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선枯蟬>

오동나무 상자를 흔든다

다섯 개의 바람이 다섯 개의 나무를 지나가니

이 고장에 외눈박이 아이가 났다

 

머리가 자랄 때까지

덤불 아래를 기어다녔다

사흘을 걸러 찾아오는 남자의 도포자락

차디찬 구름을 따라가며

나는 여우가 죽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믐달은 가장 밝은 달이라고

누군가 일러 주었다

그런 밤 붉게 물든 손목을 들고

대나무숲 먼 곳으로 갔다

아이야, 두 번은 태어나지 말아라

 

어둠이 입을 벌려 삼켜주었다

돌아가는 노란 빛이 차마 어지러웠다

 

작품 등록일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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