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뻘뻘 땀을 흘리며
만난 첫만남에
내게 그는 우뚝 서서 90도로 인사했다
큰 덩치에 그는 수저통을 쓰러뜨렸다 했다
그 정신으로 처음 보는 날 맞이했다
덥고 정신없어도
메뉴는 3개나 시켜주었다
팟타이가 좋아서 너무 좋아서
맛나게 먹는데
그는 먹지도 않았다
나는 그럼 나야 땡큐지! 하며
통통한 새우살을 먹으며
그에게 시덥잖은 이야기나 물었다
오빠는요? 그래서요? 우웅
이 것만 반복하며 배를 채웠다
음식을 다 먹고 2차로 가려한 칵테일 바가
문을 닫은걸 확인하고
그는 다른곳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가만히 그를 구경했다
그러다 그냥 신고온 구두 자랑을 하고싶었다
이 자주색 구두요 원래 80만원인데
18만원이래잖아요
덥썩 샀죠 그리고 오늘 오빠한테 잘 보이려고
신고 왔어요 근데 비가오면 어쩌죠?
이건 벨벳이라 물이 묻으면 안된대요
- 비가 오면 제 노트북 가방에 노트북을 빼서라도 넣어드릴게요
마지막 만난 날엔 그는 녹색 셔츠를 입었다
나는 laufey 의 let you break my heart again 을 즐겨 들었고
나는 비가 와도 그 구두를 잘 신고 다닌다
가방에 구두를 넣어줄 그가 없어도
나는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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