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4년 연속 서귀포에 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다 용건이 있어서 온 거였다
첫번째 : 구남친이랑 개싸우고 빡침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서 옴. 다녀와서 헤어짐
두번째 : 외주인력으로 일하러 옴. 그쪽 팀 갈등상황 발생해서 가시방석
세번째 : 친구 부부 한국 와서 관광차. 폭염으로 친구 몸져눕고 친구 남편이랑 서로 어색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는 아름답다고 느꼈고 아 여기 혼자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드디어 혼자 왔다
서귀포 특유의 서늘한 자연은 매력적이다.
레저할 곳도 많은데 그말은 곧 뒈짖하기 딱 좋은 스팟이 많다는 소리라는 것을 이번에 느낌
서귀포 매력요소
- 활기를 넘어 광기가 느껴지는 식물과 기암괴석
- 바다수영 민물수영 다 킹능
- 전기 자전거 타기 좋음
- 호텔 쌈
- 특유의 음기쩌는 느낌 (나 ㅈㄴ양기인이라는데 여기 다녀올 때 마다 기운이 뻗침 근데 살라면 못살듯)
서귀포 짱나는 요소
- 노맛 식당들 심지어 서울보다 비쌈
서울 바이
제주 하이
비온대놓고 날씨 뭔가요
제주 날씨는 넘나 변화무쌍해서 예보가 실시간으로 바뀐다고 맑으면 나야 좋지
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빨리 오는 버스를 찾았다. 601번 당첨
원래 이거 타면 중문이랑 서귀포 다 갔는데 저번 달 부터 노선개편 되어서 중문행 서귀포행 번갈아 다닌다고 함. 이번에는 중문행이 먼저 옴
나는 호텔 때문에 서귀포로 가야 하지만
날씨 너무 좋길래 있는 동안 최대횟수로 물에 몸을 집어넣으려고 그냥 올라탔다.
짐이 문제긴 한데 아몰랑 가면 맡길 데 있겠지
601번은 리무진 버스라 남쪽 주요 호텔을 다 돌아서 구경 잘 했다.
롯데호텔은 진짜 롯데에서 지은 거 같이 생겼고(졸부st) 신라호텔은 지중해 풍
계단식으로 지어진 파르나스 호텔 외관이 멋있었음.
하지만 나는 신신호텔 천지연으로 갈 거임 왜?
1박 4만원~
공항버스 타고 가는 한시간 반 동안 검색 후다닥해서 오늘의 계획을 짰는데
대포해안 근처 주상절리 산책 -> 그 근처 어장에서 스노클링 -> 중문 해수욕장 수영 -> 버스타고 신신호텔 입갤
주상절리 가려면 어디서 내리는게 좋을까요 기사님께 여쭤보니 종점인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내리면 금방이라고
텅텅빈 텅벤션 센터
굶주린 상태라 푸드코트부터 찾았지만 응~ 다 닫았어~
다행히 의점편에서 식량 구입.
여행 첫끼가 편의점 계란과 샌드위치라니 내가 미식가였다면 상심했겠지만 다행히 아님
화장실 가서 스노클 꺼내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음 왤케 찐따같지
비키니로 걸어다니긴 아직 수줍어서 위에 티셔츠 걸침
면세점 락커에 짐 맡기고 가벼워진 몸으로 나오니 못생긴 부영리조트도 사랑스러워 보임
컨벤션 센터 주차장 왼편의 산책로로 올라가서 15분 정도 걸으면 대포 주상절리가 나옴
이 산책길을 개추함
상당히 사람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던데 분위기가 어떻냐면
참 좋은 길이었다. 10분쯤 걷다가 주상절리 근처에서 샌드위치 먹기 좋은 스팟 발견
의점편 샌드위치도 이런 뷰 아래 먹으니 좋구만
여기서 주상절리 완전 잘 보이던데 입장료 받는 입구가 따로 있는게 약간 의문이었음
제주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절경은 아무데나 펼쳐져 있고 입장료 받는 데는 사람만 북적북적한 느낌이란 말임
근데 또 단체관광객들 입장료 받아서 주변 환경이랑 화장실 다 단장해 주고 하는 것일 테니까 고마운 일임
다 먹었으니 이제 스노클링 스팟으로 이동
쭉 걷다 보면 놀고있는 사람들이 보일텐데 거기가 스팟임
여기는 사실 수영하라고 만들어진 곳은 아니고 그냥 도리빨이라는 동네 어장인데 언제부턴가 입소문을 탔다고 함
그래서 절대로 네버에버 그 어떤 해산물도 채취해서는 안됨
근데 보니까 조개따서 들고 다니는 인간들 있던데 (들고다니면 고기가 쪼아먹으로 접근함)
해녀분들 빡치면 곧 입수금지 될 킹능성 있음
돌이 날카로워 래쉬가드 아쿠아슈즈 필수라고 하던데 헐벗고 싶어서 걍 비키니로 입수
지금까지 경험상 한국인들이 뭐 필수라고 하는 건 좀 쌩까도 됨
다음날은 신발도 귀찮길래 맨발로 들어갔는데 조심히 다니니 문제 없었음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스노클링 왔으면 돌댕이에 쫌 긁히기도 하는 거라는 게 나의 의견임
