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처음 만난건 우연이었음
올 3월초 탐조하러 찾아간 경상남도 고성
고성이 공룡으로 유명한 지역이라는건 알고있었지만 공룡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터라 공룡 찾을 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은채 가게된 고성
처음 가 본 고성이라는 동네는 예상밖에 예뻤고
그저 새만 찍던 평소와 달리 나도 모르게 풍경사진을 몇장 찍게됨

이게 뭐갸 이쁘냐고 한다면 고성 문제가 아니라 내사진 문제임.
새를 찾으며 또 풍경을 감상하며 걸어걸어 도착한 상족암군립공원
저 멀리서 보이는 공룡조형물을 봤을때부터였을까. 이유모를 두근거림이 시작됨

그래도 여전히 마음의 반은 내가 얼라도 아니고 공룡은 무슨 공룡이냐 하는 심드렁한 상태였는데,
막상 상족암공룡발자국화석지 가는 표지판을 보니 혹 하는 마음이 생겨서
여기까지 왔으니 보기나 하지 하고 내려가게됨
그리고 거기서 와우
쪽팔여서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익명이니까 고백하자면,
나 진짜 울컥해서 눈물이 욱하고 올라왔다. (욱하고 올라왔다가 쏙하고 들어감. 절대 흘리진 않았음. 놀리지 마)
층암단애
층층이 쌓인 암벽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궁금하겠지만 사진은 없어.
사진기를 들었거든 근데 못 찍겠더라고.
뭔지 이해가 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어. 그게 그렇더라고. 나 좀 압도당해 있었어.
형언 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그제서야 바닥에서 공룡발자국을 찾아봤지.
2차 쇼크상태.
쿵...쿵...쿵...쿵... 소리가 들리더라
바닷물 고인 공룡발자국이 나를 1억년전으로 데려다 줌.
공룡이 뭔지, 공룡이 진짜인지, 공룡이 가짜인지...아무 관심도 없었는데
눈 앞에 공룡발자국을 보니 신앙심이 생김.
제목에 부산이 있는데 왜 고성 얘기만 하냐고?
지금부터 부산얘기할께.
고성방문 이후 생긴 공룡에 대한 관심으로 여기저기 다니고 또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내 고향 부산에서도 공룡발자국 산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됨.
진짜? 진짜야
그것도 내가 탐조한다고 두번이나 가 봤던 곳이더라
어딘고 하니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 있는 신평소공원

안내판이 잘 되어 있음

신평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중생대 후기 백악기에 만들어진 이천리층이라고 함

퇴적층에 대한 설명과 뭐가 발견되었는지 상세히 설명되어 있음
조형물과 정자와 까페를 기준으로 해서 찾으면 됨

찾아야 할 것은 용각류, 조각류 발자국, 새발자국, 특이형태 척추동물 발자국, 뼛조각이 발견된 곳, 그리고 중생대때 동해가 없었고 한반도와 일본이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증거인 처트.


자 이제 스타트

안내판 읽고 바로 내려가면 퇴적단면3이 보임.
그리고 거기에 바로 두둥

동네사람들 이것 좀 보세요. 부산에 이런거 있어요. 엄청 찾기 쉬워요.
가자마자 5초만에 찾음

위에 동그라미도 기고, 밑에 화살표도 기다. 용각류 발자국이래.
시작부터 쉽게 찾고 한껏 고무되어 발견된게 많다는 0구간으로 이동
동네사람들 이것 좀 보세요. 까마득한 영겁의 시간이 느껴지시나요?


누구는 나이 들면 꽃이 좋아진다카던데 나는 고마 암석이 좋네



지질학 배운 이드님 이거 타포니 맞지에?


감상 그만하고 이제 흔적화석 찾아야 되는데......없네
이리보고 저리봐도....긴가 민가
못 찾아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달래러 퇴적단면3지역으로 장소를 옮겨봄,
이번에는 발자국화석 도면을 참조함. 처음에는 도면을 이해못했는데 보다 보니까 뭔지 알겠더라

저게 이제 꼽표친곳 말고 동글뺑이 친 부분인 단면을 2차원 도면으로 그린거야.

0구간, 3구간 가면 단면이 저런 모양으로 생겼거든. 거기서 도면보고 표시된곳 찾으면 되는거지.
찾았다!!!! 맨 처음 본 용각류 발자국 옆에 있더라구. 아까는 몰랐지
여기 여기 여기. 이것봐 이것봐 이것봐

이봐 이봐 이봐

저벅.. 저벅.. 저벅.. 소리 들려? 조각류 발자국이래
제일 선명한 발자국



처음 찾았던 용각류 발자국이 빨간색 동그라미고, 파란색 동그라미가 조각류 발자국

도면에서 표시해보자면

이제 도면 보는 법도 터득했겠다 0구역으로 다시 한 번 이동
여깄네

조각류 발자국 보행렬 화석이래. 도면상에서는 이 부분.

