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에 썼던 구라썰 하나 가져와본다.(18)
범일좌천부산진초량 2018-06-12
제목: 밑바닥의 밑바닥 인생

잠은 오지 않고 친구도 없고 할 것도 없고 해서 글 하나 씁니다.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좋겠어요.
알바 이야기입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해봤습니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저에게 호감을 갖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알바도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겐 어떤 일도 그것만큼 필요하지는 않겠더군요.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합니다.


1. 고물 줍는 알바.

학교 정문 앞 12시쯤 되면 커다란 리어카에 상자를 잔뜩 실은 할머니가 옵니다. 그런 일을 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소형 트럭도 옵니다. 그런 일입니다.

경북 모 소도시에서 고물을 주웠습니다. 고물상마다 다르겠지만 오전 오후 중에는 가게에서 일을 합니다. 고철, 박스, 플라스틱을 분류합니다. 커다란 자석 달린 기계를 이용하면 철은 쉽게 분류합니다. 문제는 잘 붙지 않는 알루미늄 같은 금속이고, 중간중간 섞여있는 플라스틱도 골치입니다.

분류를 마치면 잠시 쉬기도 합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고철 도매 장사하시는 분 오면 수지 맞춰서 팔기도 하구요. 박스나 유리 주워오는 할머니들에게 헐값 주고 사들이기도 합니다.

저녁쯤이 되면 밥을 먹고 슬슬 출발합니다. 대량으로 쌓여있는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소파, 옷장, 책상, 의자 같은 꽤 큰 물건들도 가져가고 버려진 가전제품들도 가져옵니다. 이런 물건은 할머니들이 못 가져옵니다. 힘에 부칠 때는 리어카를 끌고 돌아와 트럭을 몰고 나갑니다. 전 짬이 안 돼서 리어카 끌고 한 바퀴 돌며 큰 고물 위치 파악하는 일을 했습니다. 기름값 아깝다며 형님이 그렇게 일을 하시더군요.

다 수거하면 1시 30분~2시쯤 됩니다. 저는 숙소가 없어서 컨테이너에서 잤습니다. 씻는 건 동네 목욕탕 정기권을 끊었습니다. 급여는 일당도 가능했지만 저는 모아서 달라고 했습니다. 주 6일 한 달 일하면 130 줬습니다. 너무 똥값이지만 불만은 없었습니다.

2. 하수구 뚫는 알바.

흔히 길에서 보는 하수구는 아닙니다. 가정, 상가, 빌라, 아파트의 하수구입니다. 제가 일한 업체는 주로 커다란 상가 건물, 음식점이나 아파트를 상대로 했습니다. 업무상 협약 같은 걸 맺어서 조금 싸게 받고 주기적 점검과 청소를 했습니다. 부산 교외의 나름 발전된 동네에서 일했습니다.

하수구가 막히면 당연히 물이 역류하고 온갖 찌꺼기가 나오고 지독한 악취가 납니다. 주된 이유로는 배관이 막혀서 그렇고, 간혹 건물 하수관이 파열됐거나 (부분/전체), 하수를 받아모으는 관이 막힌 경우가 있습니다.

우선 출장을 나가면 원인을 파악합니다. 가정의 경우 쉽게 해결되곤 합니다. 버리면 걸리는 쓰레기를 흘려보내서 걸리는 겁니다. 이럴 때는 기계를 쓰면 쉽게 해결됩니다. 용해액을 흘려보내고 관 내부를 살짝 뚫어줍니다. 물을 흘려보낸 후 기계를 이용하여 빨아들입니다. 이때 엄청난 악취가 올라옵니다 코가 아프고 눈도 따갑습니다. 음식점은 더 괴롭습니다. 머리가 아픕니다.

이렇게도 해결이 안 되면 뜯어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배관 설비를 직접 봐야 가능합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비용이 더 올라가고 일의 강도도 높아집니다. 공사야 어렵지 않지만 언제 맡아도 지독한 악취가 문제입니다. 오래 일한 형님은 후각이 많이 약해졌다고 합니다. 물론 의학적인 소견은 아닙니다.

일은 주로 이렇게 이뤄지고 나름 배워야 할 게 있는 만큼 돈도 좀 받습니다. 주 5일+휴일 추가수당 해서 월 160 받았습니다. 이때는 여관 달방 살았습니다.

3. 성인 오락실 시다바리 알바.

성인 오락실이라 하여 야한 게임을 하지는 않습니다. 일본 빠칭코 같은데 조금 더 음침합니다. 조명이 어둡지는 않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습니다.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환기도 거의 되지 않아 코가 막힙니다. 전남 작은 도시에서 일했습니다.

