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해외취업 준비할 때 삽질하는 것들 (완결)(20)
wh****** 2020-04-19
총선 끝나고 이드에 해외취업 글들이 제법 보여서
지난 글에 이어 (아래 링크 참조)
https://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548574&from=open&page=1&sortType=1&schType=1&schTitle=%ED%95%B4%EC%99%B8#lstCmt
오랫동안 미뤄둔 그 다음 글을 써 봄

나는 꽤 오랫동안
정부가 나서서
젊은이들의 해외취업을 권장하는 꼬라지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해 왔음

내 지난 글에서 몇 번이고 강조했었던
경기/산업 사이클에 따른 경쟁력과
국가 간 비교우위란 개념을 생각한다면

젊은층 인구는
현 비교우위를 업무 현장에서 흡수하고
다음 사이클을 준비할 중요 인력이 되는데
이들더러 나가라고 하는 건 상식 밖의 일인 것임

외화벌이라도 해야하니까 되는대로 인력을 수출하거나
지나친 노령화 또는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젊은이들이 알아서 떠나버리는 그런 국가도 아닌데
먹고 살 만한 나라에서 그것도 정부가 이를 주관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험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해서는
외국어와 전공지식으로 무장하여 세계를 공략해보아요 라고 이야기 함

일반적으로 해외취업이라고 할 때
한국만 떠날 수 있다면 오지라도 마다않고 가겠단 사람이 아니고서야
절대다수가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곳을 생각할 것임

선진국이라고 했을 때 이드녀들이 떠올릴 여러 국가들과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가진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차이점은
1) 정부가 기업 및 노동시장에 개입하여 조정할 수 있는 범위
2) 근로자에게 기대되는 교육 및 직업훈련의 내용과 그 수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음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보다 더 많지만 편의상 두 가지로 추려보았음)

우리나라 노동시장을 “경직”되었다고 표현하는 걸 읽어보았을 것임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용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읽어보았을 것임
우리나라에서는 고용유연성이
쉬운 해고와 동의어처럼 사용되는 경향이 있는데
해고는 고용유연성을 설명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며
북유럽 성애자들이 그렇게 물고빠는 사민주의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노동시장은 실제로 이 고용유연성이
뻑하면 신자유주의 원흉으로 거론되는 미국만큼 높다는 것만 말해두겠음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젊은이인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끼치는 영향이라면
근로자를 선발하는 기준은
개별 고용주의 다양한 니즈가 아니라
정부가 제시한 사회적 공정이 중요하므로
욕 먹지 않는 선발기준은 21세기에도 “시험” 한 방이며
시험은 실제 역량 중 일부만을 평가할 뿐인데도
모두가 이것이 공정한 것이라며 공부에 매달림

이 선발과정을 통과해 “정규직”이 된 후에는
실제 업무 역량보다는 연차가 우선시되며
이 업으로만 5년, 10년, 20년 해먹은 것이
결코 전문성이 아님을 스스로도 인지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가 가진 인맥과 업무 지식은
소속 회사에서만 값지게 써먹을 수 있는 자원이기에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직은 더더욱 어려워짐

이런 갈 데 없는 정규직들이 연차가 올라가
현재 많은 기업들이 delayering (직급 간소화) 등에도 불구하고
실무자급 직원 수보다
실무에서 진즉에 손 떼고 관리만 해온
중간관리자 이상 직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으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해고도 어렵고
실직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는 더더욱 취약해

고용주들은 신규채용자 수 자체를 줄이거나
비정규직 고용을 통해 경영유연성을 달성한 지 오래되었음

이러는 와중에도
취업준비생의 준비과정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음
공공부문이냐 민간부문이냐를 선택함에 따라
갖춰야 할 자격증이나 통과해야 할 시험의 가짓수가 달라질 뿐
소위 스펙이라고 말하는 것들의 최소 기준 및 평균의 개념은
2020년인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함
어떻게 보면 누가 하나라도 더 빼어난 것을 갖추었는가의 문제임

