가 맛이없을수없자나... 싹싹 핥아먹음 ㅋㅋㅋ

Starburst라는 멋진 이름이었던 토토리현의 사케. 약간 말하자면 우리나라 막걸리 스타일로 뿌옇게 만들어서 두부 디쉬랑 궁합이 너무좋았다.
그다음 두부 디쉬는 Tofu and Wild almonds.
nasturtium flowers, pine leaves, dashi 랑서브되엇는데 예쁜 작품을 받아보는 느낌


보통 어디가서 꽃 먹으면 맛없는데
노마에서 먹은 꽃잎들이 너무맛있어서
이렇게 꽃을 맛있게먹을수있으면 너무 로맨틱할것같다 생각했어..
보기에 아름다운데 맛도섬세하고 향긋!

요거는 Kinki라는생선인데 한국말로 찾아도 뭔지 모르겠어. 엘더플라워 미소로 큐어링하고 구운 생선은 벚꽃과 계란 노른자 소스와 함께 서브되었다.
홋카이도의 피노그리로 만든 오렌지와인이랑 같이 서브되었는데 약간 기름진 소스를 오렌지와인의 상큼하면서도 살짝 묵직한감이 탁 잡아주더라!

그다음 요거는 뭐같아요 여러분?!! 고기같이 생겼지!
근데 충격적으로 연근이었음...
그것도 미친듯이 고기보다 맛있는 연근..
또한번 이런거 누가 맨날해주면 고기 진심 안먹어도 된다고 생각함 ㅋㅋㅋ 저 옆에 유자 버터소스도 존맛.
이때쯤부터 무한리필로 술을 받다가 마니 취하기시작함ㅋㅋㅋ
이거 쓰다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기사가 있어서 옮겨봄: "글로시한 비주얼의 연근은 밤새 코지 오일에 담아 우마미층과 단맛을 더한다. 그것을 바비큐로 몇시간 서서히 익혀 발효 작용을 유도하며 향신료를 여러 번 발라준다. 바깥이 서서히 갈색이 되며 숯에 떨어지는 기름이 달콤하고 캐러멜화된 연기를 입히며 완성되는 요리"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3042786671)
다음은 산에서 막 도착한 제철야채. 우리가 운이 좋다고 지난주에인가 온사람들은 비가오는바람에 산에서 야채를 못캐서 요거 못먹고 다른거먹었대.
신선하면서 씁쓸하기도한데 맛있게 씁쓸하고 감칠맛 단맛도 느껴지고 야채는 나한테 크게 주재료의 맛보다는 그냥 조연일때가 많았는데 그 인상이 확 깨져버렸어.
그리구 치바에서 유명한 양조장에서 만들었따는 저 드라이한 사케도 같이 넘 좋았다.
요사케였나 전에 사케였나 취해서 헷갈리는데
사케를 구하러 양조자를 만나러가는데 지도 주소로 가니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집이 하나 덜렁있고
노마에 이 사케를 쓰게 해달라했더니 몇달후엔가 답장으로 뭔가 아름다운 시가 ㅋㅋㅋ 편지로 왔다고한다 ㅋㅋㅋ
그래서 사케를 준다는건지 뭔지 이해 못해서 어리둥절했다는 이야기. (결국 준다는 얘기였음.. 너모나 일본입니다 ㅋㅋㅋㅋ)



취해서 숨돌리느라 밖에 한번 바라봐줌...

요건 이세 새우와 스다치랑.. 저 파란풀은 모였더라.. 가물가물 ㅋㅋㅋㅋ
새우인데 겁나 크지, 무슨 랍스터인줄 ㅎㅎㅎ
그리고 진짜 내가 가장 감동을 많이 받았던 디쉬
Green Rice and Roses
너무비주얼도아름다워 일단!!!!
이거 무슨 고대 쌀이라는데... 그냥 미쳤음... 뭔가 현미밥같은 보리밥같은 질감이기도 하면서 (나는 이런질감을 좋아하거든) 뭔가 씹을때 진짜 여러가지 맛이 어우러지는데
거기다가..
원래 장미향 장미맛나는모든것들의 덕후인 나의 취향저격을 한 장미
근데 사실 장미그냥 먹으면 맛업잖아요
저 장미는 맛있음
내친구 가둬놓고 저 장미만 키우게해서 샐러드로 가득가득 먹고싶다
진짜 입안에서 향기가 팡팡 기분좋게 !! ㅠㅠ 지금 생각해도 또 먹고싶다..


그리고 페어링이었던 이 와인마저...
요건 홋카이도 전설의 양조장인 도멘 타카히코의 피노. 구하기 힘들고 간혹 보여도 워낙 (일본와인주제에) 비싸서 안마셔봤던 와인인데, 사실 그래봤자 일본와인이지 ㅋ 하고 무시했다가 큰코다쳤다. 누가 말안해줬으면 진짜 진짜 부르고뉴의 어디좋은밭에서 왔다고 생각했을 피노누아. 
이제 디저트로 갑니다
사케와 유자로 만든 조개 샤베트로 식사가 끝난다.
두번째 디저트는 말린 딸기와 모찌, 그리고 eggfruit으로만든 크렘브룰레 같은거였다.
감귤류가 유명한 에히메에서 온, 빛깔이 아름다운 감귤주로 마무리
진짜 근데 그릇 하나하나도 막 너무,,, 이쁘지않아??!!!!!
열심히 3시간반인가 먹었는데 부대끼지 않고 오감이 다 만족스러웠어



마지막은 일행중 하나가 칵테일을 쏴서 추가해서 마셨는데
ㅋㅋㅋㅋㅋㅋ
사실이때쯤 기억 이미 흐릿함
사진첩에 친구들 테이블에서 자는 사진도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만취한 상태로 친구들과 택시를 잡아타고 철학의 길을 가서 벚꽃을 한참 구경했다
그렇게 취했는데 무슨정신으로 걸었는진 모르겠는데 아름답고 너무좋았어




그리고 다음 기억은 밤 11시쯤 호텔에서 사상 최악 숙취로 머리를 쥐뜯으며 일어난 기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드니까뜬금 고백하는건데, 나 그 내친구 노마셰프랑 만날때마다 섹텐 팍팍 튀고 하는데 테토넘치고 졸라 멋있고 여자한테 함부로 들이대는 스탈도 아니라,
꼬셔보지도못하고 몇년에 한번씩 만날때마다 그냥 같이 놀고만 온다.
나 원래 이런스타일 아닌데 얘만 만나면 그러네. ㅋㅋㅋㅋㅋㅋ
읽어줘서 고마워 이드들.
+
응 정확한 가격은 기억 안나는데, 식대가 달러로 1000달러 좀 넘어서 환율 극악 상황에 13만엔?14만엔 정도 냈던걸로 기억함!!
사진은 아이폰14프로+ 갤럭시 z플립 카메라!
조용히 돈주고 가는 이드녀들 뭔가 겁나 쿨내남... 댓글과 돈주기와 다들 고마워들!!!!
작가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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