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페미니즘의 롤모델 캐릭터(17)
ma***** 2019-05-24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보통 페미니즘 캐릭터 하면 역동적이고 강인한, 미국 코믹스 표지에서 허리에 손을 얹고 당당한 포즈를 취하는 그런 여성상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나우시카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그녀는 요란스럽게 자신의 자아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타인과 눈을 마주하며 대화하고, 깊게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행동해서 그 내면의 숨겨진 진실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진실속에서 드러난 추악한 증오와 어리석음을 부정하거나 제거하려 하지않는다. 사랑과 지혜처럼 생명의 또다른 측면으로서 받아드리며. 그렇기에 오히려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을 인공적으로 뜯어고치려고하는 현자에게 반발한다.

추하다는 이유로, 어리석다는 이유로 그런 점이 조금이라도 눈에 보이면 정의나 질서를 핑계삼아 가차없이 도려내버리는건 남성의 방식이다. 코믹스 속 여성 히어로들은 대부분 남성의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나우시카는 추함, 어리석음 같은 부정적인 모습을 보게되어도 그것으로 인해 고통을 주고 받는 사람들 때문에 울고 화낼 지언정 그 부정적 측면자체를 없애버리려고 하지않는다.

나우시카는 타인의 감정을 억압하거나 부정하는 대신에 그들과 대화한다. 말이 너무 많지 않게, 가장 필요한 말을 가장 필요한 시기에 쓴다. 때로는 그녀와 생각이 완전히 다른 인간을 만나 서로 어긋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계속 강요하며 언쟁을 높이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가 그녀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침범하려 한다면 대화는 끝나고 그녀는 누구보다 냉혹해진다. 이것이 여성의 방식이다.

나는 나우시카가 코난의 여주인공이 상징하는 상징물로서의 자연을 그냥 좀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거 같이 보여서 매력도 없고 더욱이 페미니즘 케릭터로는 안보이더라고.

그냥 전통적인 성녀, 타인을 위해 자기 삶을 갈아넣고 희생하는 어머니상의 반복된 재현이였음. 오히려 나우시카랑 싸우는 여자 장군이 걸크 쩔었음. 팔 잘리던 장면이였나 막 두근두근하고 나중에 나우시카 만난 걸로 깨달음도 얻고 성장도 하고 넘 좋았음. 나우시카는 성장캐라기보다는 오히려 오만광기캐릭.

근데 이건 내 성격이 나우시카쪽이라 동족혐오 일 수도 있어. 나우시카가 하는 타인의 부정성 빨아들여서 내 안에서 녹이고 이해가고 넘어가기가 꼭 공감을 통해서 내 정신과 몸을 상하게 하면서 할 필요는 없음. 일반 생활에서 저 정도로 공감능력 쩔면 타인의 삶에 갈려들어간다. 어릴 때는 나 하나 갈아넣음 지구를 구할 줄 알았는데 나 하나를 살리는게 우주를 살리는 거더라고.

그래서 대부분의 성인 여성들이 소녀들에게 자기 희생 하지 말고 공감 함부로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거 같음. 이드 페이퍼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요란스럽게 자아를 드러내도 상관없음. 나디아 보면 활기 매력 쩔잖음.
나우시카가 오히려 자의식케라 보기 불편하지 않나.

추가
글고 '진정성 있고 이상적인 ~의 롤모델'이라는 추상적인 프레임을 내 안에 세우는 순간 실제적 삶은 폭망한다는거 알거임.
Darian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ㄴ나 하나 살리는게 우주를 살리는 것..좋다. 명심하고 갈게.
ve*********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Darian 댓글 좋다
da*****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것두 넘 이상적인 강인한 여성상 아닌감. 여자는 왜 조때루 살면 안되는 거신가.
as***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Da성림 오늘도 명언폭발..
진미오징어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다리안 언니 댓글 좋당
coco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현Da를 뵙습니다

그나저나 나우시카 잘 기억이 안나서 다시봐야겠네

근데 쓰니언니가 설명하는 나우시카는 애니야 코믹스버전이야? 내가 기억하기론 더러움도 삶의 한 측면으로 받아들이는건 애니가 아니고 만화였던거같은데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다리안 언니는 맨날 맞는말만 골라 하는 거 같애.

