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혼 사건만 주구장창 해온 변호사야.

이혼은 우선 협의이혼 / 재판이혼이 있는데,

협의이혼으로 끝난다면 다행이고

재판이혼이 문제야.

재판이혼 중에서도 그나마 ‘조정’으로 끝나면 다행이고

조정이 불성립되어서 진짜 소송전으로 가는 경우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이혼소송’이라고 불리는 것들이야.

내가 맡는 사건들은 주로 재판이혼이므로 이 케이스를 위주로 쓰도록 할게.

[목차]

1. 협의이혼

1) 절차

2) 합의서

2. 재판이혼

1) 이혼소송 절차 시작단계

2) 가압류

 (1) 가압류란? (이혼소송에서 가압류가 필수적인 이유)

 (2) 가압류의 종류

 (3) 이혼소송에서 인용되는 가압류의 액수

3) 사전처분

- 임시 양육자 지정, 양육비 지급 관련

4) 이혼소송 진행

 (1) 이혼소송이 시작되면 합의는 못하나?

 (2) 송달

 (3) (형식) 답변서 제출

5) 조정

 (1) 당사자 출석

 (2) 조정 전 합의선 정하기

 (3) 조정 전 준비서면

 (4) 조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5) 조정조서 = 확정판결

1. 협의이혼

1) 절차

협의이혼은 가정법원에 신청을 하면 되는데,

신청한다고 그날 땡 하고 이혼이 되는게 아니라 숙려기간이라는 게 있어.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3개월 / 없으면 1개월.

이 기간 동안 한쪽이 돌변해서 이혼이 불성립되는 경우도 상당수.

그래서 신청서만 제출했다고 끝이 아니야.

사실 재판이혼을 진행하다보면

잘 살다가 갑자기 재판이혼 시작인 경우는 별로 없고

과거에 지지고 볶고 싸우다 협의이혼신청서 한 번 정도는 작성해본 케이스가 많아.

이혼을 원하는 쪽에서는

이렇게 과거에 ‘협의이혼 신청서’를 썼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증거로 제출할 건덕지가 생기니,

협의이혼을 시도했다가 불발되더라도 이런 증거는 꼭 보관하고 있길 바라.

(과거부터 이미 파탄된 관계였다는 것을 입증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과거 유책사유가 될만한 짓을 한 적이 있음, 그리하여 진짜 이혼 결심을 한 적이 있음, 

을 증명하는 간접증거로 쓰임)

2) 합의서

협의이혼을 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합의서’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나도 가끔 이런 합의서를 써주기도 해.

주로 재산이 많거나, 황혼이혼인 경우(소위 ‘졸혼’)를 많이 봤어.

이 경우는 그래도 당사자들 얼굴이 좀 평온하고, 변호사한테도 그렇게까지 공격적이지 않아.

합의서는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법적 효력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해.

문항 하나하나로 추후 법적 효력이 달라질 수 있고, 조금의 차이로 불리해질 수가 있거든.

사실 합의서를 쓰며 협의이혼을 하는 케이스는 그래도 정말 깔끔한 경우라고 할 수 있어.

이제 재판이혼에 관하여 말해볼게.

2. 재판이혼

1) 이혼소송 절차 시작

재판이혼은 한쪽이 소장 / 조정신청서를 내며 시작돼.

어차피 재판이혼은 조정전치주의

(본격적인 소송으로 가기 전에 ‘조정’ 단계를 먼저 거쳐야 함)

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뭘 내든 조정부터 참석해야 해.

그래도 조정에서 끝나면 다행이고, 조정이 결렬되면 그때부터는 소송전으로 가는 거야.

소송전으로 가면 최소 1년 (1년 안에 끝나면 보기 드문 퀵 재판이혼임) 이상,

보통 3년 정도는 예상해야 해.

그렇다고 3년동안 무슨 대단한 절차가 진행되냐?

정말 간단하고 다툴 쟁점도 크지 않은 간단한 사건들도 계속 증거신청하고, 

중간에 담당 변호사 바뀌고, 

질~질 끌면서 3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꽤 많아.

그럼 당사자들은 피가 말리는 거지.

변호사를 선임해서 출석을 본인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당사자인데, 내 이혼인데, 3년 이상 잡아먹고 있다?

그리고 이게 잘 되고 있는지 어떤지도 몰라.

난 전문가가 아니니 기록을 들여다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재판장에서 어떻게 되는지도 직접 본 게 아니니 답답하지.

그 기간동안 스트레스는 말로 다 할 수 없어.

그래서 나이가 젊다면, 웬만하면 협의이혼을 하거나, 조정 단계에서 끝내는 것을 추천해..

나이가 많다고 해서 한 살 한 살이 덜 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20~30대에 1년을 소송으로 허비하는 것, 

툴툴 털어내고 새 남자 만날 시간을 잡아먹는 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

물론 상대방이 너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고, 소송이 아니면 도저히 해결이 어렵다 하는 경우라면 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결혼 상대가 더더욱 중요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해.

결혼 상대를 잘못 만나면,

단순히 결혼 생활만 지옥이 되는 게 아니라 이혼할 때까지도 쉽게 이혼하지 못한다는 것.

이혼을 할 때도 아주 지저분하게, 몇 년씩 지옥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