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 결핍자를 위한 일상관리 팁
저는 워낙 산만하고 주의력이 빻아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는데요. 

맨날 뭐 빼먹고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고, 대충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게 지긋지긋했습니다. 공간과 시간이 전혀 관리 안 되는 느낌이었죠. 

고민 끝에 나름대로의 규칙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1. 기상 직후, 취침 직전 꼭 지켜야 할 루틴을 단순화한다.

잠에서 깨고, 잠들고 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루틴이 세팅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에 지켜야 할 루틴이 있는 셈이죠. 

무라카미 하루키에 빙의해 아침에 일어나면 달리기도 하고 정해진 과업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고등어도 굽고 두부 샐러드도 만들고... 하고 싶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비몽사몽입니다. 

아니 제시간에 일어나는 걸로도 벅차서 대충 씻고 옷 입고 평소처럼 생활하다가 기껏 고안한 아침 루틴이 다 망가지기도 합니다.

저는 아침/밤 루틴을 최소화했습니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실에 갔다가 바로 옆 작업실에서 폼롤러를 놓고 가볍게 어깨랑 등 마사지를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목 어깨가 뻐근해서 일어나자마자 풀어주면 좋더라고요. 폼롤러 위에서 구릅니다. 

마치고 나면 빈속에 먹어야 할 영양제 (콜라겐 분말)를 챙겨 먹습니다. 이 두 가지는 제가 아침에 일어나면 꼭 해야한다고 정해둔 거고, 이 두 가지는 다 하는데 5분도 안 걸립니다.

중요한 건 딱 이 두 가지를 마칠 때까지 다른 걸 떠올리지 않는 겁니다. 이 시간에는 빨래나 설거지거리가 거슬려도 손대지 말고, 눈 앞에 쓰레기가 굴러다녀도 내버려둡니다. 

'일단 무조건 나를 위한 두 가지를 먼저 한다' 아주 쉬운 규칙입니다. 사실 이 정도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다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이겠지만 전 주의력이 빻아서 첫 단추가 엉키면 그 뒤의 과정도 뒤죽박죽이 되더라고요.

이 두 가지를 마치면 집안일을 합니다. 저는 요리나 그 후 뒷정리 외의 집안일은 무조건 아침에 다 하는 편입니다. 빨래거리가 있으면 하고, 정리정돈과 먼지 청소 등 필요에 따라 집안일을 합니다. 출근 시간이 촉박하고 잠이 많으면 좀 힘들 것 같긴 하네요. 

그 다음엔 커피를 내리고 노트북 앞에 앉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노트북 앞에 앉기까지 단순한 행동을 차례대로 한 것 뿐입니다. 

꼭 이 차례를 지킬 필요는 없긴 하죠. 다만 전 이 루틴이 깨지면 그냥 다른 일로 새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또 이렇게 하면 '아침에는 차례대로 지켜야 할 과업이 있어서 이것부터 수행해야 한다'는 조금의 의무감을 뇌에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하나를 깨고 나면 나머지를 차례대로 수행해나가기가 아주 쉬워져요. (폼롤러 했네? 약 먹어야지? → 그럼 이제 집안일 하면 되겠다 하는 식)


2. 동선에 맞춰서 정리한다.



아침에 폼롤러 스트레칭 끝나면 바로 약을 먹을 수 있게 작업실 안 가까운 곳에 약을 정리해 놨습니다. 폼롤러를 제자리에 놓으면서 바로 팔 뻗어서 약만 꺼내 먹으면 되는 식입니다.



외출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정해진 곳 (저는 책상 오른쪽 서랍)으로 갑니다. 그 안에 외출에 필요한 소지품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비 오면 이 안에서 우산 꺼내가고, 다이어리가 쓰고 싶은 날은 그거 꺼내가고, 카메라로 사진 찍고 싶으면 그것도 챙깁니다. 외출이 길어지면 보조배터리도 챙기죠. 아주 짧은 외출은 작은 지갑만 하나 크로스백에 넣어둡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꼭 가방 안을 전부 비우고 소지품을 제자리 (이 서랍 안)에 돌려놓습니다. 그러면 외출할 때 필요한 소지품을 잃어버리거나, 까먹고 못 챙길 일이 없겠죠. 

가방을 거의 바꿔들지 않고 이너백을 이미 잘 활용하고 있는 분이라면 굳이 이렇게 안 해도 될 것 같긴 하네요. 저는 가방을 자주 바꿔드는 편이고, 외출할 때가 아니라 집에서도 이 소지품을 자주 꺼내 써서 이렇게 해 보았습니다.


3. 꼭 기억할 수 있는 규칙만 정한다.

저 같은 경우는,

1) 아침에 일어나면 폼롤러 위로 간다
2) 하루의 마무리는 '씻기'로 시작된다
3) 외출하고 돌아오면 가방의 짐을 다 비워서 제자리에 놓는다
4) 외출 후 옷은 그냥 던져놔도 좋지만 꼭 같은 한 자리에 놓는다 

같은 꼭 필요한 규칙 네 가지를 정했습니다.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 옷은 그냥 방바닥에 던져놔도 상관없고요. (어차피 이따 다시 치울 거니까) 다만 여기저기 분산시켜 놓으면 몸을 움직이기가 귀찮고 산만해지니 한 구석에 놓기로 했습니다.

핵심은 '단순화' 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야 처음에 버릇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일단 아주 단순한 행동을 몸에 각인시켜서 버릇으로 만들고 나면 그때그때 디테일한 것들은 우리 뇌가 다 생각해 줄 겁니다.


