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가 호주인, 대만인만 남기고 다 지워버림
나머지는 기억에서 삭제하고파.
참고- 흑인은 싫어함.
나의 첫 외국인 남자친구는, 실제로 만난 적도 없는 호주사람이었다.
내가 중학생 때, 영어 실력을 키우고파 'Omegle'이라는 국제랜덤채팅 사이트에서 열심히 ‘asl'을 묻고 다녔다.
얼굴과 몸매를 보여달라고 난리를 치던 남자들에게 싫증이 났던 어느날, 그저 잠시 대화한 것만으로도 내가 마음에 든다던 남자가 있었다.
나는 그로 인해 페이스북에 회원가입을 하며, 우리들은 매일같이 대화를 나눴다.
그는 내가 무슨 말만 하면 귀엽다고, 착하다고 칭찬을 해줬다. 그리고 점점 서로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남자가 먼저 자신의 사진을 보내줬다.
허여멀건한 백인이었다.
나는 나의 사진을 보내주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워서몇 날 며칠, 내 외모는 보잘 것 없다고 사진을 보여주기 싫다고 징징댔다.
하지만, 분명히 너는 매우 아름다울 것이라는 말에 홀라당 넘어가 사진을 보여주고야 말았다.
역시나 남자는 끝도 없이 칭찬을 해주며, 급기야 나에게 고백을 했다.
"Would you be my valentine?"
(나랑 사귀어 줄래?)
나는 열심히, 구글 번역기를 돌려봤지만 도대체 사람이 어떻게 ‘발렌타인’이 되는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끙끙 앓다가, 용기를 내어 그에게 무슨 말인지 물어봤다.
남자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고, 마침내 상황이 이해가 된 나는 곰곰이 생각을 했다.
결국, 내가 내린 판단은 no였다.
우리는 결코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그가 상처를 받을까봐 굳이 말을 해주지 않고, 채팅을 이어나갔다.
그는, 내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역시 그러고 싶었다.
어느 날은 그가 친구들과 만나러 간다고 했다.
나도 같이 어울려 놀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가난하고, 용기 없는 사람이기에 그러질 못했다.
그렇게 나는 슬슬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페이스북에 접속을 하지 않았다.
그 후에 가끔 생각이 나서 로그인을 해보면, 나를 애타게 찾는 그의 메세지가 보였다.
하지만 나는 결코 답장을 해주지 않았다.
두번째 외국인 남자친구는 내가 21살에 만난 홍콩인이었다. 그는 홍콩인이지만 대만에서 유학중이었다.
우리는 홍대에서 놀다가 마주쳤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이틀이었고, 우리는 그 시간을 모조리 함께 보냈다.
그는 나에게 매우 친절했고, 돈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대만으로 돌아갔을 때 우리는 계속해서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이어갔다.
일 때문에 내가 힘들어 할 때마다 그는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줬다.
성인이 되어버린 나는, 이전 연애와 다르게 그를 만나러 혼자서 대만에 가보기로 했다.
그가 공항에서 날 기다려줬다.
하지만, 우리 둘은 다시 만나보니 감흥이 전혀 없었다.
형식적인 허그로 아직 서로를 좋아하는척하며 그의 숙소에 도착했다.
그는 매일같이 학교를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나에게 무신경했다.
그의 달라진 태도에 나는 간절하게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편 비행기를 2주 뒤로 예약했기 때문에매우 스트레스를 받으며 나날을 보냈다.
그 때 부턴 내가 아예 그를 버리고 대만 클럽에 매일 혼자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대만 클럽에 간 날, 처음보는 대만인들이 내가 무척 예쁘다며 나를 좋아해주고 챙겨줬다.
그래서 남녀노소 대만인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다.
한 백인은, 무릎을 꿇으며 청혼하는 것처럼 나에게 무언가를 물어봤다. 재미있었지만 나는 거절했다.
한 대만인 바텐더는, 꽃장식을 한 예쁜 칵테일을 수줍게 건네줬다.
무대에 올라가 시선을 끌며 섹시한 춤을 추고있는 나를보고 멀찌감찌서 설거지를 하며 말렸다.
그리고 클럽이 닫자 나와 내 친구들을 데리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데려갔다.
넓은 원형 식탁에 음식이 빙글빙글 돌아갔다.
인원이 족히 15명은 되었기에, 메뉴판에 있는 거의 모든 메뉴를 다 시켜줬다.
옆자리 친구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말했다.
그가 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그렇게 그는 본인 한달치 월급일것 같은 큰 돈을 한 끼 식사에 기꺼이 썼다.
그리고선, 택시를 불러 기사에게 몇 만원이나 건네주며 나를 잘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마치 공주가 된 기분이었다.
너무나도 황홀했다.
숙소에 돌아오자, 홍콩인이 웬일로 나를 반겨준다.
아마 내가 다른 남자들과 노느라 정신이 팔린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정이 떨어질대로 다 떨어져 버려서 점점 그를 무시하고 매일 밤 클럽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마침내, 대만인 바텐더는 나에게 고백을 했다.
하지만 나는 잠깐 놀러온 것 뿐이라고, 미래를 약속할 수 없기에 고백을 거절하며 한국에 돌아왔다.
그 후에도 그는 몇년째 나를 걱정하며 연락으로 안부를 물어본다.
홍콩인 연락은 다 씹는중이다.
여기서 끝낼게. 다른애들도 쓰다가 기분 더러워져서 지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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