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취미: 한복 만들기


바야흐로 작년 12월, 코로나 때문에 3년만에 방문하게 된 한국에서 뭐 배울 것 없나(본인 유학생활 하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 많아짐) 두리번 거리던 찰나 옳타쿠나 독일에는 한복 만든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이 참에 내가 이 기술을 배워갖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자그마치 직장인이 한 달에 벌 월급의 돈을 한복 선생님께 갖다 바치고 그렇게 한복 만드는 법을 배워오게 된다.

 


한국에서 한복수업하면서 만든 한복을 입은 나 (약간 어머니st.)
 

 

 

독일에 돌아와 온갖 작업대와 도구를 주문하여 내 방을 아주 작업실로 만들어버렸다. 삶과 일이 분리가 안되는 이 공간에 내 삶이 이렇게 조화로울 수가 없다. 

 

방학에 재봉 사업(?)을 시작하면 내 삶은 이따구로 되어버린다.  

 

 

 

 


첫번째로 연습삼아 만들어본 철릭 원피스. 원단은 학교에서 남는 원단 뽀려왔다. 독일은 원단이 비싸다. 




만드는 과정. 며칠이 걸렸다. 



약간 옛날 교복같이 나왔다. 



그 다음부턴 한인 사이트에서 주문을 받아 제작해보기 시작했다. 한 벌당 약/최소 200€ 받고 있다. 초보인 내가 제작에 투자하는 시간대비 매우 적은 임금이지만, 연습삼아 저 정도만 받고 납품해보기로 했다. 





 

독일에 오래 사신 아주머니께서 한국 독일 혼혈인 딸에게 입혀주고 싶다고 연락주셨다. 아이가 법대를 다니는데 학교 내 오케스트라에사 바이올린 연주를 한다고, 솔로 무대때 입히고 싶다고 하셔서 약간 칵테일 드레스 느낌으로 만들었다. 따님이 민소매+동정 없는 많이 현대식 원피스를 원해서 그렇게 만들어줬다. 










 

첫 작치고 생각보다 잘 나와서 뿌듯했다. 다만 마지막에 실수가 발견되어서(장력조절 실패) 새로 제작해드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착한 아주머니께서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그냥 보내라고 해서 미안했지만 다시 일주일 동안 저 옷을 만들 생각을 하니 내가 먼저 망가지겠다 싶어 보내드렸다. 만약 다음에 또 주문을 주신다면 서비스로 버선을 하나 만들어드리던지 할인을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제작 중 한 컷. 

 

 

 

 

 

그 다음은 내 또래 남성분이 연락을 주셨다. 외국인 여자친구가 (독일출신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보면 러시아쪽 출신같던데) 개량한복을 가지고 있는데, 자기도 그에 어울리는 생활한복을 갖고 싶다고 주문을 주셨다. 

 















첫번째 실수 이후로 장력조절법을 알아서 이번엔 큰 실수 없이 잘 제작했다. 내가 봐도 이쁘게 나와서 나중에 아빠나 오빠한테 선물로 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하의 다 안감까지 만들었다. 

 

남자 바지는 이것 저것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 숨김지퍼부터 똑딱이단추, 고무줄까지. 




이건 주문주신 남자분이랑 키가 똑같은 내 룸메에게 사이즈 체크겸 입혀본 바지. 



한복선생님이 내 인스타를 보시더니 바지 너무 이쁘다고 칭찬해주셨다. 바지만 대량으로 만들어서 팔까도 생각했다. 

주문주신 남성분도 맘에 든다고 하셔서 다행이었다. 