4. 디지털 툴을 적절히 이용한다. (구글, 노션, 카카오톡 캘린더)

1) 메인 툴은 구글로 세팅
구글을 추천드리는 건 어떤 플랫폼이든 타 플랫폼에 동기화가 쉽기 때문입니다. 어지간한 듣보 폼도 구글이랑은 다 연동되니까요. 

저는 필요에 따라 삼성 캘린더, 노션 캘린더, 카카오톡 캘린더 등 각기 다른 플랫폼을 통해 구글 캘린더를 불러와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모바일 위젯은 삼성 캘린더를 활용합니다 (구글보다 예쁘게 보이고 위젯 형태가 간결함). 삼성 캘린더에서 일정을 등록해도 어차피 구글 캘린더에 다 등록되거든요. 그럼 노션 캘린더를 통해서 보든, 카톡 캘린더를 통해서 보든 다 똑같이 일정 확인이 됩니다.

첨부한 이미지는 제 모바일 메인 화면 위젯입니다.

1면: 삼성 캘린더 위젯 (실제로 보이는 내용물은 구글 캘린더 위젯) / 노션 일정 목록 위젯 (작업물만 따로 관리하는 용도로 놔두었습니다.)

2면: 구글 Keep 메모 위젯 (상단 메모는 달력에 적기 애매한 해야할 일 목록, 하단 메모는 고정 자기관리 루틴, 이달의 목표 등. 가끔 들여다보면서 까먹지 않으려고 두었습니다)

이 밖에 까먹기 쉬운 내용은 알림 설정을 해 두긴 하는데, 어차피 보고도 씹은 후 또 까먹는 경우가 많습니다...ㅎㅎㅋ


2) 작업물, 마감 일정 관리에 노션 활용
저는 주로 글을 쓰는 일을 하는데요. 아티클을 노션에 저장해두고 마감 일정 등을 기록해 놓으면 노션 캘린더에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편합니다. 다만 콘텐츠 작업물만 노션에서 관리하고, 투잡하는 사무 관련 일은 구글 드라이브에 시트/문서를 통해 관리하는 편이에요.



노션 PC 버전 홈 화면입니다. 마감 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편해요.



작업 DB는 노션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캘린더 양식을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문학관에 올린 '결혼이 이런 건 줄 알았더라면' 아티클은 마감을 9월 18일로 설정해둡니다.




그럼 노션 캘린더에서 이렇게 보입니다. 진행 상태에 따라서 완료된 작업인지 아닌지도 바로 확인 가능.


3) 카카오톡 캘린더로 상대 초대하기
여러명의 상대와 일정을 관리해야 할 때, 상대가 일정을 잘 확인하지 못하거나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일 때 유용합니다. 굳이 구글 캘린더를 안 열어보는 사람이라도 매일 카톡 정도는 볼 테니까요.

일단 카카오톡 캘린더 PC 버전에 접속합니다. https://calendar.kakao.com/




왼쪽 하단 캘린더 목록에서 상대와 공유할 캘린더 옆 점 세 개를 누르세요. '캘린더 관리'를 선택합니다.



iCal 형식 주소를 복사합니다.

다음 구글 캘린더 PC 버전에 접속합니다.



왼쪽 하단 캘린더 모음에서 '다른 캘린더' 메뉴 옆 점 세 개를 누릅니다. 'URL로 추가'를 선택합니다.


아까 복사한 iCal 형식 주소를 여기 붙여넣습니다.

그러면 카톡 캘린더가 구글 캘린더랑 연동이 됩니다. 카톡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하고 상대를 초대하면 상대한테 알림도 가고, 내 구글 캘린더에서 해당 일정을 바로 볼 수도 있죠. 

지인 배우자가 일정을 자주 까먹어서 지인이랑 종종 싸웠는데, 지인이 이렇게 카톡 캘린더에 배우자 소환해서 캘박하니까 좀 나아졌다고 합니다...

써놓고 보니까 별로 특별할 건 없네여. 저는 주의력이 너무 산만해서 최~~대한 선 심플 → 후 디테일이라는 원칙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최대한 생각을 안해도 되게끔. '외출 전에는 책상 오른쪽 서랍을 연다'만 딱 기억할 수 있게끔요. 여튼 이런 일상에서는 뇌가 최대한 머리를 안 써도 되게끔 동선을 짜고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주의력 지키고 에너지 충만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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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등록일 : 2025-09-19
최종 수정일 : 2025-09-20
돈줬어요 고마웡
nh****   
노션 활용법 글 써주라
ye********   
고맙습니다
야홓   
고마워요 고마워요
lalalalalife   
청소고 뭐고 하기싫어 미치겠어 ㅠㅠ 저스트 두 잇이고 뭐고 ㅠㅠ 하 요즘 내가 상태가 많이 안조은가 보오
Tap   
유익하네~ 이런 글을 유료로 해야지 무슨 손해녀 이딴 건 유료좀 하지마라
ANGE   
최대한 생각을 안 하게끔..
계획과잉 인간인데 언젠가 도움이 될 것 같다
핑퐁   
언니글조아
리리   
ㄱㅅㄱㅅ
아오이   
ㄱㅅ
달콤한체리   
이런 글 써줘서 고마엉
스르륵스륵   
ദ്ദി( ◠‿◠ ) 돈줬어요 나중에 읽어야지
m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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