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펜팔, 아에쨩

*약간의 업데이트 2019.11.15

 

이 글을 몇 개월 전에 쓴 것 같은데 끌올될 때마다 신기하고 고맙고 재미있어

얼마전에 룸메이트 언니한테 말했더니 자기도 너무 신기하대. 얼른 아에 만나러 가재 ㅋㅋㅋㅋ

그러면서 구글 맵을 꺼내서 주소를 치는 거야 

놀랍게도 아에쨩 지도가 정확해서 ㅋㅋㅋ 금방 그 집으로 추정되는 지도위의 한 점을 찾아냈어...

언니는 아에 만나러 가는 길을 다큐로 찍고 싶대 

자기가 꿈도 꿨대, 아에 만나서 등산했다나??? ㅋㅋㅋㅋㅋ 이 언니도 참 ㅋㅋㅋ

내 꿈엔 아직 안 나왔어 

사실은 떨리고 궁금한데 어떻게 할지는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해봤어

나는 사실 이걸로도 괜찮은거 같아

아무튼 다들 고마워 

 

=============================

 

 

 

중학교 2학년 되던 해, 선생님이 해외 펜팔 클럽에 가입할 사람을 모집했다.

몇 천원의 가입비인가를 내고 주소 하나를 받았다.

일본 주소였는데 일본어는 하나도 몰라서 중학 영어로 첫 편지를 삐뚤빼뚤 써내려 갔다.

영어도 잘 못했어서 사전에 열심히 침을 묻혀가면서 써내려 갔다.

그리고, 한 달인가 기다렸던 것 같다. 

답장이 없길래 이번에도 장병 아저씨들한테 위문 편지 썼던 것처럼

답장은 안 오는구나 체념했는데 답장이 왔다!

 


 


 

아에라는 이름의 소녀였는데 나보다 한 살이 언니였다.

우리나라 나이 계산법이 좀 이상해서 헷갈렸지만 생년이 나보다 1년 빨랐다.

그래도 우리는 친구를 먹게 됐다.

아에는 나처럼 시골에 살고, 나처럼 부모가 이혼했고, 나처럼 서로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나는 일본 음악을 좋아하고 아에는 한국 음악을 좋아했다)

 


 

아에는 아오모리 현에 살았다.

엄청엄청 북쪽이고 눈도 많이 내리는 동네라고 했다.

나는 한국 남부 끝자락에 살았기 때문에 눈을 본 적은 별로 없었는데

아에짱 동네에는 매년 폭설이 내리는데다 눈이 잘 녹지도 않는다고 했다. 

 


 

아에짱 동네에 가면 이 지도만 가지고

할머니야채밭이랑 아에짱 집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땐 인터넷도 느리고, 구글 지도 같은 것도 없었다.

세상과 연결되는 수단은 텔레비전, 라디오, 전화기, 삐삐 그리고 편지 정도였다.

 


 

아에짱은 H.O.T의 강타를 무척 좋아했다!

그게 편지를 계속 주고받는 동력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자 아에짱은 한국 아이돌 문화에도 조예가 깊어졌다.

저 편지를 대강 해석해보면 김민희, 간미연, 유진, 슈 등이 귀엽다고 언급돼 있다.

그리고 일본 남자는 말랐고 근육맨이 없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운해한다.

보는 눈이 대단하다.

 


 

아에짱은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었다. H.O.T 때문에

지금은 방탄소년단이 뜨고 있는데 아에짱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다.

아에짱은 근육맨을 조아하니까 

 


 

아에짱은 시골에 처박혀서 문화에 목마른 나에게 이런 음악 차트도 알려주고

MD 플레이어랑 자기가 구운 일본음악들도 잔뜩 보내주었다.

아에짱은 J-POP을 좋아했고 나는 밴드음악을 좋아했는데

우리가 공통적으로 좋아했던 건 def tech 라고 거의 아무도 모르는 ㅋㅋㅋ 약간 드래곤 애쉬 스타일의 뮤지션이었다. 

