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수술 후기(17)
소로*** 2021-01-16
편도수술 3일차.. 이 족같은 아픔을 이드에 기록하고 싶어짐
검색해보니까 이드에 편도수술 후기는 몇개 없더라공.
혹시나 편도수술을 앞둔 이드녀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사실 내 기억을 기록하고자 하는 의미가 더 큼 ㅎ

1. 수술 전 상태
- 성인되고 10여년동안 거의 빠짐없이 매년 편도염 앓음
- 한번 편도염 걸리면 열 40도 찍고 완치까지 한달 넘게 걸림
- 종병 의사가 자기가 이 병원에서 진료 본 환자 중 가장 편도가 크다고 할 정도였고
- 이비인후과 가면 모든 의사들이 편도절제술을 권했다
- 편도결석 때문에도 많이들 절제하는데, 난 오로지 편도염에 걸리지 않고 싶어서 잘라냄
- 물론 편도절제수술 한다고 편도염에 100%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 증상이 훨씬 완화될거라고 함


2. 수술 결심
- 한창 우한폐렴이 국내에 창궐하던 20년 4월, 좃가튼 편도염에 걸림
- 출근했었다가 열이 점점 올라서 퇴근했는데, 병원가니 코로나 검사를 하라고 해서 함. 이 때 열 41도 찍음 ㅎ
- 잠정적 코로나 환자로 의심받아 열 펄펄 끓는데 검사결과 나올 때까지 응급실도 병원도 못 가고 내 방에서 고양이랑 같이 자가격리 하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 물론 코로나는 음성 떴는데 약을 아무리 먹어도 낫질 않아서 결국 7일정도 입원함
- 이 경험을 계기로 내 인생에 하등 도움 안되는 편도년을 떼어내어야 겠다고 결심


2. 수술 당일(수술 전, 1/14)
- 난 밤 9시면 자고 새벽 6시면 눈 뜨는 노인네 바이오리듬이기 때문에 첫 수술인 10시로 예약함
- 수술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하라고 함
- 8시 30분까지 병원 가서 수술해줄 의사 진료를 받음
- 사실 진료라기 보다는 수술이 잘못될경우 내가 좃될수있는 각양각색의 방법을 설명들었음에도 수술하겠다는 동의서를 받음
- 난 약물 알러지도 좃나게 많은 유리몸이어서 의사가 무통주사를 권하지는 않는다고 했음
- 하지만 무통주사 신청함 ㅎ 사실 이것이 신의한수였음.
★ 편도수술 앞둔 이드녀들은 꼭 무통주사 신청해라..
- 동의서 다 체크하고 나면 주사실로 끌려가서 맨몸에 수술복 입고 18g짜리 주사 팔뚝에 꽂아넣음
- 이 때 항생제 알러지 반응 검사도 하는데, 난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알러지 약물을 발견함ㅎ
- 수술실까지는 내 발로 내려가는데, 수술실 앞에서 머리에 모자 씌우고 침대 눕혀서 파란색 수술방으로 실려감
- 누워서 우왕ㅋ 신기한 경험ㅋ 이러고 있으면 마취과 의사 와서 마취제 넣음.
- 혈관통까지 있는 나는 “아 약이 너무 아파요..”라는 말을 끝으로 정신을 잃음


3. 수술 당일(수술 후, 1/14)
- 회복실에서 눈뜨는데 씨발 좃나 아파서 소리지름
- 코로 숨을 못 쉬겠는데 입으로도 숨을 못 쉬겠어서 울면서 소리지른 것 같음
- 산소호흡기 껴놨다고 나보고 진정하라는데 씨바 진정이 되겠냐고 ㅠ 개소리질러서 수술했던 주치의 다시 들어옴
- 바이탈사인에는 문제없었기에 적당히 회복실에 방치된 후 입원실로 올라감
- 근데 씨바 ㅎ 입원실 올라가는 그 찰나에도 마스크 끼우려고 하더라고 나 숨못쉬겠는데 ㅎ 그래서 손 절레절레하고 마스크는 끼지 않고 올라감
- 입원실 가서는 너무 추워서 한 30분은 오들오들 떤 것 같다
- 그렇게 떨고나니 정신이 차려지는데 마취 덜 풀려서 굳은 혀와 입술 감각이 넘나 불쾌했음
- 주치의가 와서 편도염을 너무 자주 앓아서 근육까지 편도가 유착되어있었다고 함. 무통주사 하길 다행이었다는 말도 덧붙임
- 입원실에 막 들어와서는 무통주사(이하 갓통주사) 계속 눌러댔다. 참고로 갓통주사는 15분에 한번만 누르라고 하도라 어차피 그 이상으로 누르면 안 들어간다고.
- 오전 12시에 입원실로 올라왔고, 오후 6시까지 금식이었음
- 식사: 죽, 다진 반찬(병원 한끼)~ 살려고 먹기는 했는데 두부, 조림무정도만 먹고 죽고 1/5정도밖에 못먹음
- 아프면 갓통주사 누르면서 고통을 참았음


