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로 레전드먹은 썰 풀어봄
나는 한때 ㄷㅅ학원 강사였음 
당시에 제일 핫바리강사가 지거국이었는데
나는 실업계 고등학교 나와서 누가 들어도 웃긴 이름의 초씹쓰레기 지잡대를 나왔음

대학 졸업하고 건축사무소에서 경리일을 한 6개월했다
개저씨들 추근덕거리는게 
하루종일 전화나 받고 커피를 타는게
멍하니 모니터만 보면서 인터넷쇼핑하는게 존나 무료했다
허구헌날 회식에 엉덩이나 주무르고 젖이나 쳐다보는 씹쌔끼들 곧 장도리로 대가리 깨부술것 같은 충동에 휩싸였다

퇴근하고 집가는길에 캔맥주를 하나 까서 꾸울꺽 꾸울꺽 마시면서 걷다가 휘황찬란한 간판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게 ㄷㅅ학원이었음

노란 통학버스 수십대가 줄줄이 국립공원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학원앞에서 가만히 거대한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서울대 몇명 무슨대 몇명 어디고등학교 전교 1등 전원어쩌구 덕지덕지 자랑스레 붙은 광고도 훑어봤다

학창시절 존나게 왕따나 당하다가 공부고 나발이고 나는 그림이나 그리고 기타나 치고 시를 쓰던 한량중에 한량이었던 나는 쓰레기 대학에 가서도 공부보다는 도서관에서 소설책이나 보던 음쓰에 가까웠다

빈속에 급히 마신 맥주가 훅끼치면서 뭔 정신머리였는지 학원으로 걸어들어갔다
학원에 오는 애들을 마중하러 수십명의 선생들이 모가지에 대롱대롱 목줄을 차고 계단을 내려왔고 나는 그들을 거슬러 로비에 들어갔다

15년 전의 그날이 꼭 어제처럼 기억이난다. 

시뻘건 입술을 한 데스크여자가 물었다 

- 어떻게 오셨어요?
- 면접보러왔는데요
-네? 잠..시만요 저희가 채용계획이 없는 걸로 아는데... 아! 이사님!

때마침 지나가던 이사가 자판기 커피을 막 마시려다가 우뚝 서서 쳐다봤다

-이 분, 아니 이 선생님이 면접보러오셨다는데
-어? 면접? 잠...시만 아, 일단 안으로


-죄송하지만... 어디서 채용공고 보셨습니까?
-아니요, 그냥 지나가다가 간판보고 들어왔는데요
-아,ㅎㅎㅎ 그래요? ㅎㅎㅎ 면접을 지나다가 간판보고 들어와서 본다라... 근데 혹시 술 드셨습니까?
-아, 네. 퇴근하는 길에 한캔

어안이 벙벙해서 나를 요로케 쳐다보더라

A4 이면지 하나를 들고 다시 자리 고쳐앉더니
-고등학교는? 
-ㅇㅇ여상이요
-? 그럼 대학교는 나오셨어요?
-네 ㅇㅇ대학교요
-아...ㅇㅇ대
-몇살이시죠?
-24살이요

이면지에 ㅇㅇ여상 ㅇㅇ대 24 여
내 단출한 이력이 적혀있다

-어느 과로 지원하십니까?
-영어요 제가 영문학과나왔거든요
-아,영어요....영어 잘하세요?
-아니요. 이제 잘해볼라고요 

이사는 그때부터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한 5분을 껄껄 웃다가 기침을 하다가 야단이었다

말해놓고 보니 참 병신같아서 머쓱하게 대가리나 한번씩 긁적였다
‘에이 뭐 집에가서 밥이나 먹자’
속으로 생각하는데 이사가 볼펜을 다시 쥐더니 이면지에 87이라고 썼다

-87만원. 어때. 시작은 87로 가자. 재밌네. 재밌어. 여기서 니가 어디까지 크나 함보자고. 

87? 아...좀 적다. 근데 시발 선생시켜준다잖아
나도 모가지에 목줄걸고 선생소리 들을수있는데 87이면 뭐 어때 시발!

그렇게 나는 초등. 중등. 고등. 차근차근 올라가게됐다

꼴랑 3명뿐인 초등부 교무실
뻐드렁니가 입밖으로 오질라게 튀어나온 초등부주임은 그저 내가 싫어서 죽으려고 하고 분위기는 존나 애매했다

이사를 찾아갔다
-저 어떡하면 큰교무실가요?
-하...그게 말이지. 아직은 니가 뭘 어디까지 쳐낼수있는지 감도 안잡힌단말이지... 일단 니가 뭘 보여줘야지. 