 


 

아에짱은 그림을 잘 그렸다.

만화가가 되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잘 웃고 유쾌한 친구였다. 심지어 개그코드가 약간 사르캐즘 스타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아에짱의 사르카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귀여워.

 

 

 

아에짱의 심리테스트.

다같이 선택해보자

 

Q. 당신은 사막을 헤메고 있습니다. 벌써 5일째 아무것도 마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이 타는 듯합니다. 그런데 쥬스 자판기를 발견했습니다. 살 수 있는 건 딱 한 개.

당신이라면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A. 빗물  500cc

B. 맛없어보이는 뱀의 피로 만든쥬스 2리터

C. 미네랄워터 20cc , 3개중 하나는 빈 병

D. 조금 탁한 흙탕물 원하는 만큼.

E. 네가 좋아하는 오렌지 쥬스 50cc

 


 

결과공개 : 이것은 당신의 욕구 불만도입니다!

 

A. 욕구불만도 50% 무난한 선택을 한 당신. 때로는 불타는 사랑에 빠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B. 욕구불만도 80% 마음이 메말라 버리기 전에 멋진 만남을...

C. 욕구불만도 20% 사랑에 대해서도 결코 타협하지 않는 당신. 순수한 사랑에만 집착하다 때를 놓치지 않도록...

D. 욕구불만도 120% 당신의 욕구불만은 "아무라도 상관없어!" 라는 레벨까지 와 있습니다.

E. 욕구불만도 0% 당신의 마음은 충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세요~

 

아에짱은 D를 택했다고 했다...♡

 


 

나는 20살에 상경을 했고, 여러 번의 이사를 겪는 동안에도

아에짱의 편지들을 하나도 버릴 수가 없어서 늘 꽁꽁 싸들고 다니고 심심하면 열어보고 

울적할 때 열어보고 또 엽서도 보냈다. 

우린 성인이 됐다.

 


 

이게, 우리가 마지막으로 주고 받은 엽서다.

아에짱은 옆 도시로 가서 엄마랑 같이 살게 되었다고 했다.

어른이 되어서 비행기표 살 돈을 모으면 아오모리에 가서 아에짱하고 신나게 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느라 바빠 그랬는지,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그래도 눈이 펑펑 내리는 걸 보면 나는 아에짱과 아오모리를 떠올린다.

이제 우리는 36살이 되었다.

아에짱은 어디서든 행복할 것이다.

 

