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드라마 <한반도>는 2012년도 봄에 18부작으로 방영했던 작품입니다. 거액의 투자비를 바른 것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했기에 조기 종영했습니다. 촬영과 소품, 몇몇 배우들의 연기력과 각종 고증들이 참담했기에 저 같은 북한 덕후들과 밀리터리 덕후들한테 개같이 까이기도 했어요.
근데 어째서 이렇게 망해버린 드라마 얘길 왜 꺼냈냐고요? 여주 림진재와 남주 민동기를 지금까지 못 잊어서 그렇습니다. 일부 장면만 소개하면서 북한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시작!
남북 관계가 좋게 흘러가면서 남북의 과학자들이 협력해서 대체에너지인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하고 통일 논의가 가속화되는 중인 미래의 가상 한반도가 배경임.
인공기(북한에선 '람홍색 공화국 국기'라고 함)와 한반도기 그리고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저는 문레기라서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뭔지 몰라여 ㅠ 문송함미다
좌측은 북한 과학자들 우측은 한국의 과학자들이다. 날씨 좋을 때 나와서 다 같이 체조 중
북한 주석이 순안 공항에서 전용기 타고 서울로 옴.
김 주석 좌측에 머리 하얀 아죠시가 여주 림진재의 아버지인 림철우 ㅇㅇ
이순재 선생님이 한국 대통령
한반도 지도자끼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건배 중인디 갑자기 북측에서 도발을 했다. 머선일이고???
김 주석이 서울에서 간빠이 하는 동안 조국철 이 새끼가 쿠데타 일으켰기 때문 ㅆㅂ
근데 어캐했누 ㅎㄷㄷ 북한의 군대는 쿠데타를 일으키기 존나 힘든 구조임. 인민들이 살기 X같아도 봉기를 못 일으키는 이유가 다 사전에 막아놓았기에 불가능하듯 북한의 군대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앞두고 NSC 소집이라니 ㅠㅠㅠㅠ
김 주석은 평양으로 급히 가야겠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잘 다녀오셔라,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순안공항에 내리자마자 총 부터 갈김. 으휴 ㅉ
"니가 한 짓, 력사가 평가할 것이다."
"자본주의 괴뢰들과 붙어먹은 동지는 썩었어. 그러니까 죽어!"
다시 남북관계는 악화되어가고 남북 과학자들의 신 에너지 개발 공동 연구도 파토난다.
"다들 그 동안 고마웠고 즐거웠고 잘 지내!"
"ㅠㅅㅠ 잘가라우, 꼭 다시 만나자!"
그리고 림진재는
1. 김 주석과 함께 남한에 우호적이었던 림철우의 딸이라는 이유로
2. 남한과 공동 개발한 기술을 강성군부에 넘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문 받다가 감옥에 갇힘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힘내서 밥을 먹는다.
한편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선
북괴의 도발 때문에 빡친 시민들이 시위 중임
조국철 허수아비 만들어서 씬나를 콸콸콸 붓고
불 붙여서 화형식 퍼포먼스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거 보는 맛에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이랑 시청쪽을 일부러 존나 다녔던 1인
그와중에 진재를 지켜주려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민동기 대좌. 어린 시절 부터 진재를 좋아했었다.
수학 시간.
밖에서 도강 중인 동기군과
그를 바라보는 진재양 ㅋㅋㅋ
서로 눈 마주침. 어머머>_<
(^_^)
동기는 머리 좋고 싸움까지 잘 하는 ㅆㅅㅌㅊ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상남자이나 출신 성분이 좋지 않았기에 학교에서 저런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학생이었다.
의자를 뚝딱뚝딱 만들고 있지만 여전히 수학공부 마려웠는데
진재가 필기해놓은 노트 들고 찾아 옴
"동무 이거 가져!"
존나 주경야독 형설지공 개쩔었던 동기. 수학 공부하느라 바빠 디지겠는데
일진 패거리들이 시비질 해댐
출신 성분 나쁜 놈이 꼴에 수학 공부를 하냐며 꼽주고 때림
단언컨대 저 새끼들, 동기보다 공부 못 하고 대가리도 나쁨 ㅗ
때마침 진재가 뛰어와서 하지 말라고 뜯어말리니 저놈들은 수학 노트 되돌려주고 감.
아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요. 미성년자 혹은 사회 초년생인 여성 동지들은 본인들의 썸남 혹은 남친이 양아치들한테 맞고 있으면 절대 저렇게 직접 뜯어말리시면 절대 안 됩니다.
저 드라마에선 진재네 아빠가 저놈들 애비보다 더 지위가 높아서 저게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님들은 저런 경우에 처하면 절대로 직접 뜯어말리지 마시고 다른 사람들 혹은 공권력에게 도움을 요청합시다.
암튼 진재는 동기 머리에 붙은 나뭇잎들을 털어주고 본인이 손목에 감고 다녔던 손수건을 꺼냄
그러다가 소매 단추가 떨어졌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피 닦아주는 중
그리고 그 단추를 줍줍해서 지금까지 쭉 간직중인 동기군...!
진재를, 진재를 지켜야 한다!
진재는 죄 지은 것도 없는 아버지 림철우의 죄목을 억지로 고발하고 군부에 협조하기로 함
늘 하는 말이지만 북한에선 예나 지금이나 죄 많은 새끼들이 죄 없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있다.
“내 아버지 림철우는 반동분자입니다.