실장님과 관리자, 그리고 저와 같은 위치의 다른 알바생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하는 일은 별거 없습니다. 손님들 시중 드는 일입니다. 요새 다른 업장은 심부름 잘 안 한다고 하던데 제기 일하는 곳은 그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담배 심부름, 환전 심부름, 돈 바꾸는 심부름 등을 했습니다. 라면도 끓여주고 물도 떠다 줬습니다. 업무 강도는 여러분 생각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심부름만 하면 됩니다. 취객은 입장이 불가하고 업장 내 음주도 철저히 금지입니다. 혹여 뭣모르고 덤비는 손님들이 있다면 그때 팔 붙잡고 끌어내면 됩니다. 동네 오락실이라서 진상 손님은 거의 없었습니다.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 진상을 부리곤 합니다.

일은 쉽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 쉽습니다. 따지도 못할 돈을 위해 계속 꼬라박는 손님들, 오락기 소음과 열기, 자욱한 담배연기, 퀭한 얼굴들을 매일 보다보면 저도 지쳤습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을 했는데 오전 오후 내내 40%정도는 사람이 차있었습니다.

손님들에 대해서는 잡담 걸지 않는 건 불문율이었습니다. 궁금해하지도 않고 들어주지도 않았습니다. 손님들 간에도 별다른 대화들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외적으로 봤을 때, 노가다 며칠 뛰고 온듯한 작업복 차림, 평범한 동네 아저씨, 양복 입고 오는 50대 정도의 아저씨들입니다. 처음 일 시작하고 놀란 점은 여자들이 삼분의 일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들도 종종 있고 아줌마들도 있고 할머니도 있습니다.

돈은 많이 벌었습니다. 주 7일 일했고 보너스도 받기는 했으나 사실 이 금액은 크지 않고 그외 팁을 좀 받았습니다. 싹싹하다고 만 원, 잘생겼다고 만 원, 이런 식으로 하루에 7~10만 원정도 받은 것 같습니다.

4. 파괴하는 알바.

서울에도 많이 있지만 재개발 지역에 가면 건물을 온통 부숩니다. 살던 주택, 빌라, 아파트, 상가, 도로, 모두 부숩니다. 사람들 살던 흔적을 지우는 일입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위해 살던 사람들의 자취들을 손으로 없앴습니다. 경기도 모 소도시에서였습니다.

보통 철거 작업은 합의가 끝난 후에 이루어집니다. 관청과 주민 간 합의금이 마무리 되고 지급이 시작될 무렵 철거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사를 가면 시간이 좀 지나고 허가가 떨어져 건물을 부숩니다. 물론 대부분의 작업은 기계가 합니다만 여전히 사람은 필요합니다.

저는 기술이 없어 잔작업을 했습니다. 기계가 한바탕 휩쓸고 간 곳을 마무리 짓습니다. 철거 작업 현장은 신축 현장과는 정반대입니다. 먼지가 아주 많이 날리고 냄새도 많이 납니다. 새로 건물을 짓는 공사 현장들은 주변 환경 고려나 규정 면에서 엄격하지만 철거 현장은 약하고 대부분 무시합니다.

부숴진 콘크리트를 주워담거나 철근을 자르거나 쓰레기를 모아놓곤 했습니다. 단순 작업이라 힘들어도 정 못하겠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만에 그만 뒀습니다. 몇몇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버티고 계셨던 겁니다. 시멘트 덕지덕지 바른 벽과 슬레이트 몇 장 얹은 공간을 집이라고 수십 년을 살아오셨습니다. 펑펑 울며 주저 앉아 부수지 말라고 그러시는데 그 모습을 보자마자 마음이 아렸습니다. 물론 합의도 끝났고, 그분들은 엄밀하게는 불법 점거 중인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 대부분의 속내는 관청이 아닌 업체에서 더 뜯어내려고 하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분들 몇 분도 그랬다는 말을 훗날 아저씨에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마음이 너무 약해졌습니다. 현장을 모두 박살내고 깨끗이 치우면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잘 다진 기반 위에 새로운 아파트, 희망찬 사람들이 살 거란 상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옆 새로운 현장에 가니 땅이 꺼져라 내리치며 우는 할머니들이 있던 겁니다.

보수는 딱 공사 노가다처럼 받았습니다. 일당 9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일을 해봤습니다.
배 타고 고기도 잡아보고, 다리도 짓고 터널도 뚫고,
장례식장에서 우는 일도 해보고,
도시 상하수도 시설, 재활용 센터,
TG바 카운터, 목수, 점집, 목장 똥치우는 일도 해봤습니다.