와 크다

이후로 도면과 퇴적단면을 번갈아 보며 눈알 빠지게 찾아보았지만
더 이상 찾지 못함.
특히나 새발자국 찾고 싶었는데...히잉. 단면0구간에 저렇게 많은데 뭐가 발자국인지 하나도 모르겠음.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답답한 심정
이런 지질명소도 문화재 명소처럼 해설가가 상주하면서 설명해주면 참 좋을텐데 아직까지는 대중들이 지질이나 화석에 관심이 없다보니 아쉽다.
근데 이번에 국가유산청장으로 고생물학자인 허민교수님이 새로 임명됐거든. 이 분 공룡연구하는 분이다!
고생물학에서 처음으로 국가유산청장이 나온 만큼 지질명소에 대한 약간의 변화가 있기를 기대함.
3시간 가량 돌을 보다가 집중력이 떨어져서 다음을 기약하며 두번째 장소로 이동.
두번째 장소는 현생공룡이 죽어있는 곳. 무슨말이냐면 따라와봐.
부산 남구에 있는 경성대학교.
운동화 신고 가야한다.
해운대 가보고 부산 좋다고 하지 마라.
있지 부산은 고행의 도시야. 모든게 언덕언덕언덕에 있어.
영차 영차

도착한 곳은 경성대 멀티미디어정보관

지하1층인데 밖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음. 왜일까? 언덕이니까.
지하1층인데 1층같은 곳을 들어가면 독수리가 환영해줌
어서와 이곳은 조류관이야
대학교내 시설이라 평일에만 문 염

새발자국 따라 관람하면 됨

새박제 전시해져 있는데 진짜 많다. 대한민국에서 조류 박제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는곳 이지 않을까 싶음.
수리류

꿩 사냥한 참매

오른쪽 위에 귀한 관수리

맨 왼쪽에 수리부엉이 좀 봐

새끼들은 어쩌다 박제가 되었을까

이건 다 오리

갈매기 종류는 많지는 않았는데 귀한 세가락갈매기와 고대갈매기 박제가 있음

산새류

ㅋㅋㅋ

둥지와 알도 있네

재일 대박은 도요, 물떼새 와우

탐조하면서 도요가 어려우면 여기 한번 가봐. 크기비교랑 부리 비교할 수 있어.

새도감을 통째로 옮긴듯한 경성대학교 조류관에 구경오세요~

세번째 공룡투어 장소는 경성대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부경대학교
부경대학의 최고 자랑은 바로 평지! 편안한 교내

아니 아까 부산은 다 언덕이라매?
부경대가 왜 평지에 있냐면 여기가 옛날에는 해안가였어.
저기 까만색 아스팔트 저기가 바다였다니까. 쎄리 부어가 메꾼거야.
강남은 옛날에 논밭이였다고 하잖아, 부산은 평지면 다 옛날에 바다였거나 천이였거나 그래.
나 애기때 배 정박해 있고 그랬던 곳을 중학교때 살려고 이사갔어
메꿔서 아파트 됐거든
나 초딩때 초등학교 앞에 똥개천 흘러가지고 친척어른이 술취한채 빠져서 돌아가시고 그랬단 말이야. 근데 고등학교때 가보니 다 메꿔서 내가 모르는 건물이 들어서 있고 그렇더라고
다시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부경대에 공룡이 있는 곳은 청운관

들어가면 바로 보임 부경고사우루스

부산에서 발견된 공룡뼈는 아니고, 부경대 교수님이 하동에서 공룡뼈 몇점을 발굴해서 부경고사우루스라고 이름 붙이고, 발굴된 뼈로 전체 모습을 복원해서 여기 부경대 청운관 로비에 전시해놓은 것임.

이름을 부경고사우루스라고 붙이긴 했지만 신종으로 학계에서 인정받은 것은 아니라고 함.
발굴된 뼈 양이 많지 않아서 신종이라고 할 만한 근거는 아직까지는 부족하다고.
저기 색칠된 것이 발견된 뼈부분

부경고사우루스가 발견된 하동의 화석산지 모습

부경고사우루스 꼬리뼈 화석에서 육식공룡 이빨자국이 남겨져 있대.
부경고사우루스가 죽으니까 육식공룡이 와서 뜯어 먹었나봐. 신기하지

공룡 엄청 크다
머리 찍으면 꼬리가 잘리고

꼬리 끝까지 찍으면 머리가 잘림

부경대박물관에 재밌는데 더 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생략하겠음

이것만 빼고
이 요망한건 뭐게. 내 팔길이 보다는 길고, 다리길이 보다는 짧음

이거래

오른쪽에 길다란건 뭐게

참고래 턱뼈인데 이게 있잖아 옛날에 부경대가 부산수산대학이었던 시절.
내가 아까 그 앞이 바다였다고 했잖아.
그 바다 나가는 문에 이 참고래턱뼈가 세워져 있었다고 함.
그래서 학생들이 이 고래뼈를 지나서 바닷가로 나가 해양실습을 했다고 함.

어이 세종.
니들이 해양수산부 가지는게 가당키나 하나.
이 봐라. 부산은 대학교 앞에 고래턱뼈를 박아났었다 아이가
부산이 이런 곳이야. 해양의 해도 모르는 논밭출신이 나대서야 되겠나
끝

작가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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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상족암 나도 별 생각 없이 갔다가 감동먹고 왔다
진짜 아름답고 공룡발자국 실제로 보면 소름돋음 부경대 교수님들 공룡화석 권위자들이더라 부산에도 저렇게 공룡 발자국이 많았구나 덕분에 잘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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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상족암 가보고 싶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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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족암군립공원 층암단애 검색해서 사진 보고 지렸다 ㅎㄷㄷ 울컥할만 하네 ㄹㅇ 경성대 조류관 나도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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