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불친절해
주중에는 재택 집배원, 주말에는 대형마트에서 일합니다.
매일매일 일을 할 수 있다니, 저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조금도 불만 없지만 애로사항은 있기 마련입니다.
우편물 수레를 끌고 배달을 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일어납니다.

"우체국에서 왔습니다."

집에서 소리가 나다가도 제 목소리를 듣고 안 계시는 척하시는 분들도 있고,
문이 열리면 팬티 한 장만 입고 나오시는 남자분도 꽤 계십니다.

더러 전라로 나오시는 남자분도 있는데,
아무리 제가 나이 오십을 바라보는 무생물 같은 아줌마이지만, 참 당황스럽습니다.
부끄러움도 모르시고 덜렁거리며 나오시다니, 최대한 침착하게 고개를 돌리고 사인을 받습니다. 
아,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납니다, 대부분 너무 희미한 것이 붙어있던지라, 우리 한국 남성분들 모욕을 드리려고 하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그래도 아기는 생긴 답니다. 걱정 마십시오.

저는 이렇게나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내드리는데 그분들은 그렇지 않으신가 봅니다.
나체분들일수록 항의를 많이 하십니다.

아주 기분 나쁜 아줌마네, 웃을 줄도 모르냐.
어디 여자가 재수없게 눈을 똑바로 바라보냐.
우편물 배달하는 주제에 뭐 그리 당당하고 지랄이냐.

그래도 제가 일은 똑 부러지게 하나 봅니다. 
일적으로는 거의 나무라지 않으시니.

가끔은 손을 잡을 잡고 안 놔주시기도 하고, 들어오라며 음흉한 미소도 보내십니다.

" 제 위치가 우체국에 보내지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다들 아연실색하시고 내쫓으십니다. 
고객분들께 농을 쳐서 일터의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자 함이니 부디 노여워하지 마시길.
새삼 대한민국 하늘 아래 웬만한 곳에서 인터넷이 된다니,
나의 조국 자랑스럽습니다. 쑥스럽지만 저 같은 중년들은 참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화풀이하시는 마음 이해합니다.
그래도 옷은 입고 나와 주시면 그토록 원하시는 친절한 미소 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깥일을 마치고 오면 집안일이 시작됩니다.

저에게 15살 딸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하루 종일 일을 하다 보니, 딸아이 혼자 밥을 차려먹고 학교 가고 학원가고 합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반찬을 만들어 둡니다. 
혼자 밥을 먹을 딸아이를 떠올리며.

쌓여있는 설거지와 밀린 청소, 빨래도 합니다.
15살이면 다 컸다고 하지만 딸은 아기 같습니다. 
가끔은 도와주지만 대부분은 집안일은 거들지 않습니다.
몸이 피곤하다 보니 저도 좋은 소리가 입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 너는 누구 닮아서 그렇게 게을러? 네가 엄마를 좀 도와줘야지, 네 방이라도 제대로 치워라"

처음에는 조금 신경이 곤두선 말투지만 점점 저도 모르게 강도가 세집니다. 

" 반찬투정할 거면 굶어! 이렇게 자꾸 늦게 들어올 거면 나가 살아! 학원비는 땅을 파면 나오는 줄 알아? 네가 지금 놀러 다니고 돈 쓸 때야? 네가 한 푼이라도 나만큼 벌 수 있어? 왜 이렇게 정신 못 차려! 너 이러다가 연고대 못 가면 어떡할 거야? 이렇게 공부할 거면 다 때려치우고 당장 공장이라도 가서 돈 벌어! "

나만은 그러지 말아야지, 내가 상처받았던 것들은 되풀이하지 말아야지 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이지 듣고 자란 대로 내뱉고 있습니다. 
후회하면서도 어떻게 주워 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버리는 시간을 핑계로 계속 외면합니다.

어제는 모처럼 일하는 마트에서 장을 봤습니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딸아이에게 맛있는 거라도 해주자 싶었습니다.

일할 때 정리만 하던 카트를 끌고 다니려니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설렙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발길이 닿는 데로 카트를 끌고 갑니다.

의복 코너에 딸아이가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갈색 코트가 걸려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TV를 보다가 이런 코트가 갖고 싶다고 사달라고 했었던 게 기억납니다.
슬쩍 가격표를 보니 구만 구천원, 백화점보다는 훨씬 싸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비쌌습니다.
오만 원 정도면 좋을 텐데, 하며 겉감도 만져보고 속에도 꼼꼼하게 봅니다. 그렇게 질이 좋지 않아 몇 번 입으면 딱 보풀이 많이 일어날 거 같습니다.
그래도 얼굴이 하얀 딸아이가 입으면 대학생 아가씨같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오늘은 말고 다음에, 다음에 오면 세일할지도 모르니까 아쉽지만 지나칩니다.

