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며 대학원 진학/유학을 고려하는 분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Part 1(8)
wh****** 2019-08-27
대학 졸업 – 취업 – 파워출퇴근러의 삶을 살다가
20대도 아닌 30대 중반에 대학원생으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씀

일반 직장인이 아닌 전문직(‘사’로 끝나는 자격증 보유자)이면서 네트워크용 진학이 필요하거나
해외 경험이 중요한 예술/패션 전공자가 아닌 이상 얼추 참고가 될 것임

그동안 이드에 올라왔었던
대학원/유학 관련 글 및 질문과 최대한 내용이 중복되지 않되
추가로 의미 있는 정보를 공유해주는 시도가 되길 바람

체크리스트 1: 대학원 진학 및 공부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적/목표가 무엇인가?

이 당연한 이야기를 굳이 1번으로 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당연하고도 가장 중요한 항목을 빠뜨린 채
너무 적은 정보만으로 접근하거나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갈피를 못 잡기 때문임

게다가
대학원을 갈까 말까, 유학이 나을까 아닐까,
남들은 몇 살에 갔는가, 지금가면 늦을까 등
본인의 향후 인생 계획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한국식 표준”에 매몰되어
오프라인에서 뭐라도 부딪혀보고 시도해볼 수 있는 아까운 시간을
온라인에서 낭비하기도 함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설명을 위해 쉽게
1) 아카데미아 (대학 또는 연구기관) 진입과
2) 취업 (국내 유수 기업 또는 해외) 으로 나눌 수 있음

전 공부하는 게 좋아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 파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대학원에 가고 싶어요 하는 사람도
재야의 은둔 고수가 될 게 아니면 어쨌든 저 둘 중의 하나를 염두에 두고 있을 거임

아카데미아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학부 입학 전부터나 학부 공부 중 진로를 잡고 준비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직장생활 하다가, 심지어는 아이를 낳아 기르다가 가는 분들도 드물게 있음

한국 학부 졸업생이라고 가정한다면
한국 석사 후 박사 유학 또는 해외 석사 (브릿지 석사라고 함) 후 박사를 함
미국은 PhD가 우리식으로는 석박통합이고 별도로 Master가 있으면 취업/경력전환용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학부생이 교수연구실에서 경험을 쌓을 가능성이 적으므로
국내 석사를 통해 연구방법론을 비롯하여 PhD에 필요한 스킬을 쌓은 후 유학을 가는 것임
이론적으로는 국내 학부 졸업 후 바로 미국 PhD 합격도 가능함 그러나 확률이 적기 때문에
석사를 국내에서 하지 않고 해외로 가는 사람은
소위 브릿지 석사라고 하는, 본인이 향후 입학하고자 하는 PhD 전공에 부스터가 될 전공을 고름
(경영학 박사 진학을 위한 심리학 또는 통계 석사)

어떤 경로를 선택하건 아카데미아 루트는
1)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주제를
2)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방법으로
3)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목표이고
그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는 의미로 박사학위가 필요한 것임

본인이 아카데미아를 지향하여 대학원/유학을 고려한다면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됨
즉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전공에서
1) 지금까지의 학술 연구 흐름과 주요 발견이 무엇이었고 향후 연구가 필요한 분야는 무엇인데
이 중 내가 관심있는 주제가 이 학술 공동체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 이것은 대학원 Personal Statement/SOP의 출발점이자, 박사 논문의 목차이며, 주요 학술 저널의 구성요소임
2) 내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연구방법론과 관련 통계는 무엇인지
- 전공 분야별로 선호되고 자주 쓰이는 연구방법론과 통계가 다름
3) 오랜 기간 학생 신분으로 멘탈 흔들리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는지
- 대학원이 대도시에만 있는 게 아님 미국으로 가는 경우 시골 한복판에 있는 연구중심 주립대들도 많음
- 고달픈 직장생활이래도 나 먹고픈 거 사고픈 거 꾸미고픈 거에 돈 쓰던 직장인의 삶에서 꾀죄죄한 학생의 삶으로 돌아가는 게 초기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함
- 결혼 적령기인데 미혼으로 오랜 기간 공부하면서 친구들 승진하고 가정 꾸리고 아이 낳는 거 볼 때마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초조할 수 있음

이 루트는 본인이 뜻만 확고하다면 돈이 없더라도 공부할 길이 있음
자세한 내용은 Darian님이 이미 소상히 공유해 주셨음
https://m.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373347&from=open&page=1&sortType=1&schType=1&schTitle=%EC%9C%A0%ED%95%99

그리고 공부를 마친 후 곧바로 대학에서 교수직을 잡을 수 있을지,
명성있는 연구기관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어느 정도의 운도 따라주어야 하므로
최근에는 대학에서 아카데미아 바깥의 삶을 준비시키는 세미나를 많이 함

반면에 아카데미아가 아닌 곳에서의 “취업”을 염두에 두고 대학원/유학을 고민한다면
국내 석사 또는 해외 석사가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
그 고민의 범위와 내용을 개인 맞춤형으로 훨씬 더 구체화해야 함
현 직장에서 타 직장으로의 이직을 위한 것인지,
장기적인 경력 전환(산업 및 직종)을 위한 것인지,
근무 지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바꾸기 위한 것인지,
직장을 그만두고 풀타임으로 다닐 것인지 병행하며 파트타임으로 다닐 것인지,
본인의 현재 경력이 한창 실무자인지 곧 리더십 포지션을 바라볼 시기인지 등.

