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
내 기대가 나를 병신으로 만들었다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지
한번 겪었으니께 반대로만 해보자.
한번 봤으니께 그 여시같던 동서들 처럼 해보자.
정직하고 우직허니 나만 손해 봤잖아
그런데 이번에 돌아온건
전라도년이!
남의 집 자식 우세스러울까봐 학교입학전에 서둘러 혼인신고도해줬드만
계모 아니랄 까봐?
그 남의집 자식이 사고쳐서
계모는
학교복도서 한참을 서있었다?
도벽도 있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서
왕따인 남의집 새끼
니 언니 반만 닮아봐라!
그 복도에서 손들던 지숙이년 내 동생
그년은 통금걸려가꼬 끽 하면 아침 기어들어오던 년이었고 아이고 ~ 공부는 말해뭐해
집에서도 니 언니 반만 닮아봐라!
아부지 한테 쳐 맞으면 내가 가서
막아주고 그랬어
그러다 가방에서 콘돔 나와갔고 한바탕 집 뒤집어지고
아부지! 그러다 지숙이 죽어요!
함서 뚜드려패는 아부지 막는 척 함시롱
나는 속으로 씩 웃고 그랬으야
니! 언니땜시 봐준다! 이 화냥년아아아!
울어매는
야가 생긴건 그랴도 다부져요
(생긴건 그랴도? 생긴건 그랴도?)
동생년은
아따 언니는 턱으로 밭도 갈것소
(턱으로 니미 니년 좆을 밖을란다!)
언니는 그러고쳐먹고 바로 누웅께 살이 찌제 ~
못들은척 등돌리고 자는척 하면서도
내심은 너보다 우월한 내가 참은 것이여
이불쌍한 인생아 싶었제
근디 그것이 다 뭔 소용 이었당가
남숙아
니 첫째는 조용히 있다가 시집을 잘 가야
동생들이 잘되는겨
네 아부지
맞선 나간 자리는
어디 장돌뱅이마냥 전국을 떠돌다 다시 고향으로 끌려온 어느집 장남 이었는디
아즉 직업도 집도 없지만서도
시댁서 3년 시부모 봉양잘하믄 그집서 집도 지어 분가 시켜주고 아들놈취직은 알아서 시킨당께
극증말고
키가 훤칠했고 까맸고
날 썩 맘에 들어 하는것 같진 않았지만서도
나 싫어하는 선생들은 없었응께
실업고 남숙이 하믄 다부지고 똑똑하고
일등 신부감이라고
다들 그랬응께
글고 애생겨 땅딸보랑 결혼한 지숙이년이
얼마나 배아파 할꼬잉
나는 정석대로 하니깐 싶었지
참 돌이켜 생각해보니
정말 병신같은 생각이었던게
나는 여자 취급도 못받았고
나좀 알아달라고 배운티 내니까
날 더 멀리하드만
지 무식한거 들통날까봐
시댁은 없던 제사가 생기고 지랄을 염병천병을 허드만
매느리도 들어왔으니 우리집 가풍을 보여주시게 임자
긍께 시어매가 놀래가꼬
우리가 뭔 제사를 지냈다요 항께
시아배가 정색을 하드만
그길로 족보를 만들드라고
없는 족보가 아니라 소실된족보라고
결과론적으로 니집 영의정은 내가 만든거여~
임신중에 소잡고 돼지 잡음서도
읍는 조상 있는 남의조상 끌어다 쓰는거시
얼마나 기가 막히든지
첫손주 딸이라니까
글로발 시대니까
족보에 올리신다여 니 이름 올리드라 딸아
속으로 니미 개족보에 올리든가 말든가 했지
어디가믄 말하시는거시 재치있소잉
아따 머리 비상 하시요잉
목소리도 옥구슬이시네 이런소리도 곧잘듣고
글짓기도 잘하고 그랬으야
그런소리들어도
내 서방한테 나는 식모 였다
지 친구들 있는자리서
나더러 식모라더라
전래동화 나오는 박씨부인 기분이 이리 똥간 똥파리마냥 더러웠을까
그박씨부인은 껍질벗고 미인돼도 서방은 같은 놈이었응께
그년도 박복하지
나 좋다던 동네 오빠도 있었지 없었을까
그시절에 연세대 나온오빠였는디
근디 엄마는 용기가 없었제
착한딸이 안될 용기가 없었으야 지숙이마냥
그리 인물 따지던 양반이
술김에 아무나하고 업어진게
그리 아프더라 내 자존심이
나는 그 아무나 한테
보지를 찢어죽일년아! !! 라고
세상에 해본적도 없던 쌍욕을 했고
그렇게 내 첫 결혼 생활도 끝이 났지
근디 중요한 순간에 내편 하나 없드라
동서들도
심지어 친어매도 김서방이 그럴만 했을 거라한디
나는 분명 옳은디
세상 천지는 그른놈 편이드만
다시는 그런실수 안하고 싶었으야
착한놈 만나가꼬 이번엔월급도 다 받아가꼬
보란듯이
여보란듯이 이번엔
여간 짠한 남자였어~
체구도 짝고 항상 쭈구리고있고
그래도 나 헌테 최선을 다하고
처음으로 나도 여자구나 하고....
그 착하디 착한 새남편은
착해서 보증빚에
전마누라 도박빚에
효자노릇하고도 욕먹는 장남 이었어야
그 자존심 없음이 나를 위해서인 줄 알았다 딸아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을꼬 하고
내가 반푼이여 반푼이
이사람 애는
눈칫밥을 너무 먹고 자라선지
도벽에 거짓말에 눈알을 때구르르 굴리는거시
정붙이가 영판 힘들드만
진실되지 못한게 제일싫어가꼬
씨게 훈육을 했더니
이놈의 무식한 시댁들이
애 잘못키웠다고 우리 탓하는거냐고 지랄을지랄을
고모란 년들이 뭐가 찔렸는지
되려 성질냄서
새언니! 아니 이 시발 전라도년이? 이러는데
듣고 가슴에 멍울이 져서 숨이 턱턱 몇일을 막히드만
새남편이란 놈은
애랑 나가 살테니 천만원만 달라드라고
그냥 다 놓아븟어 그때
딸아 나는
우리 어매처럼 안살라고
그렇게 무식하게
후처로 와가꼬
전처 자식들한테 무시받고
깔끔치 못하고
안그럴라고 무던히 애썼다?
공부허고
집에오면 청소하고 더런이불도 깨끗이 빨아 꼬매놓고
지숙이년 외박한거 안들키게 배게로 사람 만들고
막내동생 공부시키고
시키는데로 시집가고
남편놈 백수일때
시장소일거리해서 시댁에 용돈드리고
동서들 이리 뺀질 저리뺀질하는거 모르는척 하고
일 다해도
그 정성에 돌아오던건
내장이 도려내지던것 같던 외도와 배신 이었고
이번에도 아니다 싶으면 떠났어야 했는데
내 선택은 옳아야 한다는 내 아집이
나를 갉아먹고 말았는지도 모르것다
딸아 나는 딸도 낳아보고 아들도 낳아보고
결혼도 해봤고 재혼도 해봐서
인제 됐다 싶다
내가 책임져야 했을 내딸아
내 아들아
내 육신의 기능이 다해서 한번더 불러보지 못할
내 딸아
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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