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고였던 클럽의 VIP라운지에서 알바한 썰 (1)프롤로그(17)
보패 2019-08-18
2007년.
겁나게 옛날이네. 시조새 끼룩끼룩 우는 소리 들린다. ㅋ
빗살무늬토기로 맥주 처먹던 시절

당시 최고의 클럽은 막 오픈한 <써클>이었다.
청담 도산대로 큰길가에 떡하니 자리잡은 건물의 지하.
(다들 그곳을 청담이라 불렀지만 정확한 주소지는 신사동이었다.)
기억하는 언니들 있으려나.

논다 하는 애들,
돈 좀 쓴다 하는 애들,
연예인 지망생들,
모델들,
방학 때 귀국한 유학생들,
내한 공연을 마친 해외 스타,
3류부터 특A급 연예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장소였다.

물론 강남 유흥가의 흥망성쇠 싸이클대로, 이 황금기는 8개월 정도밖에 못 갔다.

하지만 그 8개월은 최고의 시간이었다...

나는 8개월간 그곳에서 알바를 하며
문전성시를 이루던 힙 플레이스가 천천히 영락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강남에 새로운 클럽은 자꾸만 생겨난다. 누구보다 먼저 힙 플레이스를 발굴하는 사람들은 거기로 떠난다. VIP룸이나 홀 테이블을 잡고 놀던 잘생기고 예쁘고 돈 많은 애들이 제일 먼저 썰물처럼 빠지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 물 좋다며?”하고 설렌 마음으로 한껏 꾸미고 온 스탠딩 손님들은 어 이게 뭐야 물이 왜 이래 그리고 왤케 휑해? 하고 실망한다. 거기 이제 망했어. 소문이 돌고, 손님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아, 이제 나도 여길 떠나야겠구나 하고 생각이 든 날의 기억 하나.



텅 빈 댄스플로어.
검은 유니폼을 입은 남자 홀 스탭 두엇이 나가 춤을 춘다.
분위기를 띄우려고 어쩔 수 없이 나가서 추기도 하지만,
정말 추고 싶어서 추는 스탭도 있다.
근데 표정을 보니 억지로 추는 것 같다.

오픈 당시에 한국 클럽 중 역대 최고의 물량을 투입했다고 칭송이 자자했던 화려한 조명이 번쩍인다.
바닥에 레이저 조명이 드리운다. 현란하다. 사람도 없는데 전기세 아깝게시리.

나는 그걸 거대한 통유리창 너머로 지켜보고 있다.
VIP라운지에서는 홀의 댄스플로어가 훤히 내다보인다.
이쪽에서는 저쪽을 볼 수 있지만,
저쪽에서는 이쪽을 볼 수 없다.

라운지 안은 저쪽과 별개의 음악을 틀기 때문에
저쪽 사람들이 추는 춤의 박자와 어긋난다.

VIP라운지엔 오늘따라 예약 손님이 1팀도 없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자리가 없어 난리였는데.
모엣샹동 매그넘, 돔페리뇽, 뵈브클리코를 피크타임 세 시간안에 몇 십병씩 우습게 팔아치웠는데.
매니저는 아니 이런 날이 다 있냐 미치겠네 하고 쉰 목소리로 성질을 내더니 어딘가로 사라졌고.

그리고 나는 창밖의 쓸쓸한 광경을 바라보며 불현듯 생각한 것이다.
‘이런 날이 다 있냐’가 아니고 이게 시작인 것 같은데?
이제 관둬야지.
재미없다.

한순간에 마음이 떠난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

쓰고 나니 쪼매 우울하네ㅋㅋ.
2탄은
존나 재미있던 시절 얘기부터 시작할게.
엄청 길어질 것 같다.

거기서 일하는 동안
당시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던 연예인들은 거의 다 봤다.
손님들이 남긴 비싼 술 종류별로 참 많이도 퍼먹었다.
손님이랑 썸도 타고,
다른 파트의 멋진 매니저를 짝사랑? 동경? 하게 돼서 혼자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즐거움도 알았다.
학좀 촌년이었는데
여기서 같이 지낸 사람들 덕분에 마음속 땟국물도 벗고 좀 썅년이 됐다.

2탄은 내일밤~!


개뜬금 영업~
문학관에 올린 내 요리 사진 볼 사람?
집밥 아ㅡ트 (9) <삼복만끽> 편.
https://m.idpaper.co.kr/book/view.html?workSeq=2713


보패 정체가 뭐냐 ㅋㅋㅋㅋㅋ 글 잘쓴다 더 써조라 팬임
it******** 2019-08-18 답글쓴이 돈주기   
쿠스오빠랑 일햇어? ㅎㅎ
vi******* 2019-08-18 답글쓴이 돈주기   
양파같은 보패..
ba******** 2019-08-18 답글쓴이 돈주기   
그러게 보패 짱이다...
cg**** 2019-08-18 답글쓴이 돈주기   
보패언니 ㅋㅋㅋㅋㅋ 매력의 끝이 어디여 조신히 요리만 하는 줄 알았당게! ㅋㅋㅋㅋㅋㅋ
도토리자매 2019-08-18 답글쓴이 돈주기   
와 글도 잘써...
yada 2019-08-18 답글쓴이 돈주기   
vi언니
쿠스오빠가 누구여ㅋㅋ 내가 VIP라운지 파트에만 있어서 모르겠다 보통 자기 파트 사람 아니면 섞일 일이 없음
보패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보패 당신은 대체...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고 지금은 조신하게 본인 몸보신에만 전념하는거야?? ㅋㅋ
사쿠라쿠라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ㄴㅇㅇ.
참고로 저 시절엔 요리 아예 안 함.
맨날 다 사먹고 다녔고 집에서 하는 건 간장계란밥이나 라면뿐이었다.
보패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기승전 집밥아ㅡ트 홍봌ㅋㅋㅋㅋㅋㅋㅋ
mi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시골 촌년인데 올라와서 시작이 청담클럽이라니 대박 ㅋㅋㅋㅋ 뭔가 한번에 깨달음을 얻고 시작햇을거같다 부럽
춫천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ㅋㅋㅋㅋㅋ 나 넘 반가워가지고 앞뒤없이 댓글 달앗나봐.

나도 비슷한 업종에 잇엇엉!!

써클에 계시던 바 매니져분이랑 다른 업장에서 오랫동안 일햇거든. ㅋㅋ

나도 일할때 저런 늬낌 마니 느꼇엇는데 언니글 재밋게 봣다ㅋㅋㅋㅋㅋ 키키 또 써줭!
vi*******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ㄴ 내가 있던 시절엔 바 파트는 왕나라 매니저(왕나라가 본명, 예명은 기억 안 남). 홀 파트였나 갑자기 또 헷갈리노.ㅋㅋ 어 그분 말하는 거면 눈물의 하이파이브.
보패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자꾸 낚시하네..
km****** 2019-08-19 답글쓴이 돈주기   
재미따
na***** 2020-03-17 답글쓴이 돈주기   
영화 도입부같아
co***** 2020-05-02 답글쓴이 돈주기   
집밥 쩐다
Be******* 2020-05-04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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