취업을 위한 석사 진학은 돈이 듦
연구자 양성 루트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건 해외건 내 돈 들일 각오를 해야 함
관련 내용은 sm님이 이미 잘 정리해주셨음
https://m.idpaper.co.kr/counsel/open_view.html?cnslSeq=151483&page=1&sortType=1&schType=1&schTitle=%EC%84%9D%EC%82%AC+%EC%9C%A0%ED%95%99
그러나 STEM 전공 석사 진학자들 중에 입학 시 장학금으로 학비 일부 또는 전액을 면제 받는 사례가 아주 없진 않음

이직을 위한 거라면 일단 대학원/유학 카드는 내려놓고
이직을 위한 경력직 원서를 많이 뿌려보라고 권함
왜냐하면 경력직 시장에서 원하는 학력과 스킬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대학원 학위 보유보다는 현 직장에서의 업무 경험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음

장기적인 경력 전환을 위한 거라면
대학원 학위가 반드시 필요한지를 먼저 점검하길 바람
일반 기업에서 대학원 학위 보유자가 특별히 많은 직무는 정해져 있음
인문사회계라면 기획 및 HR, 이공계라면 R&D 직무를 꼽을 수 있는데
회사 다니던 중간에 우수인재로 뽑혀서 100% 지원받고 간 특수 케이스가 아니라면
국내 대학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임
또한 현 산업/직무를 유지하면서 퇴근 후 직장인을 위한 야간/특수대학원에 다니며
경력 전환을 준비하는 대리/과장/차장급이 많음

그러므로 직장을 그만두고 국내/외 1-2년 풀타임으로 다니는 것보다
국내 파트타임으로 다니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나은 부분이 있음
주요 기업 직장인들이 주로 등록하는 야간/특수대학원은 정해져 있는데
사회에서의 동문 개념 뿐 아니라 정보 교류 및 이직을 위한 장이 되기 때문임

야간/특수대학원은 진정한 공부를 위한 게 아니라며
일반대학원을 고집하는 분들도 있는데
직장인의 하루 일과를 생각해보면
직장을 그만 두지 않고서는 일반대학원을 갈 방법이 극히 드묾
(극히 드물다고 하는 건 당신의 성장에 전폭 지지를 보내며 업무 일정을 조율해주는 상사를 만나면 그래도 불가능하지는 않은 일이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아카데미아 루트를 타기 위해 가는 곳이 일반대학원인데
직장 다녀야하니 랩실에는 못 들어와요 하는 학생을 반겨줄 교수는 없음
또한 교수들의 특성상 학문을 하는 행위를 매우 고결하고 신성한 것으로 여기므로
나의 지극히 현실적인 병행 의지가
교수들에겐 이도 저도 아니게 발 하나씩 걸쳐놓겠다는 모욕으로 간주됨

그래서 경력 단절을 각오하고서까지 일반대학원 풀타임 학생을 할 게 아니라면
직장 + 야간/특수대학원 병행을 추천하겠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필요없고 해외를 가야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해외취업을 위한 전공인지
(두말할 것 없이 STEM 학위 공부가 좋음)
국내 복귀 후 큰 기업으로의 이직 또는 외국계 취업을 위한 전공인지
그렇다면 내가 전공하려는 분야가
해외 학위 보유자로서의 이점이 있는지를 따져보고 실행하기 바람

해외취업은 정보가 적기도 적지만
한국식 사고 방식이 큰 걸림돌이 되는 장이기도 한데
한 마디로 변수를 무시한 인풋 >>> 아웃풋 지향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음
해외 학위를 따면(인풋) >>> 취업(아웃풋)을 할 수 있을 거야
해외에 나가면(인풋) >>> 현지인들과 네트워킹(아웃풋)을 할 수 있을 거야 같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책상에서 공부만 한 자의 세상관으로 접근을 하게 됨