이러한 노동시장 상황과 취업 프랙티스를 고려하면야
해외취업을 결정하는 요소로
뛰어난 OOO 실력이나
학교 또는 사회에서의 다양한 OOO 경험을 말하는 것이
이해가 감

그리고 이것 때문에 나도 수많은 삽질을 하고 마상을 입었음

개인차는 있겠으나
해외취업에서 중요한 순으로 나열하자면
0) 강인한 멘탈
1) 유효한 비자
2) 현지 국가에서의 레퍼런스
3) 한국에서의 관련 업무 경력
4) 외국어임

0. 강인한 멘탈

무슨 일을 하든지 멘탈이 중요하지만
개인의 의지(willpower)는 무엇보다도 유한자원이고
모국과 다른 낯선 환경에서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랜 습관에 따라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하는
무의식적 사고판단이 아니라,
정보의 취사선택을 통한
의식적 사고판단을 압도적으로 해야만 하는 경우
인간의 의지력은 더 빠르게 소진되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해외에서 강인한 멘탈로 살아내는 것이란
정착 초기에는 불필요하고 추가적인 멘붕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구를 가지고 나와서
그 방어구가 지켜주는 마지노선 내에서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낸 뒤에
비로소 경험치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발현되는 것임

그리고 그 최소한의 방어구는
마감기한이 있는 목표 + 체력 + 생활비임

1. 유효한 비자

해외취업을 위해 비행기 편도 티켓만 끊어서
무작정 현지에 도착해 미친듯이 이력서를 뿌리고
기적적으로 일자리를 얻었다는 사람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님

그러나 인생에 확률과 운이 적지 않게 작용하는 데다가
요즘같이 각 국가가 문을 걸어 잠그는 때에
편도 티켓 + 관광객으로 입국해서 구직활동을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함

해외지사 주재원 발령이나
원격 면접/합격을 통한 초청이나
현지 부족인력군에 해당해 취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게 아니라면

취업이 가능한 비자의 종류인
사업/고도인재 비자 (국가별 자격조건은 다름)
워킹 홀리데이 비자 (국가별 연령조건은 다름)
파트너/배우자 비자 (파트너/배우자 인정조건 다름)
대학/대학원 졸업 후 체류비자 (국가별 승인/자격조건은 다름)
등으로 현지 취업을 시도할 수 있는데

워홀 비자와 졸업 후 체류비자가 이 중 현실적 방안임

특히 워홀은
어학연수 겸 현지 생활 겸 용돈 벌기로 접근할 게 아니라
현지 “사무직” 노동시장에
어떻게든 발을 들여놓을 기회로 접근해야 함

워홀 2년 중 1년은 취업 + 나머지 1년은 석사 학위 취득으로
한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알차게 뽕을 뽑고 가는 학생들도 많음

워홀 신청가능한 연령을 넘긴 30대 중반은
석사 진학을 통해 현지 학위 취득 후
졸업 후 체류기간 동안 현지 취업을 시도할 수 있음

대학원 및 유학에 관해선
내 예전 글을 참고하기 바람
https://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491731&rurlList=https%3A%2F%2Fidpaper.co.kr%2Fcounsel%2Fitem%2Fitem_my_chgn.html

2. 현지 국가에서의 레퍼런스

바로 앞에서 이야기 한 유효한 비자 종류 중
워홀 및 졸업 후 체류 기간의 활용극대화를 설명한 것은
비자도 비자이지만
현지 레퍼런스가 없는 게 노동시장 진입의 큰 걸림돌이기 때문임

극단적 예시로
모국에서의 전문직 자격증을 보유한 경력자가
현지에서 트레이니 신분으로 시작해야만 하는 경우가 꽤 많음

현지 레퍼런스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선호하는 해외취업 국가들 다수가
내부자에 의한 레퍼럴(referral)을 중시하는 문화이고
누구나 지원 가능한 공개된 채용공고의 숫자보다
내부자를 통해 소개받는 Hidden Job Market이 더 크기 때문임

