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나의 작은 산책로

 

장난 코드가 맞으며 같이 산책하기를 좋아하는 직장 동료를 찾기란 쉽지 않다.

점심시간 돗자리를 들고 가 백범 광장 위에 누워 서울을 다 가진 것 마냥 떠들어 됐고 구석 구석 골목을 찾으며 새로운 서울을 발견 했었다.

그동안 보수적인 공간에서 서로의 험담을 들어줘야 했던 일들에서 벗어나 잠깐의 휴식으로 선택했던 이 일은 내 인생 중 가장 재미있는 경력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쉬움만 남을 추억이 됐다.

나 홀로 다른 지점으로 발령이 나 동료와의 행복한 산책은 더 이상할 수 없게 됐으니 말이다.

오늘 동료와 했던 마지막 산책 중 찍은 사진들.

 

 

 

서울 스퀘어 뒷편,

서울역의 산책 묘미는 서울로가 아닌 그 어느 지도에서도 표시 되지 않는 이 울창한 곳이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서울 스퀘어에서 내려 보았던 그 순간은 ‘모든 숲이 사라져 미디어로만 접할 수 있는 숲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그런 인상이었다.

아마 여긴 서울 시장도 모르지 않을까?

 

 

이런 채광을 받으며 동료랑 장난쳤다

 

‘다음주에 헷갈렸다하고 그냥 여기로 오면 안돼?
‘그럼 다음 번에는 너가 거기로 헷갈려서 왔다고 하면 같이 일할 수 있겠다 ㅎㅎ



이름 모르는 예쁜 교회



내 결심했다 다음 번에는 저 계단에 앉아 연인과 함께 달콤한 말을 나눠보자고.



그 연인이 컨트리한 취향이면 이런 곳도 괜찮겠다.

물티슈는 필수다.




저 높은 곳에서 울창해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거대한 나무들 덕인 것 같다. 이 곳을 수호해주는 것 마냥 이런 두꺼운 나무들이 3개 심어져 있다.

서울에선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지난 봄, 이곳에 살던 고양이는 다가와 얼굴을 부벼됐지만 오랜만에 본 그 고양이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구나. 고양이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고 동료와 함께 산책하지 못하게 됐다.

 

느닷없이 동료가 물었다

- 내 첫 인상은 어땠어?

 

대답을 못했다. 사실은 첫 인상이 안 좋아 친해질 수 없겠구나 생각했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지 너무나 큰 편견이었던 것에 창피해져 그냥 웃어 버렸다.

 

- 그럼 내 첫 인상은?

그 사람은 씨익 웃더니 말하더라

- 븅신같았어 ㅋㅋ

 

p.s 동료가 출근하자마자 던져준 모자, 선물이란다. 얼굴이 작은 사람들에게만 어울리는 모자인데 나는 얼굴이 크다. 써보니 역시나 인상 어두운 살인마같았다.

‘그거 비싼거야~~!!’ 떽떽거리는 동료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작품 등록일 : 2020-10-08
언젠간 가봐야겠다
sweg   
회사 남영동인데 저기 가봐야겠다
친한동료라 찢어져서 아숩겠다 ㅠ
ka****   
왠지 뭉클한 글이다
사진도 잘 봤어
li******   
사진이 정말 점심시간에 빠져나와 사람들이 잘 모르는곳 산책하는 느낌이 나네.
글도 선선하니 좋아
H2*******   
ㅎㅎ 재밌더
니나 브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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