해외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는
해당 국가의 1) 정치경제상황과 2) 이민자 정책임
따라서 작년의 정보가 올해도 유효하리란 보장이 없음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미국을 선두로 주요 국가들이 이민자들에 배타적인 기류로 일제히 가고 있음
그래서 해외취업에는 영주권 보유 여부가 최고로 큰 임팩트를 끼치고
영주권이 없다면 고용주(회사)가 자국민을 제끼고서라도
채용에 온갖 서류작업이 필요한 외국인을 뽑을 요인,
즉 해당 국가의 부족직업군이거나
학생 비자에서 취업 비자로 전환 시 스폰서십 프로세싱이 쉬운 전공이어야 함
(또 STEM 전공을 꼽지 아니할 수가 없음)
STEM 전공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으나 예술/디자인/건축분야에서도 부족직업군이 지정된 국가도 있음

즉 해외 학위 자체가 취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요 임팩트 변수가 나에게 있는가 없는가가 먼저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 변수를 뛰어넘을만한 노력이 있어야 함

문제는 해외 석사 트렌드가 경력 공백이 큰 1.5년 또는 2년짜리보다
1년짜리 MS를 선호하거나 (미국)
똑같이 1년이면서도 미국보다 학비가 저렴한 유럽(주로 영어권인 영국/장학금 기회가 있는 네덜란드/학비가 저렴한 독일)을 선호하는 추세이므로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입학 전에 논문 준비, 취업 준비, 네트워킹에 대한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 함
그리고 해당 국가에서의 경력이 없으면
한국에서의 경력은 인정받지 못하거나 극히 일부만 인정받게 됨
위에 링크한 Darian님의 글에서도 자원봉사라도 하라는 내용이 이어지는데
언어 연습이나 네트워킹 뿐 아니라
현지에서의 유관한 경력을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전략 중의 하나임

게다가 본인의 현재 경력이 아직은 창창한 실무자 레벨이라면
국내이건 해외이건 젊은 시절의 도전이라는 의미라도 얻을 수 있지만
리더십 포지션에 가까운 과장 중반 이상의 경력이라면
이미 상당히 무거운 직급이므로 뭐가 되었든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함
경력직 이직 시장에서도 대리/과장 초까지의 수요가 가장 많기 때문에
원래 계획에 대한 데드라인을 정한 후
(예: 이직 원서 대량 살포, 해외 석사 진학, 코스웍 종료 후 언제까지 현지 취업 시도 등)
해당 데드라인이 지나도록 성과가 없으면 바로 플랜B를 실행할 수 있도록
(예: 국내 야간/특수대학원 진학, 귀국 후 원 직장 복귀 또는 이직 시도 등)
다각도의 리스크 분산 시도가 필요함

오늘 글을 요약하자면
1) WHY에서 시작하여 (내가 굳이 대학원을 가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 다양한 HOW를 고려해보되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게 반드시 대학원을 통해서만 가능한가?)
3) 이 중 선택을 하여 WHAT 1안, 2안, 3안을 실행하라 (데드라인까지 플랜 A 실행 후 실패 시 B 가동)

체크리스트 1만으로도 글이 길어졌으므로
대학원 공부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 글에 쓰고자 함
궁금한 내용들 댓글에 달아주시면 필요시 내용에 반영하겠음



이어지는 글 (체크리스트 Part 2)
https://m.idpaper.co.kr/counsel/item/item_view.html?cnslSeq=491921&page=1&sortType=1&schType=1&schTitle=

와 커리어패스 설계에 정말 유용한 글!!
la***** 2019-08-27 답글쓴이 돈주기   
돈생기면 바로 소량드리겠읍니다
he**** 2019-08-27 답글쓴이 돈주기   
이런 글 너무 좋다 고마워 쓰니언니!
(돈 조금이지만 보냈어!)

나는 궁금한게...
국내에서 학사 졸업했구 내가 있는 직장이 공기업이라 이직이슈는 전혀 없지만
자기계발, 영어실력 향상, 해외경험 등을 이유로 해외 1년짜리 석사 가볼까 생각중이거든!

근데 고민이 되는게
논문이야....
보통 석사 졸업시 논문을 써야 하자나,
근데 나는 논문 주제도 주제지만 보통 논문에 활용하는 자료나 통계를 어떻게 구하는지도 모르겠구 그걸 한국도 아닌 외국에서 내가 할수 잇을지도 의문이거든...

대충 어떤식으로 논문 준비를 하는지도 알려주면 고마울것 같아!!ㅎㅎㅎ
ll**** 2019-08-27 답글쓴이 돈주기   
우와 언니 정리 엄청 깔끔하다!!
언니가 링크 걸어줘서 내 글도 다시 봤는데 난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썼군.

Darian 2019-08-27 답글쓴이 돈주기   
이야 글 잘쓴다
br****** 2019-08-27 답글쓴이 돈주기   
감동. 돈드림
re***** 2019-08-28 답글쓴이 돈주기   
감사 돈드릴게용
hb*** 2019-08-28 답글쓴이 돈주기   
워우
ce*** 2019-09-15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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