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으면서 와 ..이러면서 뒤통수맞은? 그런 시 있었어?(22)
ey********** 2018-07-10
나는 최승자 올 여름의 인생 공부

황인찬 종의 기원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좋았어

시 잘 안읽어서 모르는데 막 한번에 와..하고 머리를 울리는 시를 읽고싶어
간장게장 시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시만 읽었을 때보다 월간이드 38호 황무지편 읽고 감동했음
wi***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나는 박상수랑 오은 시
내가****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마광수 - 나도 못생겼지만
ch*********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호수
js****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이상의 거울
Nanananana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시 추천
로빈훗ㅌ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초딩 때 시선집에서 읽고 그 이미지가 너무 생생해 충격받았던 기억이 선명해
si**********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김기택 / 직선과 원

옆집에 개가 생김.
말뚝에 매여 있음.
개와 말뚝 사이 언제나 팽팽함.
한껏 당겨진 활처럼 휘어진 등뼈와
굵고 뭉툭한 뿌리 하나로만 버티는 말뚝,
그 사이의 거리 완강하고 고요함.
개 울음에 등뼈와 말뚝이 밤새도록 울림.
밤마다 그 울음에 내 잠과 악몽이 관통당함.
날이 밝아도 개와 말뚝 사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음.

직선:
등뼈와 말뚝 사이를 잇는 최단거리.
온몸으로 말뚝을 잡아당기는 발버둥과
대지처럼 미동도 않는 말뚝 사이에서
조금도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는 고요한 거리.
원:
말뚝과 등거리에 있는 무수한 등뼈들의 궤적.
말뚝을 정점으로 좌우 위아래로 요동치는 등뼈.
아무리 격렬하게 흔들려도 오차 없는 등거리.
격렬할수록 완벽한 원주(圓周)의 곡선.

개와 말뚝 사이의 거리와 시간이
이제는 철사처럼 굳어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음.
오늘 주인이 처음 개와 말뚝 사이를 끊어놓음.
말뚝 없는 등뼈 어쩔 줄 모름.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달리기도 함.
굽어진 등뼈 펴지지 않음.
개와 말뚝 사이 아무것도 없는데
등뼈, 굽어진 채 뛰고 꺾인 채 달림.
말뚝에서 제법 먼 곳까지 뛰쳐나갔으나 곧 되돌아옴.
말뚝 주위를 맴돌기만 함.
개와 말뚝 사이 여전히 팽팽함.

do*****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빈집의 약속
만두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최영미 선운사에서
to*******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황인숙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출처: https://nervousbreakdown.tistory.com/entry/황인숙-꿈 [고양이의 사생활]
emi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학....................ㅠㅠ쩐다......
kinim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몸이 열리고 닫힌다
- 이원

몸 속에 웹 브라우저를 내장하게 되었어. 야금야금 제 속을 파먹어 들어가는 달. 신이 몸 속에 살게 되었어. 신은 이제 몸 속에서 키울 수 있는 존재야. 몸 속에는 사철나무. 산. 목이 잘린 불상. 금칠이 벗겨진 십자가. 당신이 보낸 천년에 한 번 우는 새. 당신이 내게 올 때 걸었던 최초의 오른발과 왼발. 기어이 제 살을 다 파먹은 달. 그물로 된 달. 그물에 걸린 신들의 꼼지락거리는 손가락들과 발가락들을 생각해봐. 몸 속이 점점 비좁아지고 있어. 십계명을 새긴 돌이 자궁 속을 굴러다니고 있어. 사막을 건너 아버지가 찾아와. 내 몸이 신전이니 죽은 아버지가 새벽마다 기도해. 몸속은 무덤이 아니야. 방금 네가 날 검색했잖니. 서른 닢의 은전도 받지 않고. 새벽은 아직 멀었는데. 쉬지 않고 아버지를 부정해. 더 이상 신전은 몸 밖에는 없어. 이제 낮과 밤은 몸 속에서 만나고. 낮과 밤은 몸 속에서 헤어지고. 신들은 내 몸을 로터스 꽃처럼 먹고 꾸역꾸역 자라. 몸은 구멍투성이야. 신들의 취미는 피어싱. 구멍은 신들의 수유구. 아니면 주유구. 세상은 구멍이야. 만개하는 몸이야. 열리고 닫히는 몸

시집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cl********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식당에 딸린 방 한 칸 - 김중식