뭔가를 보여달라. 오케이. 콜

초등부의 꽃은 경시대회거든
그날부터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불러 학교땡하면 학원에 앉혀서 컵라면 컵볶이 사맥이면서 집에 안보내고 공부시켰다
공짜간식준다니 이놈의 친구 저놈의 언니 오빠 다 데리고 와서 경시반은 점점 몸뚱이가 커졌음
나는 마 모르겠고 밤이고 낮이고 주말이고 매달려서 같이 공부했다
애들이나 나나 뭐 맹 수준이 똑같았거든
애들 책은 재밌더라고
이런책이 나때 있었으면 나도 열심히했제 이지랄하면서 존나 열심히 ‘내가’공부했음
선생이 신나서 그런가 애들도 열심히했음
할줄아는게 있나 내가. 그냥 우와! 잘한다! 옳지! 그렇지! 이게 다임 ㅎㅎㅎ

경시대회62명나가서 배탈난 놈 풀다가 잔놈 빼고 60명이 급수를 받아서 학원으로 상장이왔다

이사가 씩 웃으면서 턱으로 휙 하며 큰교무실을 가리켰다

나는 아싸! 좋다고 보따리 싸들고 큰교무실로 입성했다

48개 곱하기 2의 눈알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와씨, 공기가 다르네! 심장벌렁거리면서 빈자리에 앉았다
‘영D’ 이게 내 이름이다
시간표에 영D를 찾아 형광펜으로 색칠을 했다

나에 대한 소문은 다들 알고있었다 실업계 지방쓰레기대학을 나온 경리출신
이력서도 없이 술먹고와서 면접봤다고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은 그저 착하게 보여지고 싶어서 주변시선을 의식한 년 놈들 뿐이었다
속으로는 나를 존나게 깔보는 눈빛이 역겨웠다
얼마나 멍청한지 보자는 식이지뭐. 
그걸 구경하며 낄낄거리는 년놈들도 똑같고
뭐 어때 시발 
나도 선생인데 큰교무실에 한자리하는
드디어 큰교무실에 와서 앉아있으니 을마나 신났는데 그런 취급은 내 알바아니었음

차임벨소리에 일제히 일어나 각자의 교실로 향하는 거대한 선생들 무리에 나도 섞였다
가슴팍에 안은 책과 지휘봉 분필통

내가 맡은 담임반은 딱 내 수준에 멍청이들이 모인 중2C반
역시나 나나 이놈들이나 수준이 딱이다
처음보는 문법이 나도 지들도 낯설고 신기하다
한마디 한마디가 나도 지들도 처음 듣는 말이다

우리반은 존나 열심히 공부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열심히 공부했고 내가 깨우친걸 존나 열심히 설명했고 애들은 학교 땡하면 수업도 한참전인데 꾸역꾸역 교무실로 처들어와 나를 물고 늘어졌다
우리는 아는것이 늘어갔고 채점할것이 생기고 왜 틀렸는지 궁금해졌고 틀리면 아쉬워했다
우리반은 반전체가 중2A반으로 승급했다

원장이 회의시간에 나를 일으켜세워 노고치하를 했고 박수를 유도했다 
꾸벅 인사하며 둘러보는 선생들의 눈빛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어느새 그들사이에 위화감없이 섞인 나를 봤다
월급봉투가 점점 두꺼워지더니 훅 얇아졌다. 앞자리가 8에서 1로 바뀌고 만원짜리는 수표로 바뀌었다 

나는 처음으로 상윗 반인 D반 S반으로 수업을 들어갔다
분위기가 다르다
나는 모르는 것을, 나는 처음 보는 것을 얘들은 다 알고 있다
무엇을 가르쳐야하는지 모르겠다
나와 함께 차출된 C반 출신놈이 찾아와서 말했다

-쌤. 자신감을 가지세요. 왜이렇게 기가 죽었어요. 그래봤자 쟤들도 애들이예요.  우리 또 재밌게 공부해요. 쌤이랑 공부하면서 우리 진짜 재밌었어요. 공부가 재밌었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영A선생을 찾아갔다 
맨투맨 6권을 줬다 
-이거를 그냥 다 외우세요. 늦었잖아. 그 수밖에 없어. 