 

다음 고객은 나랑 똑같은 키에 조금 통통한 체형이신 여자분이었다. 독일 결혼식 하객용으로 개량한복을 입고싶어서 주문을 주셨다고 했다. 남색에 위 아래 레이어드가 보이는 스타일을 원하셔서 그렇게 제작했다. 독일에는 실크천이 매우매우매우매우 비싸서(한국의 약 4-5배?) 쉬폰으로 겉 천을 대체했다. 깨끼 바느질을 처음 시도해봤는데 솔직히 아주 예쁘게는 안됬지만 표면상으로는 이쁘게 옷이 잘 나왔다. 아직 택배 발송중인데 맘에 드셨으면 좋겠다. 이 분은 이왕 주문할겸 아예 실크로 주문주실 의향도 있다고 하셔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독일에서 실크천으로 작업해볼 수 있을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 다음엔 친한 지인이 한국 전통 연주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인데, 초딩때 샀던 저고리가 헤졌다고 업사이클링 주문을 주셨다. 동시에 동정 갈기+소매 줄이기 요구사항도 같이 주었다. 

 

애프터 사진


이게 민저고리 비포 사진. 



민저고리를 삼회장 저고리로 만드려면 겨드랑이에 새로운 천만 덧대면 되는게 아니라 아예 소매쪽 재봉선을 몸통 안쪽으로 들여와야 해서, 조금 큰 수술(?)을 했다. 한복 기본 지식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무작정 팔부터 자르고 시작했을 텐데 한복 해부학(?)을 이제는 잘 이해해서, 잘라서 새로 붙일 곳, 안잘라도 되는 곳을 안다. 

 









 끈에도 똑딱이를 달아 예전 끈과 새로운 끈 기분에 따라 교체가능하도록 했다. 

 

 

 

끗.

 

 


작품 등록일 : 2023-03-17
우왕 너무 멋지다
먹는게제일좋아   
우와 언니 완전 능력잔데?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한복을 찾는 사람이 많구나
글 재밌게 읽었어!
DIO   
대다나다
ku키   
손재주 미쳤다리
로롱   
진짜 멋지다
Berry   
너무 재밌다 성장형 게임 같아 ㅋㅋㅋㅋ
니나노   
우오아아아아아아
  
너무 멋지다
벌꿀오소리   
우오오오 멋지다
fu   
멋져
백색담즙   
와, 당신이 하는 일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석사 논문을 위해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한복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당신의 바느질 작업이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에 대해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제가 번역기를 사용해서 죄송해요. 제 한국어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해요.
jo*****   
우와 예술가다

나도 저 남자바지 입고싶다
매우 힙하네
과일뿌셔   
정말 멋지다
아마추어 그림쟁이   
멋지다
ㅈ같이굴지마세요   
와우
lo******   
멋지다
  
멋지다...
  
와 금손이다 사진 나중에 또 올려줘
멍든 다리   
남자바지 겁나힙햐
yu******   
와 ㅋㅋㅋㅋ 도이체 비술채네 ㅋㅋㅋㅋㅋ
wunderbar   
눈이 정화되는 느낌.. 한복장사 대박나세요..
너를 많이 사랑해   
진짜 멋지다
as***   
옷 이쁘다!!
또 보고 싶다
roswita   
짱이다
xl*****   
오오오
gl***   
와 미쳤네……
와….
아침 잠이 많은 K   
진짜 대단하다
호오잉   
멋있다
자몽   
와이리 머싯노
룰루랄러   
예뿌다 민소매 너무 이뻐!
Feather   
와 나 고딩때 가정시간에 한복미니어쳐 만든거 기억난다 나는 재단하는거 엄청 귀찮아서 내맘대로 빅사이즈로 만들었지만 ㅋㅋ
  
와우 한복 리폼한거 너무 잘했다 고급져~~~
시애틀의 그녀   
뭐여??? 천재 아냐??? 잠시 배우고 저렇게 잘만든다니!!!!
do****   
멋있다
푸드덕   
어머 소질있다

블랙핑크가 입었던 퓨전한복도 예쁘던데
닭갈비   
너무 멋지다
사업 번창하세요
두루미   
잘한다~
cr*****   
우왕….귀여우ㅜ
  
우와 언니 대단해!!
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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