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만들기 + 그림 + 도자기

내년에 열리는 개인전 공모에 응시하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2년동안 도자기만 열나게 만들었는데 회화와 같이 주제를 나누어서 전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용품점에서 파는 캔버스가 말도 안되게 비싸서 내가 만들었다.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회사 공방을 몇시간 빌려서 작업을 했다. 각목을 사서 톱으로 자른다. 네 모퉁이가 사선으로 만나게 45도로 잘라야 한다. 

 



네 귀퉁이에 풀칠을 하고 핀을 몇개 쏴준다. 핀은 임시 고정용이고, 목공용 풀은 마르고 나면 망치로 부수지 않으면 떼지지 않을정도로 엄청나게 단단해진다. 

 

 



 



캔버스를 잡아당겨서 못으로 고정하고 귀퉁이는 요렇게 선물 포장 하듯이 마무리 지어준다. 혼자 작업하느라 캔버스 댕기는 사진은 없다. 

 



제소를 바른다. 넓은 붓으로는 몇번 해봤는데 손이 아파서 롤러로 한번 해봤다. 물을 약간 섞어서 했으면 잘 펴졌을텐데 근성으로 원액을 롤러로 캔버스에 쑤셔넣듯 발랐다. 

 



한통 다발랐다. 24시간동안 말려야 한다고 설명서에 적혀있었다. 

 



캔버스는 엄청 단단하게 당겨지지도 않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고 어느정도 탄성이 있게 펴졌다. 크기는 약 90cm x 90cm 다. 

 

 



다음날 스튜디오로 가져와서 이것저것 해봤다. 아크릴 물감을 사용했고, 롤러와 여러가지 크기의 붓과 색을 그냥 마구잡이로 발랐다. 그 과정에서 어떤색을 써야하고, 어떤 형태를 그리고 싶은지, 몸은 어떻게 움직이고 붓은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편한 구간이고, 어디가 불편한 구간인지, 등등을 순간순간 연구해가면서 작업의 방향을 잡아갔다. 

 

그 결과, 세상에서 제일 맘에 안드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바로 저기 보이는 그림의 딱 반대로 그리면 되겠다 싶었다. 

 



2차 연습작. 1차 연습작 위에다가 검은 제소를 발라서 원래의 그림을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게 만든후에, 흰색, 갈색, 짙은 회색 세가지 색만 사용해서 붓질을 연습했다. 드로잉 첫수업에 맨 처음 그리는 그림은 항상 몸풀기용으로 목탄을 잡고 몸을 크게크게 휘적이면서 속도나 세기등을 잡는데, 그것을 응용해서 아 회화도 똑같지 뭐 하고 큰붓부터 작은붓까지 순서대로 잡아보면서 붓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물감의 성질은 어떤지 선은 어떻게 그어지는지 등등을 관찰했다. 

 

생각보다 화면이 금새 채워졌고, 붓이 캔버스를 지날때 뭔가 드드륵 하는 그 특유의 촉감을 익힐 수 있었다. 선을 크게크게 휘두루니까 화면밖으로 붓이 나갈때마다 조바심이 났는데 금새 익숙해졌다. 붓은 둥근붓이 마음에 들었다. 생각대로 잘 움직여줬고 선이 잘 따라와줬다. 

 



두번째로 만든 캔버스인데 스튜디오에서 작업중에 찍은 사진이 없다. 
제소는 투명, 무광으로 사진에서는 흰색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그냥 캔버스 색이다. 

 



물감은 짙은 갈색과 검정에 가까운 회색을 사용했는데 사진에선 그냥 흰바탕에 검정색으로 보일뿐. 실제로 보면 다른데. 뒤에 산은 왼쪽부터 Mount Fernie, Three Sisters, Mount Proctor.

 



도자기를 올려놓고 한장 찍었다. 같이 전시할건데 주제는 '시간을 초월한 건축형태' 다. 전혀 주제와 무관해 보이지만 점점 명확해질것으로 보인다. 

 

사람을 그리고 싶었는데 모델을 구하려니 너무 전문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가 싶어 그냥 끄적끄적 눈코입귀만 그려봤다. 역시 둥근붓이 그리는 느낌이 좋았고 자른것처럼 깔끔하게 그리고 싶어 애를 먹었다. 구성단계에서는 직선이 많았지만 선을 덧대고 면으로 넘어가면서 둥글둥글한 모양을 많이 만들어냈다. 뭔가 동양적이기도 하고 캐나다 원주민 그림 같기도 하고 신기했다. 

 

도자기 사진 몇개. 

 



 

어두운 흙과 밝은 흙을 마블링함. 

 



어두운 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긁어서 도랑을 만들고, 도랑을 밝은 흙으로 채움. 

 

 



어두운 흙과 밝은 흙을 샌드위치처럼 곂곂이 쌓아 만듬 

 

 



 

구석기 시대 같다고 모두 입을 모아 말했지만 그저 시간을 초월한것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작품 등록일 : 2023-12-18
최종 수정일 : 2023-12-18
아메바   
Dope!
Chloe   
손재주 실화냐
레드향처도리   
및틴~
idol   
캔버스 계속 만들어쓸거면 왁구 중앙에 십자로 지지대 넣고 (정왁구 가왁구 뒷면 비교해봐 저 사이즈인데 가운데 지지대 없으면 나중에 필시 팔락거림)
나무 왁구틀에 못으로 천 고정하면 나중에 왁구 틀 갈라짐.. 괜히 타카로 박는게 아니야 타카로 두겹 박음 튼튼해

그림이 좋은데 보존성 떨어질거 안타까와서 그러니까 왁구 짜서 쓸거면 좀 더 연습하길 ㅠㅠ
홍시   
어쩜… 멋있다..
Yeon   
언니가 아니라 오빠일걸
어디 사는지는 모르겠으나 항상 풍경이 아름다워서 부러움
  
언니 작품들 재밌다 도자기도 이쁨
Deep   
유화 하는 놈들의 로망이잖아 캔바스 지가 직접 만들어 쓰는 거. 지가 쓸 캔바스는 지가 만들어 쓰는게 진정한 환쟁이의 인생관임.

조소가 상업적으로 더 유망한지는 몰라도 당신은 회화 작품이 훨씬 훌륭함.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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