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약 단약 성공. 업계 종사자가 말하는 우울증 치료.(27)
qu****** 2023-06-10
내 글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며.

21년 12월부터 1년 반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2주 전 주치의 판단 하에 단약 성공.
(나는 주치의와 상의하여 서서히 용량을 낮췄고, 단약 전 6개월은 극최소 용량으로 한 알만 복용. 임의 단약 절대 금지)
업계 종사자이자, 한 때 환자였던 나의 경험이 뒷얘기를 즐기는 몰상식한 이들의 가십이 되기보단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빛이 되길 바랄 뿐.


1. 우울증은 가족력이 있다 - 동의. 나도 그렇고, 내가 만나는 아이들도 대부분 그러함.
특정 유전인자가 있다기보단, 스트레스 상황에 취약하거나 본인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기질이 유전되는 것으로 보임.


2. 우울증은 완치가 된다 - 반반.
나 역시 완치라기보단, 당뇨나 탈모처럼 평생 조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함. 다행인건 내게 맞는 약을 찾았고, 그것이 엄청난 힘이 됨. 또 다시 어둠의 터널에 들어가도 나는 빠져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생김.

3.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필수다- 절대적으로 동의.
한 달 넘게 심한 우울감이 지속되면 무조건 약물치료 추천. 맞는 약을 찾기 어려울 순 있으나 반드시 약을 복용해야 함.
주치의 허락없이 임의로 약 끊기 절대 금지. 전문가의 처방에 따른 것이 나의 치료기간을 줄여줌.

4. 병원 찾기
- 의사에게 공감을 바란다(X)
: 의사는 해결해주는 사람임. 약 처방은 병원, 공감은 상담센터에서.
나에게 훌륭한 의사는 약을 잘 쓰는 의사. 내 본디 성향이 뼛속까지 T라 그런걸수도.
- 의사의 학력, 경력 체크할 것. 파리 날리는 곳은 이유가 있음. 대기가 있더라도 크고 유명한 곳으로 갈 것.
- 공감은 수많은 치료기법 중 하나일 뿐, 근본적 해결을 해주지 못하며 공감에 집착하면 우울증이 더욱 심해짐. 자기세계에서 빠져나와야 함. 자의식을 버리고, 자기객관화 하는 것이 중요.
- 현재에 집중할 것. 누구나 상처는 있고, 과거에 머무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

5. 우울감의 인식
: 우울하네(X). 기분의 상태 아님.

어떻게 죽으면 덜 아플까, 내 장례식장엔 누가 올까, 유서엔 뭐라고 쓸까 등 죽는 상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봄(O)

진짜 위험 신호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김.

6. 우울증을 앓는 가까운 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 : 병원에 데려가기,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기, 본인의 마음과 체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판단하지 않고 그저 들어주기.

일반인은 우울증을 절대로 고칠 수 없으므로, 섣불리 들어주다 감정전이 되거나 환자와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으니 무조건 전문가를 찾아갈 것.


7.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다.
: 절대 X. 지인들은 알겠지만 의지와 추진력이 강한 편.
병원을 찾은 것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은 것도 낫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음.

에너지가 많은 편인데, 심한 우울증 시기엔 식사도 거르고 15시간씩 잠만 잤음.

8.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 X. 이 표현에 비동의. 마음의 암 정도가 적당하겠다.
심한 우울증 시기에 내가 했던 생각이나 행동은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아주 위험한 것들임.
빨간불임에도 일부러 차를 피하지 않고 횡단보도에 서 있거나, 옷가지를 보고 끈을 만들 생각을 한다거나.

나는 업계 사람이라 내 상태가 상당히 심각함을 인지하고 날카로운 물건을 모두 버린적도 있음.


9. 우울증인 사람은 늘 우울하다.
: X. 여에스더 의사가 심한 우울증의 표본. 일을 하거나 사람들과 있을 때는 오히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텐션이 올라있음.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잠식되면 아무 것도 못 한다는걸 본능적으로 알기에, 우울이 덮치지 않은 순간에 필사적으로 더 많이 움직이고 일하려고 함.


10. 약 외에 내가 경험한 우울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된 것
: 1) 루틴 지키기 - 내가 휴직하지 않은 것은 아주 잘한 선택이었음. 일이 있어야 강제로라도 루틴을 지킴. 그저 쉬기만 하는 것은 오히려 독.
2) 샤워 - 씻을 때 우울함이 많이 가라앉음.
3) 햇볕쬐기 - 나는 겨울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림.
겨울+코로나가 겹치면서 우울증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건 결코 우연이 아님.