다른 사람들 다 하는 편의점, 스키장, 호텔 뷔페 같은 일도 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고 뻔하여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짧게 짧게 두세 달, 길어야 일 년 일한 거라 별로 할 말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새벽 작은 방 안에 몸뚱이밖에 없으니 지난 날들이 떠오르네요.

일을 하며 사람살이는 오물더미 위에 있다는 점을 언제나 느낍니다. 저는 따뜻한 세상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웃는 얼굴을 하고 희망에 부풀어오르고, 고상한 문화를 즐기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생겼습니다.

돈도 열심히 긁어모으고, 이제야 만족할 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 또한 예전의 저처럼 일하는 친구들이 있기에 이 폭신한 침대에 후덥지근하게 누워있는 것이겠습니다. 오래간만에 지난 날을 돌이켜봤네요. 한 달 후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이 여유도 참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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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학교 커뮤니티에 썼던 건데 혹시 같은 학교라도 모른척 해주길 바람.
커뮤니티에서는 조회수 9224, 추천수 114, 비추천수 7. 꽤 괜찮은 반응이었다.
댓글 18개 달렸는데 존경한다느니 멋있다, 대단하다, 술 한잔 하고 싶다.
너네가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그냥 돈없는 거지로 보일 수도 있고, 산전수전 겪은거 자랑하는 철없는 한남처럼 보일 수도 있고.

근데
제목에 썼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어 하나 빠짐없이 구라다. 아 딱 하나 진짜가 있다면 ‘할 짓이 없다’ 이거 ㅋ
저 일들 하나도 해본 적 없고, 근처에도 안 가봤다.

존나 웃기더라.

보여지는게 중요한거 아니겠냐.

https://m.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359267
이거 보고 구라 뻥튀기 가져와봤다. 없던 일 지어내는 건 일도 아니다. 확인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했다면 한 거지 뭐.
그럴싸해보이면 된 거잖아. 간접경험을 실제라고 기억 조작해도 되는 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온니 동구 주민이냐 닉넴 머야
ia*****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
bi******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글진짜잘쓴다 ㅎㅎㅎㅎㅎㅎㅎ
pe******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남자야?
***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뭔가 90년대 일본 단쳠소설 같은 말투인데
ti***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저 학고 커뮤니티 저것도 구라일것같다 너무 구라 잘쳐서 ㅋㅋㅋ
de*******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너무 재밌딘
에미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
ne**** 2018-06-12 답글쓴이 돈주기   
아 씨발 이거 울학교 커뮤니티에서 백만년전에 본적 있는거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ka****** 2018-06-13 답글쓴이 돈주기   
지금 자소서 쓰는데 너무 감이 안잡히고 학력도 스펙도 너무 후잡해서 이걸 어찌 포장해야도니ㅏ 막막해서 계속 딴짓 중인데 좀 가다를 잡았다.
mi 2018-12-17 답글쓴이 돈주기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s*** 2018-12-17 답글쓴이 돈주기   
나 이거 ㅋㅋㅋ 예전에 본적있는거 같어
mi***** 2018-12-17 답글쓴이 돈주기   
헐 ㅋㅋㅋㅋ 근데 링크 글은 뭐엿어?? 안뜬다 ㅋㅋ 딸라줌
rm**** 2018-12-17 답글쓴이 돈주기   
나도 이드 링크 댓글 안보여ㅠㅠ 궁금하다
fe******** 2018-12-27 답글쓴이 돈주기   
제목 읽고 들어왔는데도 읽는도중 다까먹었다 짠하고 숭고하고 다느끼면서 내려왔는데 이래서 내 안목이 개똥인가
ch********** 2018-12-28 답글쓴이 돈주기   
학식들 속이는건 쉬운데 이러다 실제 경험자 한명이라도 만나면 다 티나지.. 노가다출신 면접관은 없겠지
ravender 2018-12-28 답글쓴이 돈주기   
보면서 느끼는 게 대부분의 구라는 구라를 잘 쳐서가 아니라 이런 걸 왜 거짓말을 하겠어 하는 걸로 구라를 치니까 속일 수 있는듯. 이 글도 누가 할일없이 이렇게 구구절절 공들여서 구라썰 쓰겠어 싶어서 믿게됨.
ya**** 2018-12-28 답글쓴이 돈주기   
시발 대단하다
ki**** 2021-12-06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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