멍청이녀석들과 삽질한 덕분에 맨투맨을 떼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텅텅빈 대가리에 영어를 들이 붓는 꼴이다
똥대가리인 내가 빡대가리 나를 얼르고 달래고 가르치는 꼴이 웃기긴했지만 하여튼 존나 열심히 했다
워낙 아무것도 없는 대가리라 오히려 체계적이고 혼란없이 착착 쌓여갔다
응용은 좀 어려웠다 빡대가리니까
그저 변형문제까지도 공식마냥 외웠다 

도도한 D반 S반 애들은 자존심때문에 모르는 것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런 녀석들이 모르는 것을 물어보러 가슴에 책을 끌어안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영A도 아니고 B도 C도 아니고 D한테

방학특강이 개설되었다
내이름 아래 신청학생수가 80명이 넘어섰다
처음으로 내이름으로 단과수업이 열렸고
나는 하던대로 아주 품위없고 황당무계한 수업으로 애들과 함께 또 존나 열심히 공부했다

해가 바뀌고 5월이되어 스승의 날에 나는 책상이 비좁고 책상아래 발 넣을 칸없도록 편지와 선물을 받았다
낼 모레 뒤져도 하나도 안이상한 이사장 할배가 회의중에 들어왔다

마이크를 빼들고 우수강사 표창을 시작했다
내 이름이 불렸다
기립박수를 받았다


나는 그해 위장에 구멍이 뚫려서 퇴직했다

그후로도 나는 10년을 영어강사로 일했다
경력이 쌓이면서 학벌은 이제 그다지 눈에 띄지않았다
경력이 학벌을 카바쳐준 덕분에 오래도 해먹었다
이따금 흠칫 놀라는 원장도 있고 무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강사도 있었지만
뭐 시발 쫄고 그럴 짬은 이제 아니니까


여튼 15년이 지나고 가게 손님으로 옛 제자들이 들이닥쳐서 한바탕 그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웃고 떠들었다. 

-쌤이랑 공부할 때 진짜 재밌었어요. 
-쌤 진짜 최고다 진짜로 

-지랄하네!ㅋㅋㅋ쌔끼들아 술이나 처먹어라




어느날인가 카운터로 키큰 남자가 지갑을 뒤적거리면서 걸어왔다

-계산해드릴까요?

눈이 마주치고 5초정도 멍하니 생각했다 
어, 분명히 아는 얼굴인데? 누구더라?
ㄷㅅ학원 이사였다

많이도 늙은 이사의 두손을 부여잡고 내게 그때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주책맞게 울었다. 
이사는 이제와서 얘기지만 그때의 나는 진짜 상또라이였다며 웃었다. 
나도 안다며 대가리를 쓱쓱 비비며 울다 웃었다
자기가 학원일 하면서 강사한테 욕만 먹었지 감사하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늙은 눈동자에 물기가 번졌다

악수를 청하면서 배웅하는데 이사가 돌아보며 말했다

-실업계 똥통대학나온 강사는 내 평생에 니뿐이었다 아나? 아니 그학원 역사에 전에도 후에도 없었지. 
근데 니만한 선생도 없었다고 다들 아직도 니 얘기한다. 
니는 레전드였다 임마야

작품 등록일 : 2020-06-21

▶ 복숭아로 빚은 아이

▶ 27살이었다. 우리는.