4) 거리두기와 손절 - 우울을 유발하는 요인을 적극적으로 피하거나 제거. 사람이라면 손절하고, 직장이면 이직할 것.
(가족이라 손절 못한다-헛소리, 이 직장 아니면 난 죽는다-헛소리, 이 사람 없으면 난 죽는다-헛소리, 이거 안 돼면 내 인생 끝난다-헛소리)
왜 살아야 하나?는 생각 금지(이 생각에 몰입하는 것 자체가 우울증) 태어났으니 그저 사는거고, 난 특별하지 않고 우주 먼지일 뿐이라는 법륜의 말이 큰 도움이 됨.

5) 사랑하는 사람들의 위로와 지지 - 내가 동굴에 있던 햇살 아래 있던 한결같이 곁에 머물러준 이들의 묵묵함. 내가 생명을 버리려 할 때마다 그들의 사랑을 떠올리면 하루는 더 살아볼 만하겠다 싶었음.

그 하루하루가 모여 여전히 살아가고 있음.


어둠 속에 있는 이드들아 멈추지만 않는다면 오래 걸려도 나온다.
화이팅. 의사 처방 잘 따르고 임의로 약 끊지만 마
글 어디써
추천요뎡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ㄴㄴ 오류나서 다시 올림
qu******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 고마워.. 나도 일년지나고 3개월이 더 됐다
조금 나아지던 우울증은 공황과 함께 더 깊어졌지만 그래도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이 글을 보니 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언니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렸을때 부터 어떤 상황에 노출되느냐 아니면 부모로 부터의 양육방식, 그들의 성격, 등 등

이래서 주변 사람이 중요한건가봐 ㅎㅎ
그래도 그러한 상태에서 이만큼 성장했다는거에 나를 칭찬하고싶네

지금까지 잘했어! 앞으로도 잘될거야
ju****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멋지다 응원할게.
하쿠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마져. 법륜스님도 그러잖어. 우울증 환자가 평생 약 어떻게 먹냐고하니까. 알약 몇개 먹는게 뭐가 그리 힘드냐구. 세끼 밥먹는게 더 번거롭고 힘들지. 당뇨처럼 관리해야함. 호르몬이 아예 안 나와서 그럴수도 있으니 꼭! 병원가서 진료받자!
se****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나도 단약 성공인으로써 우울하거나 불안한 모든 자들아 화이팅
해가되는 인간들을 멀리하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세요
se****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절대 동의
정신이 약한 문제가 아니라 몸이 망가진거니
병원 절대 끝까지 가라
playful_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약좀 끊고싶다 언제 용량 줄일 수 있을까
ce******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구구절절 공감공감 맞말입니더...
같은 환우로써 내가 생각한 거랑 똑같아
js****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베리베리 굿
eh****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굿 감사요
sk********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는 단약까지 해낸 사람이네
수고했어
to***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대단하다 언니
블루베리베이글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이드라서 볼 수 있는 글.
관리자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아름다운 글인데?
la******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극복한 쓰니도 너무 멋지다
뭐든 할 수 있을듯
ni**** 2023-06-10 답글쓴이 돈주기   
단약하기 졸라 어려운데 대투더박 언니는 뭐든 할사람이다
Le********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최고다
ch********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소즁한 글
qq****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임의단약금지~!!
ba****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하루하루가모여~!
ba****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2년전 단약 성공함. 쓰니글 개맞음.
내인생 별거 아니다 생각하고 몸뚱이만 움직이고 살면 빠져나온다. 제발 머리는 쓰지말고 버리고 몸뚱이만 취해라
do*****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
88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co********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언니 고마워 도움됐어 약소하지만 달러 투척!
lala 2023-06-11 답글쓴이 돈주기   
우울증 약먹고 이런게 정상인의 머리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음.
나도 겉으로 보여지기엔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인데 사실 우울감이 극심했음.
나도 업계인임ㅋㅋ 그래서 더 인정하기 싫은 마음도 있었고.. 그러다 내가 우울인거 수용한 후로부터는 제대로 치료받기로 결심함.
언니 글이 나에게 많은 희망이 되었어! 짧더라도 30분씩 매일 유산소운동하고 그날그날 내 할일을 버겁지 않게 해나가서 좋다.
원래는 부정적인 생각에 하루 사용할 에너지 70%는 빼앗긴거 같음.
귤귤 2024-01-10 답글쓴이 돈주기   
9번 핵공감. 나 우울증 낫고 나서 텐션 내려감 ㅋㅋㅋ 그 때 당시 사람들이 너 너무 '착하고' 너무 '재밌다'고 칭찬해 줬는데 난 모두가 밉고 매일 죽고 싶었음.
0.,0 2024-01-10 답글쓴이 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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