밤늦게 귀가할 때마다 나는 세상의 끝에 대해

끝까지 간 의지와 끝까지 간 삶과 그 삶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귀가할 때마다

하루 열여섯 시간의 노동을 하는 어머니의 육체와

동시 상영관 두 군데를 죽치고 돌아온 내 피로의

끝을 보게 된다 돈 한푼 없어 대낮에 귀가할 때면

큰길이 뚫려 있어도 사방이 막다른 골목이다

옐로우 하우스 33호 붉은 벽돌 건물이 바로 집 앞인데

거기보다도 우리집이 더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로 들어가는 사내들보다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사내들이

더 허기져 보이고 거기에 진열된 여자들보다 우리집의

여자들이 더 지친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머니 대신 내가 영계백숙 음식 배달을 나갔을 때

나 보고는 나보다도 수줍음 타는 아가씨는 명순氏

紅燈 유리房 속에 한복 입고 앉은 모습은 마네킹 같고

불란서 인형 같아서 내 색시 해도 괜찮겠다 싶더니만

반바지 입고 소풍 갈 때 보니까 이건 순 어린애에다

쌍꺼풀 수술 자국이 터진 만두 같은 명순氏가 지저귀며

유곽 골목을 나서는 발걸음을 보면 밖에 나가서 연애할 때

우린 食堂에 딸린 房 한 칸에 사는 가난뱅이라고

경쾌하게 말 못 하는 내가 더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강원연탄 노조원들이다

내가 말을 걸어본 지 몇 년째 되는 우리 아버지에게

아버님이라 부르고 용돈 탈 때만 말을 거는 어머니에게

어머님이라 부르는 놈들은 나보다도 우리 가정에 대해

가계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다 하루는 놈들이, 일부러

날 보고는 뒤돌아서서 내게 들리는 목소리로, 일부러

대학씩이나 나온 녀석이 놀구 먹구 있다고, 기생충

버러지 같은 놈이라고 상처를 준 적이 있는, 잔인한 놈들

지네들 공장에서 날아오는 연탄 가루 때문에 우리집 빨래가

햇빛 한번 못 쬐고 방구석 선풍기 바람에 말려진다는 걸

모르고, 놀구 먹기 때문에 내 살이 바짝바짝 마른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내심 투덜거렸지만 할 말은

어떤 식으로든 다 하고 싸울 일은 투쟁해서 쟁취하는

그들에 비하면 그저 세상에 주눅들어 굽은 어깨

세상에 대한 욕을 독백으로 처리하는 내가 더 끝

절정은 아니고 없는 敵을 만들어 槍을 들고 달겨들어야만

긴장이 유지되는 내가 더 고단한 삶의 끝에 있다는 생각

집으로 돌아서는 길목은 쓰레기 하치장이어서 여자를

만나고 귀가하는 날이면 그 길이 여동생의 연애를

얼마나 짜증나게 했는지, 집을 바래다주겠다는 연인의

호의를 어떻게 거절했는지, 그래서 그 친구와 어떻게

멀어지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눈물을 꾹 참으며

아버지와 오빠의 등뒤에서 스타킹을 걷어올려야 하고

이불 속에서 뒤척이며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여동생들을

생각하게 된다 보름 전쯤 식구들 가슴 위로 쥐가 돌아다녔고

모두 깨어 밤새도록 장롱을 들어내고 벽지를 찢어발기며

쥐를 잡을 때 밖에 나가서 울고 들어온 막내의 울분에 대해

울음으로써 세상을 견뎌내고야 마는 여자들의 인내에 대해

단칸방에 살면서 근친상간 한번 없는 安東金哥의 저력에 대해

아침녘 밥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제각기 직장으로

公園으로 술집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탈출의 나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귀가할 때 혹 知人이라도 방문해 있으면