다 써가는 생필품들도, 딸아이가 꼭 사달라던 발목 양말도 늘 사던 동네 가게보다 조금 가격이 비싸서 담을까 말까 망설입니다. 더 돌아보고 오자, 아까 동료들이 뭐가 싸고 좋다고 했는데 하며 열 바퀴도 더 돈 거 같습니다. 
돌아도 돌아도 제 카트는 텅텅 비어있습니다.
들었다 놨다만 하고 속 시원하게 담지를 못했습니다.
결국 타임 세일로 아주 저렴하게 질 좋은 삼겹살 한 근 구입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 늘 가는 동네 가게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삽니다.오늘 쇼핑은 아주 성공적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울렁거립니다.
아까 마트에서 봤던 갈색 코트가 자꾸 생각납니다.
다음, 그 말은 너무 늦습니다.
그렇다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벌써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열심히 일을 하고 최선을 다해 딸아이를 키울 것입니다. 
이쯤 되면 남편은 뭐하고 있냐고들 하시는데
저도 프라이버시라는 게 있답니다. 

마음이 허전할 때 엄마가 해주는 집 밥이 제일입니다.
모두들 따뜻한 연말이 되시길 바랍니다.

작품 등록일 : 2018-11-05
ㅠㅠ 이 글이 밉다..
su*****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roadcf   
엉엉.....ㅠㅠ ㅠㅠ ㅠ...
em*******   
중간 병신 하나가 댓글 물 흐리네
픽션이죠 이거? 엉엉ㅠㅜ 담백해 왜케
카단서버   
스쳐가듯 나오는 고추 작다는 한마디도 그냥 못 넘어가고 사적으로 받아들여서 댓글 주절주절 다는 걸 보면 진짜 작은가보다
se*****   
ya 언니/ 고추작은 한남의 넋두리이니 불쌍하다 생각하고 넘어가자.....
하지만 과연 불쌍한것은 고추가 작은 한남인가 아니면 그런 한남을 만나는 한녀인가...
Deep   
Offra// 니가 게이가 아니라면 여기 있는 대다수 여자들이 살면서 너보단 더 많은 사람의 고추 발기전후를 봤을 거다. 뭔 '여성들이 뭘 모르시는 게'야 별걸 다 맨스플레인하네.
그리고 보통 작은 고추는 발기해봤자 작아. 니가 말하는 원래 작다가 발기하면 존나 커지는 경우? 1%도 안될듯.
ya****   
엄마 생각나... 나 왜 우노
missing peace   
ㅠㅠ 미쳤따 아름답노
키위**   
눈물이 핑
알레이본   
수필인가요 픽션 아니지요?
Incendio   
ca47   
의복코너에서 울었다 하..
시진핑 사생팬   
소설맞지....?
Only then   
와... 이게 소설이라니... 젤 처음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Omomg   
ㅠ ㅠ 싫어하는 정서까지 공감해버리게 하는 것이 문학인가보다
930609   
여성들이 뭘 모르시는 게, 발기하지 않았을 때의 남성의 성기 크기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평소에는 엄지만하다 발기하면 굉장히 커지는 성기도 있고, 평소에 발기한 것처럼 큰 상태에서 고개(?)만 숙인 성기 타입도 있습니다. 이런 성기는 오히려 발기한다고 해도 크기에 그닥 큰 변화가 없죠. 말하자면 전자의 경우가 발기하기 전에는 후자보다 훨씬 작지만 발기한 뒤에는 더 큰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offramp   
잘 읽었습니다.
hy*****   
흑흑
같은 공간,다른 시간   
나 이거 수필인줄 알았어
le******   
ㅜ ㅜ 행복하세요
fo*****   
그래도 아기는 생깁니다 에서 웃다가ㅋㅋㅋㅋ
ㅠㅠ
dd*****   
마음이 너무 찡해서 눈물날것같아...
예에예   
슬퍼
Greatness   
ㅠㅠ
아침 잠이 많은 K   
너무 싫어 이 정서..
울 엄마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
cy***   
좋다
지요   
하 눈물난다
우하하하   
와...
ca********   
좋다
Jen   
엄마 보고싶다
????   
훌륭한 여성 문학.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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