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

  마지막으로 남는 시간 동안 학원 등록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달리기를 하고 학원에 가서 3시간 동안 수업을 듣는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카페에서 하루종일 과제를 해도 시간이 모자란다. 효율이 안 나기도 하고 양이 워낙 많아서 매번 다 하지 못하고 지친 채로 밤에 집으로 와서 뻗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글 쓰거나 공상할 시간이 없다. 안 좋은 생각이 들어도 일단 움직여야 하니까 실행할 틈이 없다. 안 좋은 생각이 아예 안 들 수는 없다. 몸이 바빠도 우울하고 괴롭다. 이렇게 몇 주를 살고 나니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뭘 했다고 쉬고 싶은 건지. 일을 한것도 아니면서. 그래도 지쳤다. 힘들고 여전히 우울하다. 

 인터넷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채로 다시 살아보고 싶은데 카톡으로 반드시 연락을 해야해서 그럴 수가 없다. 이드페이퍼 같은 커뮤니티 접속도 한동안 안 하고 외부와 단절하고 쉬는 시간을 가지면 뭔가 써질 것 같은데. 

연애가 안 될 때 1년 쉬라는 것처럼 지금 아무것도 써지지 않는 나도 1년 정도 아예 쓰지 않는다고 생각해야하는 걸까?

어릴 때부터 수많은 bl소설을 보았으니 이제와서 트렌드 같은 것들에 대한 공부나 준비가 부족한건 아닐테고 뭐라도 생산해낼 거였으면 진작에 뭔가 쓰지 않았을까?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생각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아무것도 쓰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그런게 아닐까?

나의 문제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데에 있다.

작품 등록일 : 2020-11-18

▶ 아무말

행동을 하기까지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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