난 막다른 골목 담을 넘어 넘고넘어 멀리까지 귀양 떠난다

큰 도로로 나가면 철로가 있고 내가 사랑하는 기차가

있다 가끔씩 그 철로의 끝에서 다른 끝까지 처연하게

걸어다니는데 철로의 양끝은 흙 속에 묻혀 있다 길의

무덤을 나는 사랑한다 항구에서 창고까지만 이어진

짧은 길의 운명을 나는 사랑하며 화물 트럭과 맞부딪치면

여자처럼 드러눕는 기관차를 나는 사랑하는 것이며

뛰는 사람보다 더디게 걷는 기차를 나는 사랑한다

나를 닮아 있거나 내가 닮아 있는 힘 약한 사물을 나는

사랑한다 철로의 무덤 너머엔 사랑하는 西海가 있고

더 멀리 가면 中國이 있고 더더 멀리 가면 印度와

유럽과 태평양과 속초가 있어 더더더 멀리 가면

우리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세상의 끝에 있는 집

내가 무수히 떠났으되 결국은 돌아오게 된, 눈물겨운.




ki********* 2019-06-15 답글쓴이 돈주기   
김태정

​김사인


​1
울 밑의 봄동이나 겨울 갓들에게도 이제 그만 자라라고 전해주세요
기둥이며 서까래들도 그렇게 뻣뻣하게 서 있지 않아도 돼요 좀 구부정하세요
쪽마루도 그래요 잠시 내려놓고 쉬세요
천장의 쥐들도 대거리하는 사람 이제 없다고 너무 외로워 마세요
자라는 이빨이 성가시겠지만 어쩌겠어요
살 구부러진 검정우산에게도 이제 걱정 말고 편히 쉬라고 해주세요
귀 어두운 옆집 할머니와 잘 지내라고 전해주세요
더는 널어 말릴 양말도 속옷 빨래도 없으니 늦여름 햇살들께서도 고추 말리는 데나 거들어드리세요
해남군 송지면 해원리 서정리 미황사 앞

2
죽는다는 일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요
버뮤다 삼각지대 같은 안 보이는 무슨 깔때기 같은 것이 있어
그리로 내 영혼도 빨려들어가는 걸까요
아니면 미닫이를 탁 닫듯이 몸을 털썩 벗고 영혼도
건넌방으로 드는 걸까요

아이들에게 말해주세요
마당에서 굴렁쇠도 그만 좀 돌리라고
어지럽다고

3
슬픔 너머로 다시 쓸쓸한
솔직히 말해 미인은 아닌
한없이 처량한 그림자만 덮어쓰고 사람 드문 뒷길로만 피하듯 다니던
소설공부 다니는 구로동 노동자 공아무개 젖먹이를 도맡아 봐 주던
순한 서울여자 서울 가난뱅이
나지막한 언덕 강아지풀 꽃다지의 순한 풀밭
응, 나도 남자하고 자봤어, 하더라는
그 말 너무 선하고 환해서
자는 게 뭔지나 알고나 하는 소린지 되려 못 미덥던
눈길 피하며 모자란 사람처럼 웃기나 잘하던
살림솜씨도 음식솜씨도 별로 없던

태정 태정 슬픈 태정
망초꽃처럼 말갛던 태정

4
할머니 할아버지 곁에서 겁 많은 귀뚜라미처럼 살다 갔을 것이다
길고 느린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을 마루 끝에 앉아 지켜보았을 것이다
한달에 5만 원도 안 쓰고 지냈을 것이다
휴대폰도 인터넷도 없이
시를 써 장에 내는 일도 부질없어
그저 조금만 먹고 거북이처럼 조금만 숨쉬었을 것이다
얼찐거리다 가는 동네 개들을 무심히 내다보며
그 바닥의 초본식물처럼 엎드려 살다 갔을 것이다

이제 더는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을
그 집 헐어진 장독간과 경첩 망가진 부엌문에게 고장난 기름보일러에게
이제라도 가만히 조문해야 한다
새삼 슬픈 시늉은 할 건 없겠으나,
fr******* 2019-06-16 답글쓴이 돈주기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에 있는 시 다수.
아마 나와 비슷한 감정 느꼈을 것 같다.

밑에는 내가 그냥 좋아하는 시들이야.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조병화 공존의 이유
이상 이런 시
서정주 춘향유문
su****** 2019-06-16 답글쓴이 돈주기   
서정주 시들

emi 2019-06-16 답글쓴이 돈주기   
이상의 내가 사랑하는 그대여 어쩌구 하는 시
rfvtgb 2019-06-16 답글쓴이 돈주기   
이상 오감도

그리고 두통수는 아니고 아름다운시
존던 the good morrow

ps***** 2019-06-16 답글쓴이 돈주기   
서정주 해일
roadcf 2019-06-16 답글쓴이 돈주기   
김혜순의 첫
yada 2019-06-16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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