존멋
선풍*   
언니 얼른 탈강사기 좀 올려도 나 그거만 계속 기다린다!!
G4   
학원 강사 오래해서 그런지 글이 잘읽힌다.. 갬덩이야 달러드림
decaff   
글은 좋았다.. 상담글에 똑같은 글 있어서 이건 다른 글인 줄 알았어 ㅎㅎ
달콤한체리   
아름답다 ㅠㅠ
키위**   
이건 정말 볼 때마다 눈물남.. 언니 글 너무 좋아..
동물유튜브덕후   
뭐야 넘 감동이잖아 눈물난다 행텐언니 글 너무 좋아 엉엉ㅠㅠ
Laura   
개업 축하해!
가진 달러 몽땅 다 털어서 소정의 축의금 드림
대박나자 행 사장~~~!!!
ab*****   
ㅠ-ㅠ 갬동
시고르 드루이드   
존멋
sl******   
영화로만들고싶다 ㅠㅠ 인생이 어째 다 영화같노
ry*****   
멋있는언니야
hj**   
울었다
황국신민   
멋있다
온종일 너를 그리다   
학원가는 이게 되지 ㅠㅠ 넘 멋있따
한여름의 습지   
멋있다
se****   
ㅜㅜ♡
상콤레알딸기   
영화로내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누루니   
다시 읽어도 레전드
ka****   
왜 눙물으 줄줄 나는 거냐 으흐헝ㅎㅇ흥헝
에어시셰   
♡♡ 매력녀 매력녀
리라   
ㅠㅠ
비프로선언   
울었네 하…. 멋지다 언니야
cy*******   
나 울엇졍
sh****   
레전설...
최순실   
와 존나 존경스럽네ㅜㅜㅜㅜ 드라마야 드라마 이드에 작가언니들 이거 드라마로 만들어줘 ㅠㅠ
이그   
다시 읽어도 ㄹㅈㄷ
원더랜   
아싀 눈물나 ㅜㅜㅜㅜㅜㅜ
한겨울   
언니 시발 멋지다
dm*****   
컥. 나 막판에 좀 찡했다
me*******   
이게 문학이다
인간 - 단편   
문학이네..
뭐로할까   
와 또보러왔다,,,
roadcf   
졸라 드라마다
마지막 대머리 이사님 말이
심금을 울림
Bu****   
뭐어때시발! 멋있다
사과밭   
멋잇어
tl*********   
bb
roadcf   
와씨 이언니 자기는 담담하면서 남 즙짜게하는데 도사야 ㅠㅠ
이드정박아   
멋지다 진짜
to****   
언니 존나 멋있다
Nectar   
전에 읽었던건데도 또 눈물난다
대체 어떤 맘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을까
Nana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 언니 글 읽을때마다 삶이 참 아름다운거란걸 느껴 언니 인생 너무너무 예쁘고 아름답다
우짤래미   
사랑해 언니
tl***   
이건뭐언제봐도레전드
오랜만에봐도레전드
Nothere   
ㅠㅠㅠㅠㅠ
y   
언니 사랑해요 언니 글이 너무 좋아요
  
진짜 멋있어
xx***   
멋지다. 실화일까??
너를 많이 사랑해   
역대급 레전썰이다ㄷㄷㄷ돈드렷슈 내가 가져야할 태도인 듯 감사혀유 선상님
Nothere   
감동 ㅠ 용감하다
tr******   
아 눈물나ㅠㅠ젊은날의 언니와 이사분 둘다 ㅜㅠ
le******   
아따 인생 진짜 맛깔나게 산다
ki**********   
존멋...
fl******   
언니 진짜 글 잘 쓴다
ge********   
실화냐 ㄹㅇ문학이네
Onestep closer   
아씨 재밌노. 행테이는 고마 나타났다하믄 레전드네. 오늘도 또 행복해라 행테이
먹신   
재밌다
br********   
역사를 새로썼네 언니가..나도 주책맞게 일하다말고 눈물 훔치고있다.

헐 헹텐언니엿어????Wow
로빈훗ㅌ   
존나멋있다 아침부터 갬동받고가노
de*******   
멋있다
물방울떡   
크 감동이다 언니
뭉끼   
문학이다..
mmmm   
이거 왜 눈물 나지? ㅎㅎㅎㅎㅎㅎ
xxx   
존나 멋있다 마지막엔 눈물나네 언니 글만 읽으면 나는 운다
xoxomoon00   
와 존나 멋있다 눈물 나왔어
ru**   
아시발 멋있어서 눈물나
la******   
언니 멋있다 나도 이렇게 살래
h****   
멋져
yu*****   
실화야?
ar****   
와!
긴나지   
언니 나 울고있어 진짜로 눈물 흘러 감동받아서..
슈가스냅쿠키   
언니 인생 대단하다
우리는챔피언   
씨바 눈물남 ㅠㅠ
st********   
ㅠㅠ 씨바 문학이노
이렇게 글을 잘쓰는데 빡대가리일리 없다
sm*****   
드라마같다 ㅜ
로즈마리초   
글 다 너무너무 재밌다 언니꺼 싹다읽었어 *.*
친절한년   
눈가에 눈물이 핑
만나면 마음이 편안.   
인생 언니처럼 살아야겠다!
po****   
좋다 언니야!!
la******   
ㅋㅋ있는돈다드림
키위**   
헉~~ 반전에 현웃터짐 매력녀 엄지척~!!!
Tobeor.nottobe   
네번 읽었는데 읽을때 마다 눈물 나 나도 하면 되겠지
고고리   
순식간에 읽었네 멋있다
기린   
실화냐? 존웃이다. 멋져 언니
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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