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셔츠 그 남자

지난 여름 뻘뻘 땀을 흘리며

만난 첫만남에 

내게 그는 우뚝 서서 90도로 인사했다

 

큰 덩치에 그는 수저통을 쓰러뜨렸다 했다

그 정신으로 처음 보는 날 맞이했다

 

덥고 정신없어도

메뉴는 3개나 시켜주었다

팟타이가 좋아서 너무 좋아서 

맛나게 먹는데

 

그는 먹지도 않았다

나는 그럼 나야 땡큐지! 하며

통통한 새우살을 먹으며

그에게 시덥잖은 이야기나 물었다

 

오빠는요? 그래서요? 우웅

이 것만 반복하며 배를 채웠다

 

음식을 다 먹고 2차로 가려한 칵테일 바가

문을 닫은걸 확인하고

그는 다른곳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가만히 그를 구경했다

 

그러다 그냥 신고온 구두 자랑을 하고싶었다

이 자주색 구두요 원래 80만원인데

18만원이래잖아요

덥썩 샀죠 그리고 오늘 오빠한테 잘 보이려고

신고 왔어요 근데 비가오면 어쩌죠?

이건 벨벳이라 물이 묻으면 안된대요

 

- 비가 오면 제 노트북 가방에 노트북을 빼서라도 넣어드릴게요

 

마지막 만난 날엔 그는 녹색 셔츠를 입었다

나는 laufey 의 let you break my heart again 을 즐겨 들었고

 

나는 비가 와도 그 구두를 잘 신고 다닌다

가방에 구두를 넣어줄 그가 없어도

나는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는다

 

 

작품 등록일 : 2024-06-24
언니 글도 좋고 나랑 음악 취향도 되게 비슷해
심규선이랑 laufey!! 또 좋은 노래랑 글 써줘 ㅎㅎ
Heave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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