4. 수술 2일차(1/15)
- 갓통주사 눌러대고 수액줄로 끊임없이 진통제와 항생제를 투여받아서 고통은 거의 없었음
- 식사: 죽, 다진 반찬(병원 세끼)~ 내 취향의 반찬 하나만 조졌고, 그나마 입맛 돌아서 1/3정도 먹음.
- 간식: 요플레 1컵, 과일야채주스, 바나나우유


5. 수술 3일차(1/16)
- 퇴원해야된다고 온갖 수액줄에서 해방됨 ㅎ
- 해방감은 잠시, 갓통주사에서 벗어나니 고통이 올라오기 시작
- 침 삼키기도 어렵고 귀 아픔 마치 편도염 앓는 기분임
- 평소에 비염가래 심한데 잘 때 콧물 막혀서 드르렁 하면서 깸 기분 좃가틈 ㅠㅠ
- 맛이 잘 안 느껴짐. 죽 먹는데 풀 맛만 남..
- 약에 취해서 그런지 어지러움 수술 때 입 벌려놔서 입술에 상처 많이남 ㅠ 입 벌리기 어려움
- 퇴원약 좃나 많음. 가글 1개, 액상약, 가루약...
- 식사: 죽, 다진반찬 (병원), 단호박죽(퇴원 후)~ 1/4밖에 못먹음.. 더이상 아파서 안 들어감
- 간식: 바나나우유, 아이스크림


6. 수술 4일차(1/17)
- 아이스크림이나 얼음물처럼 찬걸 먹어야 좋다는데 삼킬때마다 목을 칼로 쑤시는것처럼 아파서 잘 못먹고 있음
- 콧물때매 개힘듦ㅠㅠ 풀어도 나오지 않고 고로로롱고로롱 하면서 숨 쉬는데 방해함
- 약이 독한지 아침 먹고 11시부터 7시까지 잠 ㅎ
- 누워서 가만히 침도 안 삼키고 숨만 쉬면 아무 고통 없음
- 2박3일 입원하고 바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내상태를 보아 그건 불가능해보임..
- 아침식사: 단호박죽 어제 먹다 남은거
- 저녁식사: 쇠고기야채죽 갈은 것 1/4, 요거트

7. 수술 5일차(1/18)
- 어지러움+메스꺼움 끝장이었음
- 뭐 살꺼있어서 잠깐 나갔다왔는데 개어지러움 ㅜㅜ
- 말할 때마다 쇳소리 섞여서 남
- 점심식사: 고구마케익 1조각
- 저녁식사: 쇠고기야채죽 1/4

8. 수술 6일차(1/19)
- 어지러움+메스꺼움 지속됨
- 병원 갔는데 상처는 잘 아무는 중이고, 딱지 떨어졌으니 압력 가하는 행위(가래뱉기 등) 조심하라고 함
- 어지러움에 대해 빈혈, 저혈압 가능성이 있어서 타과 전과해서 검사받음
- 목소리는 여전히 잘 안나오고 계속 말하면 코에 물 찬 것 같고 귀아픔 ㅠ
- 아침식사: 고구마케익 1조각, 우유
- 저녁식사: 카스테라, 우유

9. 수술 7일차(1/20)
- 어지러움+메스꺼움 호전됨
- 컨디션도 수술 이후 최상임
- 다만 식사는 여전히 못함 ㅠㅠ 부드러운거, 단것만 먹다보니 짜고 매운거 먹고싶음..
- 컨디션 좋아서 말 좀 많이 했더니 저녁에 목이 많이 아팠음
- 아침식사: 카스테라, 우유
- 저녁식사: 단호박죽 1/2


to be continued..