이제 락커에서 가방을 찾아 중문 해수욕장으로 ㄱ
아까 걸은 산책길 한 번 더 걷는다. 수영복 입고 걸으니까 사람들이 자꾸 길 물어 봄 저도 관광객입니다
컨벤션 센터 오른쪽에 두고 좀 걷다가 이 길을 끼고 좌회전 해서 올라가면 중문으로 향하는 대로가 나옴
중간에 작년 민물수영한 베릿네 공원 나오길래 위쪽 동산 한번 올라갔다 옴
서귀포는 풍랑으로 바다수영이 금지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때는 베릿네 공원처럼 민물에서 수영을 하면 됩니다
중문 해수욕장 도착
내가 간 날은 9월 2일이라 해수욕장은 폐장한 상태였고
입수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음. 금지가 아닌 권고임으로 들어갈 것
익스트림 스포츠 파는 남자들은 최후가 사고사인 경우가 잦은 거 같은데
여기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머릿 속이 좀 복잡해짐. 이게 뭔가 위대하게 포장될 때가 많은 거 같은데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일종의 중독이 아닌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영의 형태는
요람을 흔드는 손길 같은 파도를 느끼며 누워있는 거다.
한 시간 정도 둥둥 떠있다가 스노클 끼우고 머리를 넣었더니 조그만 물고기 하나가 박치기를 해왔는데
정황상 삥 뜯으러 온 거 같았다. 이쪽 생선들은 이제 스노클 낀 사람 = 먹이줌 을 학습한듯
노을 보고 짐 챙겨서 호텔로 ㄱ
버스 왤케 안 옴
제주도 버스 정거장 이름들 네순도르마 같음
체크인
싱글룸인데 더블로 업그레이드 해주심 감사감사
짐만 놓고 나와서 프런트 직원에게 국밥집 추천 받았다.
아주 어리고 영리해 보이는 여직원 콤비가 만담하듯 설명을 해줬는데 말을 어떤 식으로 하냐면
나: 나중에 자전거 주차할 데 있나요?
직원 A: 저쪽 공간에 대시면 될 거 같아요 (방향을 가르키며)
직원 B: (손을 앞으로 내밀며) 선생님만 괜찮으시다면.
한명은 안경쓴 똘똘이 스머프같고 한명은 좀 여성스러운게 얘네랑 똑같이 생겨서 넘 웃겼음
둘이 사이 엄청 좋아보이던데 맘 맞는 동료만큼 큰 복지가 없지
올레시장을 지나쳐서 가는데 이 부근은 간판을 다 세련되게 새로 해 달았음
주점 안에서는 아저씨가 감수광을 열창하고.. 너무 클리셰 아닌교
국밥집 티비에서 폐장한 해수욕장에 자꾸 사람들이 나처럼 기어 들어가서 큰 일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음
아니 근데 이제 9월이 막 34도잖아 안 기어들어갈 리가 없잖아
인력부족 같은게 문제라면 그냥 들어가라 하고 own your risk 하는게 맞을 듯
아 식당이름은 국밥생각이고 친절하고 반찬 깔끔하고 괜찮았음
배달기사분이 뭔가 사과할 게 있다며 오리를 사오셨고
주인 내외랑 다른 기사 한 분 해서 넷이 정답게 식사를 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어른스럽게 제로맥주 한 캔 하고 자려 했지만 초코에몽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뭔 독일 카라멜도 사와서 뜯어먹음
다 먹고 명상 한 시간하는데 신기하게도 아까 물에 떠있을 때 파도에 흔들리는 느낌이 계속 재생됐다. 신체 내부의 전기신호들이 파도처럼 이동하는 느낌
플라시보 그런 거 아니고 명확한 감각이었는데 이거 뭔가 과학적인 이유가 있을 거 같아서 너무 궁금해 매일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의 몸엔 리터럴리 바다가 깃들어 있지 않을까..
아무튼 아주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뒹굴거리는데 구남친이랑 왓을때 생각이 났음
4성인지 5성인지 암튼 인피니티 풀 있는 좋은 호텔 묵었는데 그날 난 알았음
장소보단 옆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좋은데서 자고 맛있는 거 먹는데도 맘이 불편하니까 걍 뛰쳐나가서 게하 도미토리 들어가고 싶더라고
아무튼 그럼 내일의 계획은 아침에 전기자전거를 빌려서..
일전에 동쪽 표선해수욕장까지 갔으니까 이번에 서쪽 산방산 환상 자전거 길을 탈 것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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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ㅋㅋ 그러쳐 머..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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