작품 등록일 : 2019-04-23
ㅜㅜ 이거 뭐야 너무 따듯해
상파뉴의 요정   
이거 방송감이다....진짜 상봉 다큐 찍었음 좋겠다
lee   
눈물나
oo*****   
너무 아름다워 꼭 만나
한좀학녀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 가 생각나는 글이양 애틋하다 언닝
괴상망측   
이 글을 볼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져
pi*****   
트위터에 올리면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ㅜㅜ 뭔가 아쉽다 한 번 쯤은 만나보면 좋을텐데
me*****   
뭉클해지네
라벤더의음유시인   
와 나도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주고 받던 일본 펜팔있는에 상경해서 자취할때도 계속 가지고 다녔던 거 똑같다. 친정집 가서 찾아봐야겠어.
부추   
대박이당..
bl********   
내가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아는 세대라서 기쁘다
ns****   
정말 예쁜 추억이다 ㅠㅠㅠㅠ ㅠ
Am   
예전에도 보고 울었는데ㅜㅜ 또 가슴 뭉클함.. 이런 추억을 공유해줘서 감사합니다
동물유튜브덕후   
ㅠ0ㅠ
나야   
언니 영화 한 편 본 것 같다
아에짱도 언니도 잘 지내면 좋겠어
id*********   
눈물날거같아ㅠ 아오모리에 가보고싶다
ha******   
아에짱 만나러 가면 좋겠다
감동적 ㅜㅜ
원하는대로 바라는대로   
ㅠㅠ♡
시진핑 사생팬   
헐 대박이다...
pi*******   
이거 갑자기 생각나서 또보러왔어ㅜ
lu*****   
ㅠㅠㅠㅠㅠ
꺄르르르우하하하   
아예짱....enfp같음 ㅜ
호이호이   
우와 ㅜㅜ
mo*   
아에짱 찾아 유트브 올려주면 나 본다
아침 잠이 많은 K   
와 좋은의미로 소름돋았어 아름답다 만났으면 좋겠어
아에짱도 가끔 언니를 떠올릴거야 분명
as***   
와
lo******   
ㅎㅎ
성능좋은찌찌   
진짜 대단해~!!
Tobeor.nottobe   
이글은 볼때마다 기분이 몽글몽글
gemini   
너무 힐링된다 진짜..
445   
아에짱 한글 나보다 이쁘게 쓰노...!!!!
xo****   
만나야될거같아 ㅠㅠ
최순실   
만나러 갔음 좋겠어!!
콩떡   
야 노네 너무 아름답다 귀여워 죽겠어 하응 ㅠ
뭐로할까   
너무 좋아 정말 예쁜 추억이다
미끄럼방지패드   
신기하고 넘 귀엽당......
조이   
힝. 아에짱에게 다시 편지 써보는것도 좋을듯 ㅠㅠㅠ 만나러 가는건 너무 상상을 깰수도 있을까봐 무서웡ㅋㅋㅋ
시애틀의 그녀   
마음 겁나 푸근해지네 새벽부터
Nothere   
우와 너무 낭만적이고 아름다움...
나도 저런 추억 갖고 싶다
살치살 꽃살   
아에짱 ㅠ.ㅠ
Hi,bs   
Wow..아름다운 추억
ps*****   
♡
fi****   
코 찡하다 좋다
김씨   
ㅠㅡㅜ 좋다
옴뇸*   
정성 쩐다
ps*******   
와 우리 언니도 이런거 했었는데. 덕분에 일본음악 중딩때 많이 알게되고 나도 선물도 겁나 많이 받음. 그 일본 언니가 결혼하고 나서 연락이 끊겼네 지그쯤 애들도 어느덧 자란 아이들의 엄마일까 상상 하곤 함. 글씨도 색깔 볼펜으로 너무 이쁘게 쓰고 밝고 이쁜 사람이었음.
이지라이프   
언니 새로 개봉한 독립영화 은희에게 꽉 봐봐!! 음 언니 이야기 읽으면 주인공 보다는 주인공 딸 같앙 넘 사랑스러보
꼭 봐야해!!
펜지   
오랜만에 읽으러 왔는데 내용이 많이 추가됐네 ! 여전히 따뜻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ㅜㅜ 따뜻
꿍치따치   
이거슨 문학
as******   
영화 같당 ㅎ이쁜 추억 있어서 부릅다 ㅋㅋ
1q****   
ㅠㅠㅠ 행복해 언니 행복해 아에쨩................... 괜히 내가 맴이 따뜻해지고 보고싶고 그릏다
산길   
잼나게 읽다가 울컥 했어 ㅜㅜ
mu*****   