와 언니 고생했다ㅜㅜ
근데 의료기술이 좋아져서 그런가?? 나 초딩때 수술하고 이 주 이상 입원 해 있었는데ㅠ언니는 빨리 퇴원해서 다행이네ㅜ 아이스크림 많이 쟁여놔써??
mc** 2021-01-16 답글쓴이 돈주기   
와 나도 결석은 없는데 편도염때문에 언젠간 수술해여지 했는데 ㅠ 고마워
근데 수술 후에 너무 고생이네... 얼른 낫길
da****** 2021-01-16 답글쓴이 돈주기   
mc: 어린아이때 하는게 회복이 더 빠르다고 하더라 ㅠㅠ 근데 다른 성인들 봐도 길어야 3박 4일 입원이더라고. 아이스크림은 쿠팡으로 사놓긴 했는데 별 맛이 안나서 잘 안먹을듯함 ㅠ

da: 아직 회복과정이라 그런지 지금 수술한거 쫌 후회되긴 하는데 ㅠㅠ 언니도 잘 알아보고 수술 결심해~
소로*** 2021-01-16 답글쓴이 돈주기   
고생많앗따 확실히 편도절제술 후기는 이드에서 못본거같음. 레어후기네 얼릉 회복해라
fr******* 2021-01-16 답글쓴이 돈주기   
나두 편도선 있는편인데 글 읽고 더 무서워녀ㅛ어ㅠㅠㅠ 얼른 쾌차하자 ㅠㅠㅠㅠ
mi**** 2021-01-16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 정말 고생 많았다...... 혹시 겨울 되면 목에 항상 가래가 잘 끼는데 이정도는 그냥 넘어가야 하는거겠지?ㅠ열나고 아픈적은 없는데.

나도 살면서 편도염 수술한 사람 2명정도 봤어.(직접 말한 사람, 더 있겠지)
감기걸렸을때 처음 관문이 편도라고 하잖아, 그럼에도 편도염 고통이 커서
수술하고, 엄청 편해졌다고 하더라고.

예후 어떤지 써주라~ 많이 편해졌길 바라~
am***** 2021-01-16 답글쓴이 돈주기   
나 작년 여름에 했어
나는 아픈거는 수술 끝난 직후가 제일 아팠고..
너무 아파서 수술 끝나자마자 마취가 바로 깨버림
그 이후론 버틸만했고 무통 주사 아예 안먹히더라 나는 ㅠㅠ 무통주사 들어가면 토하고 기절할거같고 ㅠ 그닥 안아파서 무통 빼달라고 함
퇴원하고나서 아무 생각없이 우유팩에 빨대 붙어있는 우유 처먹어서 피 조금 토함.. 언니도 조심해!! 먹는거 진짜 조심!!!! 말도 하지마!

나 피 계속 비치니까 의사가 엄청 걱정함ㅠ 출혈 심하면 재수술 하는 사람도 있대 ㅠ 난 퇴원후가 더 힘들었어 피 땜에..ㅠㅠ

바닐라 아이스크림 많이먹어 난 하도 먹어서 이제 투게더 거들떠도 안본다 ㅋ.. 싫어져버림ㅋㅋ

6개월정도 지났는데 진짜 행복하다 편도결석도 없어서 입냄새도 덜하고 추운날이나 무리하는 날엔 무조건 편도염 도졌는데 이젠 없다! ㅋㅋ 너무 행복하다 ㅋㅋㅋ
sj******** 2021-01-16 답글쓴이 돈주기   
나 십년전 쯤 편도 수술했는데 회복하는데 3-4주 정도 걸린듯- 그 기간에 뭘 제대로 못먹어서 살이 쏙 빠졌어 근데 하기 전과 후의 삶의 질이 완전 달라짐 ㅎㅎ 살면서 참 잘한 일 중에서 하나야^^
좀만 힘내!!
pp**** 2021-01-17 답글쓴이 돈주기   
나도 편도선이 커서 수술해야되기는 하는데ㅜㅜ
겁나아프구나ㅜㅜ
up******* 2021-01-18 답글쓴이 돈주기   
하지만 내 삶은 편도수술 전과 후로 나뉨
mc** 2021-01-18 답글쓴이 돈주기   
수술하고 나면 말못하나 언냐?
난 강사라서 말 언제다시할수있나 궁금한데영ㅜㅜ
up******* 2021-01-18 답글쓴이 돈주기   
와 이거 진짜 개아픈건데 어떻게 했냐... 대다나다 ㅠㅠ
po**** 2021-01-18 답글쓴이 돈주기   
up: 목소리 대한 부분도 앞으로 업뎃할게! 일단 지금은 크게, 오랜 시간 말하는거 불가능함 ㅠㅠ 병원가서 의사한테 증상 설명하는 것도 어려움 ㅜㅜ
소로*** 2021-01-19 답글쓴이 돈주기   
2주는 지나야 목소리 내는거 괜찮아질걸
sj******** 2021-01-19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 요즘 목 어때유
rm******* 2021-10-26 답글쓴이 돈주기   
나 금요일에 수술 예약 잡았어... 너무 무서버
너구리 2021-12-21 답글쓴이 돈주기   
쓰니 잘 지내고잇어??
워니꼬 2021-12-21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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