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의 일부이자 우주의 어느 특정한 공간에 지나지 않는 지구에서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물리법칙에 따라 작동하며 살아간다.
인류라는 종이 생존을 위해 만들어내고 심화시켜온 지능은 스스로를 자연으로부터 분리하는 오류를 저지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간은 스스로가 자유의지를 갖고 주변 환경과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환경을 바꾸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 독특한 포유류 종이다.
그러나 만일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진정으로 존재한다면 그것 또한 전 우주의 가장 큰 곳에서 가장 작은 곳까지 통용되는 물리법칙으로서 설명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 또한 우주의 일부로서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 우주의 그 어떤 것도 물리법칙으로서 자유롭지 않다. 따라서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자유의지가 작동케 하는 물리법칙이 있어야 한다.
인간은 스스로의 자유의지라는 개념을 만들어내며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켰다. 이는 인간의 논리적 오류였다.
지구의 모든 것들은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궤도를 따라 공전하는 것과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달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하물며 바다마저도 달이 공전함에 따라 움직이는 달의 중력에 영향을 받는다. 바다보다도 미미하고 보잘것 없는 존재가 달의 중력으로부터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리고 만일 우리가 달의 중력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면, 달보다 훨씬 큰 다른 목성 토성 금성 화성 등의 다른 행성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점성술과 별자리점은 미신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기저에 깔린 논리, 즉 인간은 행성과 각종 천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지극히 진실된 과학적 명제일 것이다.
이를 극단으로 가져간 정신현상수반설 (epiphenomenalism)에서는 인간의 정신 작동이 신체 활동의 결과이며, 때문에 우리의 자유의지를 부정한다. 우리가 의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뇌가 보여주는 착각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는 그 무엇도 통제하지 않는다. 오래 전 어느 책에서 본 비유다. 오락실의 게임기가 동전을 넣기 전에 게임 플레이 화면을 미리 보여준다. 이를 어떤 아이가 열심히 버튼을 누르고 조이스틱을 움직이며 자기가 게임을 하고있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잔뜩 들떠 있다. 사실은 자신이 플레이하는 중이 아닌데도, 입력된 시각 정보에 따라 자기가 통제하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신현상수반설이다.
인간의 자유의지란 사실 극도로 미미한 부분에서만 작동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내리는 대다수의 결정은 우리의 신체활동과, 우주의 물리법칙과, 인간세계의 사회법칙 등으로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다. 자유의지랄것이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미미하다.
그럼에도 그 작은 부분들에서의 결정이 그 인간이 누구인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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