ㅠ_ㅠ 만날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be********   
너무 귀여워서 눈물이 난다
이메일 주소라도 받지 그랬어 ㅠㅠ
아에짱이랑 언니랑 행복해라!!!
일어나보니 오후 2시   
구글맵스로 아에짱 동네 보고 왔다 아에짱 행복하길 ㅠㅠ
wh*******   
감동적이다..... ㅠㅠㅠㅠ
RMB 버는 여자   
이거 모아서 아에짱한테 선물해주고 싶다 ㅎㅎㅎ 어린 자신에 대한 추억으로!!
ra***   
와 너무 멋지다 감동이다 어떻게 못만날까
젤로맘   
세상에 충격이다 hot를 좋아하는 일본인이라니. 우정도 너무 아름답네. 정말 책이 되어서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너무 아까워. 그대로 묵혀두기엔 ㅠ ㅠ
라무   
재미따
과메기   
미쳣어 너무예뻐 정성도 예쁘고 ㅠㅠ
Gye   
아에짱 ㅜ♡
오예   
와 귀엽다 ㅠㅠ
Mori   
와 편지 진짜 정성이고 귀여워...뭔가 영화 같은 스토리네. 아에짱 만나러 가고 싶진 않아?
나도 언니랑 비슷한 나이라 이런거 해봤는데 나는 소수 취미라 헤비메탈러 여자애랑 펜팔하던 기억 난다..존나 추억..
펜팔 하면 내가 보냈던것들도 궁금하지 않아?언니 편지도 궁금..
582   
ㅜㅜ
고양이 있어   
워씨 멋져
언니 편지도 궁금하다
piza   
넘 감동적이양ㅠㅠ
al*****   
마지막 문장까지 읽고 나니 왤케 찡하냐 언니도 아에짱도 모두 잘 살고 행복하길
ri****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d**   
아름답잖아...
V   
ㅠㅠ
mi******   
ㅠㅠㅠㅠㅠㅠㅠ아름답다
음악하는 여자   
사르카즘 아에짱
귀엽다 이런거 너무 좋음
우하하하   
ㅠㅠㅠㅠ 눈물나네. 마지막에 성인이 돼서 일본으로 아예짱 만나러 갔을 줄 알았는데...
ka******   
뭉클하고 괜히 감동적이네. 일본에도 이드만들어서 이글을 아에짱이 봤음 좋겠다
dr*******   
아에짱 너무 멋있다
쨘   
아아 사랑스러워 ㅠㅠ
쥬스껌   
미쳐따 .. 언니 책으로 내라 ㅋㅋㅋ 예쁜 얘기야 ㅋㅋㅋ 그나저나 소장 왤케 귀여움
재아   
ㅠㅠㅠㅠ
ca********   
최고야..
밥 숟가락 들 힘   
아에짱ㅠㅠㅠㅠㅠ
pr*****   
ㅠㅠㅠㅠㅠ
ve***   
ㅜㅜ 아에랑 다시 만날순업는고야..?
ju*****   
와 ㅠㅠㅠㅠㅠㅠㅠ
로라   
아미쳤다 존나아름다워
roadcf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관계를 맺는구나ㅜㅜ 게다가 그게 사는 데 힘이 되기도 하고 .... 글쓴이도 아에짱도 어디서든 행복할 것이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아에짜응
wi*******   
엠디플레이어 ㅠㅠ
리본   
조타
빡빡2   
아에짱!!!!!!!!!!!!!!!!!!!!!!!!!!!!!!!
깨비   
귀엽다... 나도 어릴때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았을걸
sz*   
마지막 두줄 가슴 찡....ㅠㅠ
킹소다   
이거 뭔데 눈물나냐
coco   
오오오.. 디게 찡하다. 감동적이고. 편지는 왜 더 주고 받지 않게 됬어? 아에짱이 편지를 안 보냈어?
Nectar   
ㅠㅡㅠ
sa*****   
쇼코의 미소 생각난다
치코리타귀여워   
귀여워......
오도밥   
재밋다 ㅋㅋㅋ
똥참는쾌락   
ㅠㅠ.....ㅠㅠ....
간지럽다 고마 해라 마   
감동적이야 ㅠㅠ
관리자   

사업자번호: 783-81-00031

통신판매업신고번호: 2023-서울서초-0851

서울 서초구 청계산로 193 메트하임 512호

문의: idpaper.kr@gmail.com

도움말 페이지 |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이용약관

(주) 이드페이퍼 | 대표자: 이종운 | 070-8648-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