근데 글쓴이 글도 재미있었음.
ㅈㅁㅇ 2019-05-24 답글쓴이 돈주기   
동생이 이드에서 이 글 봤다며 이야기하다가 추가

"추하다는 이유로, 어리석다는 이유로 그런 점이 조금이라도 눈에 보이면 정의나 질서를 핑계삼아 가차없이 도려내는것은 남성의 방식이 아니라 권력자의 방식" -> 동생이 요새 이거 하는 중이라서

"상대가 그녀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침범하려 한다면 대화는 끝나고 그녀는 누구보다 냉혹해진다" -> 권력지향형 여성의 끝없는 욕망을 잘 모르는 사람이 쓴 거 같다 함. 이 부분의 묘사는 여성성 중 어머니 상이나 꼭 여성의 욕망이 어머니 욕망만 있는건 아님

그리고 팔 잘린 여자는 나우시카 아니고 모노노케 희메에 나온다고. 케릭터 죄다 비슷해서 헷갈림;;;
Darian 2019-05-27 답글쓴이 돈주기   
다리안 진짜 공감
여자는 뭔가 되려하고 노력할때
젤매력없음
나 자체가 하나의 그냥 자연이다
타고난대로 살면됨
그러다 보면 잘살게되는것
dm***** 2019-05-27 답글쓴이 돈주기   
어느 정도 동의하는데 ‘이것이 여성의 방식’이라는 말엔 공감이 안되네 거기다 나우시카가 마냥 끌어안고 희생하는 캐릭터는 아니라고 보는데,,성녀같은 측면이 많이 부각되어있긴하지만 나는 전사의 모습으로 더 기억하고있음. 나우시카는 신비한 지능을 가져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지 그래서 외로운 싸움을 한다고해야되나 그렇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힘도 있어서 모두가 추종하는 인물이고.. 자연을 끔찍이 사랑하지만 필요할땐 과감히 살생을 할수있는 인물이기도 하지. 나우시카의 숭고한 정신은 누군가에겐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숭고 라는 개념이 원래 그럼

나우시카는 전설 속 신, 영웅과 동일시 되는 인물로 강한 여성을 대변하는 캐릭터도 강한 남성에 대립되는 캐릭터도 아니다.
나디아와는 매력 자체가 다른 거고, 자의식이건 뭐가 되려고싶어하는 욕망같은건 애초에 나우시카한테 없음.
위 댓글들은 좀 황당하네
8 2019-05-27 답글쓴이 돈주기   
음 조타 글과 댓글
le**** 2019-05-27 답글쓴이 돈주기   
남성 여성 캐릭터 정해놓은거 부터가 .... 여자는 나대면 안댄다는 걸 받아들이는게 페미니즘이야?
xxx 2019-05-27 답글쓴이 돈주기   
여기 댓글 맛집 오져따
ch******** 2021-06-24 답글쓴이 돈주기   
하야오작품좋아
모노노스케의 원령공주도 좋은여자캐릭터라고 생각함
sevensoun 2021-06-24 답글쓴이 돈주기   
본문이랑 댓글 다 좋댜...♡
te******* 2021-06-24 답글쓴이 돈주기   
글쓴이글 튀겨버리기없냐? 걍 지 생존에 해안될정도의 조까라마이씽으로 살면되는건데 남성성이 어쩌니 저쩌니 오히려 남자처럼 가정휘두르고 돈벌고의지안하고 말많이 안하며 사는게 주체적여성 아니냐?
ah****** 2021-06-24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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