모차르트를 좋아했습니다.
당시 공화국에서 금지했던 것인데 말입니다.
그러나 금기를 깬 것이 내 아버지의 죄는 아닙니다.
모차르트를 알았던 것, 그것이 죄입니다.”
“굶주린 인민들이 병들고 죽어가고 있을 때 모차르트를 들을 수 있었던 여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상위 1퍼센트 사회주의 귀족으로 살면서 누릴 수 있었던 여유,
그 이기심이 내 아버지 또한 나의 첫 번째 죄목입니다.
특권은 부담스러웠고 때로는 부끄러웠으나 우린 평등을 실현하는데 인색했습니다.
특권을 잃을까 봐 두려웠으니까요.
바로 이 비겁이 오늘을 낳았습니다.
평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자유,
그러나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이 군사 쿠데타 이 잔인한 폭력 앞에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내 아버지를 죽였고 간신히 키워낸 평화의 싹을 잘랐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으나 우리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합니다. 싸워야 합니다.
권력은 통치 받는 자의 동의로부터 나오는 것, 우리는 무력에 동의한 바 없습니다.”
으아니 뭐어야 웅성웅성 난리남!!!
생각지도 못 한 진재의 빌런 짓 때문에 큰일 남 ㅋㅋㅋ큐ㅠㅠㅠ
"저 입 안 틀어막고 뭣들하냐!! 즉결 처형해버려!"
사실 저거 다 사전에 둘이 짠 거 ㅇㅇ 가슴팍에 동물의 피가 들어있는 팩 넣어놨는데 동기가 일부러 머리가 아닌 그곳을 향해 쏜 것이고, 신기방기하게 어째저째 진재를 끌고 평양을 벗어남
진재 탈북 시켜주려고 군사분계선 쪽에서 구명조끼 입혀주고 흰 손수건도 줌
남한쪽을 향해 달려가는 진재를 바라보며 ㅠㅠㅠㅠ
'나한테 진정한 사회주의의 의미를 알려줬던 여자야, 잘 가. 사랑했어.'
그래놓고 본인은 그 주변에 있던 군인들한테 터벅터벅 걸어감
대좌동지를 보자마자 인사하는 어린 군인들.
에휴 ㅠㅠ 남쪽 최전방에서 복무중인거 보니 얘네들도 나만큼이나 돈 없고 빽 없는 애들인가보다 ㅋㅋㅋㅋㅋ 있는 집 자식들은 평양 부근 혹은 북중 접경 지역에서 복무하지 저딴데서 뺑이 안 침
"담배 있나?"
"배급 안 나온 지 오래돼서..."
참고로 북한에서 병사들한테 밥 존나 안 주다 시피해서 자급자족 해야한다. 오죽하면 군인들이 민가에 내려와서 도둑질을 하겠니.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나왔던 탈북민 최은희 씨도 북한에서 살 때 집에 군인이 와서 도둑질 한 적 있다고 했음. 집에서 기르던 닭을 군인이 쌔벼다가 배낭에 넣고 가려는 거 붙잡았더니 존나 오히려 '어디 장군님 지키는 군인들한테 뭐라 하냐, 담배도 있으면 좀 줘라.' 큰소리 땅땅쳤다고 함. 참고로 북한의 군대는 인민들이 아닌 북한 수뇌부들을 보호하기 위해 결성됐다.
암튼 동기는 뜬금없이 쟤네한테 고기 먹은 적 있냐고 질문하더니 권총을 건네며
"반동분자 민동기, 잡았다고 상부에 보고해라."
ㅠㅠㅠㅠㅠㅠㅠㅠ어휴 동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쟤네들은 졸고 있다가 계탔누
한편 진재는 열심히 군사분계선 넘는 중
진재를 발견한 한국 군인들이 총을 빵빵 쏘자
"쏘지 말아요!!"
"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림진재, 과학자입니다."
라는 대사와 함께 15화가 끝남.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15화를 수차례 돌려봤다. 진재가 탈북하기 전에 판 깔아놓으면서 했던 연설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평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자유이지만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우지 않았다'는 그녀의 대사는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한테도 큰 울림을 준다. 간혹 한국인들 중엔 민주주의를 반드시 사수해야하는 지상최대의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는 단지 수많은 정치체제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개인의 자유를 지키는데 가장 효율적인 체제이기에 가장 발전된 정치체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억압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자유의 적이 되고 국민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변한다.
다들 알다시피 북한은 본인들의 국호를 아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지었다. 인민들에겐 투표권이 있으며 조선사회민주당, 천교도천우당과 같은 구색 정당들 또한 존재하지만 다른 입헌군주제 국가들보다 자유롭지도 않고 부유하지도 않은 이유는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도 인민들은 가난하게 살면서 억압을 받고 나라 경제는 점점 몰락하고 있다. 한국의 종북좌파 정치인들이 헌법에서 ‘자유’를 지우려고 시도하면서 민주주의를 앵무새처럼 외쳤던 게 다 이유가 있었다.
아무튼 저 드라마가 종영한지도 벌써 12년이 다 되가는데 아직도 매년 이맘때만 되면 진재와 동기가 생각난다.
특권은 부담스러웠고 때론 불편했지만 그 특권을 잃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살았던 진재, 그리고 사랑하는 진재를 탈북시키면서 이왕 잡혀 죽는 김에 어린 병사들에게 포상이라도 받게 했던 동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 해당 드라마는 왓챠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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