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발명가 이야기 1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 (1836-1901)

 

 

 

루이스의 아버지 새무엘은 뉴욕 주의 시골 공방의 숙련된 장인이였다고 한다. 주로 농장에서 쓰는 마차를 만들었는데, 손재주가 좋아 나무를 다뤘고, 금속도 다룰줄 알았다. 아마 그의 아버지도 공방의 장인이였을것이고, 아버지의 아버지도, 어쩌면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도 어느 공방의 장인이였을것이다. 새무엘은 아들 루이스가 3살때 세상을 떠났다

 

 

 

루이스는 새아버지의 농장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새아버지는 농장의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을 하느라 언제나 바빴다. 마차 바퀴가 고장나면 바퀴를 새로 만들어서 달고, 울타리를 고치고, 지붕수리도 하고, 닭장도 만들었다. 어린 루이스는 모습을 관심있게 바라보았다

 

 

 

루이스는 학교 들어갈 나이가 되었다. 학교에서는 글자쓰는 연습을 했다. 선생님이 갈대랑 깃털을 칼로 깎아 펜을 만드는것도 가르쳐주었다. 잉크에 찍어서 선을 그리는 연습을 했다. 농촌의 아이들은 나라에서 가르치는 글씨를 연습해야했다. 선생님들이 그랬다. 글씨를 잘쓰면 도시에 나갈 있다고. 루이스는 말을 한귀로 흘려들으면서 펜을 잡았다. 쓰다가 끝이 뭉툭해지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칼을 쥐고 다시 펜을 깎았다. 빠르게 써보기도 하고. 느리게 써보기도 했다. 선생님이 받아쓰기 책을 모두 끝냈다. 선생님은 이것도 해보라면서 다른 공책을 주었다. 날씬한 글씨. 뚱뚱한 글씨. 뾰족한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느린글씨. 빠른글씨

 

 

 

5학년을 마치고 루이스는 학교에 다시 나가진 않았다. 새아버지를 도와서 집안일을 도왔다. 기술을 배우고, 도구를 마련하고, 점차 마을에서 이런저런 일을 받아 일당을 받으며 경력을 쌓아갔다. 마차 바퀴도 만들고, 헛간에 문도 달았다. 일이 뜸한 겨울엔 난로를 피우고 책상에 앉아서 글씨연습을 했다. 남는 돈으로 종이와 잉크를 사고, 돈으로 영국에서 수입한 버밍엄제 금속펜닙 한박스를 구해서 써보기도 했다. 학교에서 배운 기본 인쇄체. 소문자. 대문자. 제이너 블로서 스타일. 디네알리안 스타일. 팔머 스타일. 장식적이고 고전적인 코퍼플레이트. 당대 유행했던 스펜서리안. 루프형에서 이탤릭형으로. 버밍엄산 질로트 철펜은 갈대펜이나 깃털펜처럼 금방 뭉툭해지지 않아서 좋았다. 매번 깎지 않아도 되었다. 반짝이고 날카로운 금속펜엔 ENGLAND 라고 새겨져있었다. 루이스는 필체연습이 좋았다. 쉬아아각. 쉬아아각. 펜이 종이위를 소리내며 가르면 아름다운 글자들이 나타났다. “글씨를 쓰면 도시에 나갈 있어.” 선생님이 했던 말이 가끔 생각났다. 찬바람을 맞으며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뉴욕에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지역상점에서 도시에서 수입된 책을 사다 읽기도 했다. 피트맨 속기법 이라는게 있다고 했다. 소리를 기호로 표현하는 기술인데, 쓰기속도를 1분에 200~250 단어 까지 높일수 있다고 했다. 빨리쓰고 빨리 기록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산업혁명시대, 법정 기록, 비즈니스 회의, 신문 보도 등에서 빠른 기록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며 속기사 직업이 전문화 되고 있었다. 알파벳 글자가 아닌 난해한 기호로 보였다. 그동안 갈고닦은 알파벳의 아름다운 필체가 아닌 이상한 글자였다. 흥미를 느낀 루이스는 피트만 음성학 연구소에서 발행한 교재를 구입하고 속기법을 독학했다

 

 

 

펜이 전에 없던 속도로 종이위를 가르기 시작했다. 만든 영국제 금속펜닙은 15 간격으로 잉크를 한번씩 찍었다. 아무리 준비된 깃털펜이라고 해도 금속펜닙에 비할바는 아니였다. 산업혁명의 중심지, 철강의 도시, 버밍엄산 질로트 철제 닙은 한번 디핑으로 피트만 기호 환산 34단어를 적을 있었다. 분당 120단어 정도가 되었다. 루이스는 빨리 있을것 같았다. 속도를 높여서 잉크 찍는 간격을 좁혀갔다. 10 간격으로 찍었을땐 분당 180단어가 넘었다. 스무살 무렵 루이스는 전국 천명 안에 드는 피트만 속기법 마스터가 되었다. 신시내티 피트만 음성학 연구소에서 시험을 치르고 공인 강사 자격증을 받았다. “글씨를 잘쓰면 도시에 나갈 있어.” 루이스는 마을을 떠나 마차를 타고, 증기선과 철도를 타고, 멀리멀리, 버지니아에 도착해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속기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 계속 

작품 등록일 : 2026-02-07
최종 수정일 : 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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