현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적 없는 우리가
이 레퍼런스를 하나라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급 일자리라도 경력에 도움된다면 일단 잡고 보는 것,
또는 현지에서 공부하며 동문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것임

그래서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현지 초기에 생활비가 쪼들려서 마음이 급해지고
경제적으로 절박해 저숙련 일자리를 덜컥 잡아버리면
저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큼

또한 나이와 경력이 좀 있는 상태에서 현지에 온 경우
테크산업 종사자나 정말 특수한 분야가 아니고서는
현지에서 무급 인턴이라도 한 지원자들에게 밀리는 데다가
어프렌티스, 트레이니, 인턴직 모집인데도
이미 1~2년 경력을 보유한 자들이 대거 지원하며
졸업 1년 전 학생들 대상으로 모집하는 graduate scheme은
우리나라의 공채와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개념이라서
graduate으로 들어가기엔 넘나 mature student라 광탈을 겪음


여기에 더해 30대 경력자들은
또다시 엔트리 레벨 + 쥐꼬리만한 현지 월급 수준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어떻게든 현지에 남아있겠다는 확실한 생각 없이는
현지 잡서칭 설렁설렁하다가 귀국하는 경우 많음

3. 한국에서의 관련 업무 경력

레퍼런스 없이 현지 회사를 뚫기도,
그 레퍼런스를 쌓는 기간도 만만찮지만

한국에서의 관련 경력으로
한국을 포함한 APAC 시장 담당자를 뽑는 현지 기업,
또는 현지 한국기업의 현채인으로 들어가는 우회전략도 있음

현지에 나와서 기약없는 고전을 하느니
한 번 돌아가더라도
한국인임을 활용가능한 포지션을 노리는 것도 좋음

특히 APAC 지역 관련 경력은
향후 국내 복귀 또는 APAC 본사가 있는 국가로의 현지 취업 시
레퍼런스가 되는 큰 장점이 있으며 (주로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

현채인 경력은
월급은 현지 수준으로, 업무는 한국 수준으로 하기 바라는
한국 기업들 특유의 양아치 짓거리 때문에
개인적으로 크게 추천하지는 않으나
경력에 도움이 된다면 엑시트 플랜을 가지고 접근하기 바람

4. 외국어

해외취업을 생각한다면 외국어는 어느 정도 할 것임
다만 많은 분들이
문법 오류 없는 이력서, 면접에서의 유창한 영어,
실제 업무 현장에서의 비즈니스 영어만을 생각할텐데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전화 영어임

현지 구직 과정에서 헤드헌터나 채용담당자들이
처음에 보통은 전화를 걸어서 포지션을 안내함
놓치고 싶지 않은 후보자라면 모를까
전화를 못 받았다고 해서
보이스 메일, 문자, 이메일 등을 추가로 남기진 않는 편

그리고 외국인 후보자의 경우 이 최초 전화 통화를 통해
해당 언어를 어느 정도 하는지 1차 스크린을 한 후에
추가적으로 비자(제일 먼저 물음)와 경력 조건이 맞는지
대략적인 핏을 확인한 후 실제 Job Description을 공개할지를 결정함

