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일에서 미대다니는 학생이다.

Wood carving tool 를 사려고 독일 당근을 뒤져보는 중에 한 판매자에게 컨택했다.

6개의 나무조각 공구를 배송비 미포함 75유로에 판다고 한다.



 

나는 당근 고수 구매자이기에 학생 신분을 이용해 언제나처럼 할인 시도에 들어간다.

나: (아주 예의바르게) 안녕하세요! 당신의 나무 조각 공구에 관심이 있는데요. 호오옥시 미대생에게 약간의 할인을 주실 수 있으실까요오?? 그럼 정말 감사하고 기쁠 것 같습니다.

판매자: 니 작품 보여줘. 니 작품 성과 보고 할인 해주던 말던 하겠음.

니 작품 성과가 평균이거나 별로면 미안하지만 배송비포함 75€밖에 못 깎아줌

(좀 괘씸하게 들릴 수 있는 답변이었지만 할인이 중요한 나는

"아아아 저는 사실 페인팅만 하는 사람인데, 공구를 사서 나무 액자를 조각해보려고 했어요. 여기 제가 최근에 처음 시도해 본 나무 액자이 구요 (사진), 나중에는 이런 식으로 좀 더 큰 나무를 조각해보려고 해 요 (내 목표 사진) 여기에는 제 드로잉을 붙일 예정이에요(사진)")

그렇게 작품 사진과 작업과정 사진 몇장을 보내자

„ok 배송비포함 70€ :)“

이 대화 짤들을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더니 독일 친구들 반응이 다들 wtf 이었다.

그리고 한시간 뒤

판매자: "여기 이게 네 공구들이야. 거기에 더해서 일본산 숫돌 (칼 날카롭게 가는 돌)도 선물로 하나 넣어줄게, 너에게 아주 유용할거야. 나중에 나무 조각에 관해서 질문이 생기면 물어봐, 기꺼이 답변해줄게."

한 친구는 판매자가 사실은 미대 교수 아니냐며.ㅋㅋ

독일 당근 생활 10년간 이런 판매자는 처음 겪어봤다. 평가질 당하긴 했지만 할인도 받고 서비스도 받았으니 좋았던 걸로^^ 

지금은 택배를 기다리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