따라서 현지 국가 코드로 작동하는 전화번호가 있어야 하고
(그래서 한국에서 원격으로 면접보고 채용되는 게 극히 드묾)
다양한 억양을 가진 사람들과의 전화영어에 많이 노출되기 바람
두둥탁 더 읽고싶어요~~~~!!!!!! 영어는 원어민급인 상경대 새내기는 뭘 준비하면 좋을지도 춫천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fo******* 2020-04-19 답글쓴이 돈주기   
강인한 멘탈 레알...
내가 이것때문에 워홀 못버티고 애매한 상태에서 한국 돌아옴
th****** 2020-04-19 답글쓴이 돈주기   
ㄴ 이드 언니들아 나 일찍 일어나서 내용 추가했어
wh****** 2020-04-19 답글쓴이 돈주기   
아니 어떨게 이렇게 똑똑함?
Dy*** 2020-04-19 답글쓴이 돈주기   
다양한 억양 전화영어 극공감 요즘 코로나때문에 출장못가서 다 화상전화미팅하는데 아주 남부사투리는 양반임 개미목소리, 남들보다 빠르게누구보다 빠르게 말하는 인간, 입에 사탕 12개 넣은거마냥 우물우물 말먹는 인간, 무슨 80년대무전기인지 목소리 다 뭉개지는 음성품질, 자기 파트 끝났다고 티비쇼 키고 음소거 안하고 미팅하는인간 등등 알아듣기 힘들어 죽겠음 그래도 생각해보면 한국말이였음 알아들었을거임 그래서 분함 내가 아직도 영어가 이정도구나하고
dl***** 2020-04-19 답글쓴이 돈주기   
대ㅡㅡㅡㅡ박
현지취업경험자로 느낀 것들을 이렇게 생생하게 정리해주다니 감동
해외취업 생각있는 사람이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sa*** 2020-04-29 답글쓴이 돈주기   
해외취업글읽기
언니고마워요
pp*******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나는 연고 없이 홍콩에 취업한 케이스인데, 글쓴이가 말한것처럼 다국적 기업일 경우 한국인 (Korean Speaker) 를 뽑는 경우가 종종 있어. 관심있는 기업의 커리어 사이트나 링크드인에 들어가서 ‘Korean/Korea’키워드 위주로 검색하는 방법도 추천해. 이런 직무는 같은 한국인끼리 경쟁하는 거니까 상대적으로 수월해. 애초에 한국인을 뽑을 작정이니까 비자 발급도 당연히 지원해주고
yu******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사람이 어케 이렇게 똑똑할수 있나....감탄하고 감

ㄴ근데 위에 언냐 요즘 홍콩은 엌대? 한국사람으로 일하며 살기...
br******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와 글만 보고도 사람이 섹시하다고 느껴진다..언니 머싯서유
qn****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와 해외취업 중요도순 존나 맞말이다 해외취업 관심있는 언니들 이 글 꼭 참고하길
ju*****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진짜 현명하다. 시리즈 다 꼼꼼히 정독했어.
연욱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전화 영어.. 별표☆
ch****** 2020-04-30 답글쓴이 돈주기   
[추가]

영미권 유학생이고
졸업 후 체류비자 지원되고
전공이 인문사회계열에 가까우면
컨설팅 관련 graduate scheme이나
다양한 agencies들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음

영미권 경제가 서비스 인더스트리인데다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컨설팅, 리서치, 아웃소싱 회사가 많음

좋은 학교 출신이면 상대적으로 외국인 차별 덜 하는 편이고
경력 1-2년 미만의 나이 어린 fresh일수록 선호하는 것 같음
wh****** 2020-05-02 답글쓴이 돈주기   
이렇게 좋은글을 왜 이제 봤지
na******* 2020-06-29 답글쓴이 돈주기   
경험자인데. 완전 띵문임.
su 2020-06-29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 겁내 똑똑하다 ㅋㅋㅋㅋㅋ 스크랩할게 돈줬어
ka****** 2020-12-11 답글쓴이 돈주기   
너므 좋은 글 고마워!!
ta******** 2021-06-26 답글쓴이 돈주기   
뭔가 어디서 본 문체인데...나 보는 명리블로그랑 문체가 매우 비슷함.
https://blog.naver.com/yoursaju
de********** 2022-09-10 답글쓴이 돈주기   
좋운 해외취업 글이네 고맙
cc****** 2022-09-10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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